이것은 오늘 나의 저녁밥이다. 

요즘 새로 나온 채소와 과일을 보며 봄을 실감한다.  

오늘은 집 앞 마트에서 완두콩을 좀 사 왔다. 손질에 시간이 꽤 걸려 상당히 귀찮은 식재료다. 그래도 1년에 1번은 꼭 먹고 싶다. 혀로 계절의 흐름을 느끼는 것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중요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묵묵히 완두의 껍질을 벗긴다. 오늘은 윤상의 옛 노래를 듣는다. 봉제선 같은 심을 뜯어 가르면 조로록 하고 고개를 내미는 콩알이 참 예쁘다. 내가 키우는 늙고 작은 개는 매년 이맘때 내가 이 짓을 할 때마다 이런 건 생전 처음 본다는 표정을 지으며 찰싹 달라붙어 지켜본다. 그러고 한 알이라도 흘리면 쏜살같이 달려들어 덥석 먹어버린다. 이빨도 몇 개 안 남은 주제에 풋내 나는 날콩을 짭짭짭 잘도 씹어먹는다. 제철 완두의 싱그러운 맛을 알고 나면 통조림 완두에는 영 손이 가지 않는데...얘, 너도 이 맛을 아는 거니? 

(손질 중인 완두콩에 강한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진들은 2018년 12월초~1월말까지의 요리들 중에서 골라보았다. 겨울에 제철인 해산물이 자주 메인 요리로 올랐다. 이 시기에 일본계 요리교실을 다니기 시작하고, 쭉 독학해 온 일본어가 궤도에 올라 유튜브의 일본어 요리 레시피 영상들을 무리 없이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문에 본격적으로 식탁에 왜색(?)이 짙어졌다. 

아침밥. 

브로콜리 양배추 볶음, 홈메이드 연근칩, 바삭 감자부침(치즈2종류와 옥수수, 달걀이 들어있음), 한라봉과 사과, 단팥우유. 

저녁밥. 

토마토베이컨말이구이, 구운 새송이, 옥수수 달걀대파볶음밥, 당근 무채 초절임, 시금치 유부 미소시루(일본 시판 즉석국). 

저녁밥. 

닭다리살로 만든 치킨스테이크, 메시드 포테이토와 세발나물, 연겨자, 간단 오이무침(일본에서 사 온 고체형 라유에 버무림), 시금치 표고 미소시루, 체리와 한라봉, 흑미 섞은 밥. 

아침밥. 

딸기 연유크림치즈 오픈샌드, 구운 소시지, 스크렘블 에그, 빻은 아몬드를 넣은 세발나물 브로콜리 샐러드, 무첨가 두유. 

요리교실에서 배워 만든 실습작. 프렌치. 

코코뱅(레드와인 닭찜), 방울양배추•양송이•방울토마토 소테, 메쉬드 포테이토, 래디치오 치즈드레싱 샐러드, 딸기를 토핑하고 속에는 바나나를 넣은 쁘띠 부쉬 드 노엘. 

저녁밥. 

순살 고등어 양념구이, 구운  대파, 감자사라다, 무채 당근 초절임(紅白なます),시금치 유부 미소시루(일본 마트에서 사 온 즉석국), 잡곡밥. 

아침밥. 

병아리콩 매콤샐러드와 세발나물 둥지, 구운 소시지와 달걀후라이, 오니기리, 톤지루(豚汁,돼지고기 뿌리채소 된장국),한라봉. 

아침밥. 

키위 연유크림치즈 오픈샌드, 홈메이드 잉글리시 머핀 토스트, 홈메이드 아몬드버터(발로나 코코아맛), 스크렘블 에그, 구운 대추방울토마토와 브로콜리 줄기에 발사믹크림 뿌린 것,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아침밥. 

구운 햄, 대파당근소테, 옥수수감자달걀사라다, 홈메이드 딸기쉐이크, 키위와 귤. 

요리교실에서 배워 만든 실습작. 

유린기 샐러드, 대나무잎 찹쌀밥, 고기찐빵, 두유푸딩. 일본식으로 변형된 중화요리를 만들었다. 

휴일의 간식. 

석쇠에 구운 찰떡과 아몬드 빻은 것을 토핑한 젠자이(ぜんざい,일본식 단팥죽). 홈메이드 통팥앙금을 베이스로 만들었다. 

저녁밥. 

가리비 갈릭치즈구이, 대추방울토마토와 브로콜리 꼬치구이, 당근과 무채 초무침(紅白なます),감자사라다, 새송이 대파 미소시루, 잡곡밥. 

아침밥. 

병아리콩 매콤샐러드에 세발나물 둥지, 일식 달걀말이, 김자반 오니기리, 연두부•미역 미소시루, 사과와 한라봉. 

저녁밥. 

닭다리살 뿌리채소 볶음, 세발나물 견과류무침(ナッツ和え,낫츠아에), 고구마밥, 체리와 귤. 

아침밥. 

팬케이크에 고메버터•크림치즈 포션•홈메이드 산딸기 퓨레를 토핑한 것, 키위, 페페론치노 브로콜리 당근볶음, 구운 소시지에 스위트 칠리소스 뿌린 것. 

저녁밥. 

닭가슴살 병아리콩 햄버그에 데미그라스 소스 듬뿍, 양배추사라다, 데친 브로콜리와 대추방울토마토, 흑미 섞은 백미밥, 톤지루(豚汁,돼지고기 뿌리채소 된장국), 한라봉. 

저녁밥. 

굴튀김(カキフライ,카키후라이)에 홈메이드 타르타르소스 듬뿍 얹은 것, 양배추사라다, 귤과 방울토마토, 홈메이드 연근칩, 연두부•미역 미소시루, 흑미 섞은 백미밥. 

저녁밥. 

바지락솥밥, 돼지목살 양념구이, 새송이 석쇠통구이, 세발나물, 딸기. 

요리교실에서 배운 프랑스 양과자. 2번째 사진은 갈레트 오 브루통, 3번째 사진은 피낭시에. 프레지덩 버터를 듬뿍 사용. 

아침밥. 

옥수수•참치•치즈 오니기리, 스크렘블 에그, 브로콜리 대추방울토마토 볶음에 가쓰오부시 뿌린 것, 시금치 표고 미소시루, 체리와 사과. 

아침밥. 

앙버터 토스트, 구운 소시지에 스위트 칠리소스 뿌린 것, 스크렘블 에그, 세발나물 샐러드에 홈메이드 연근칩과 사과 토핑, 무첨가 두유. 

*앙버터 토스트 재료: 홈메이드 통팥앙금, 연남동 버터베이커리 버터식빵, 얇게 썰어 얼린 고메버터. 

저녁밥. 

쇠고기 브로콜리 대파 볶음, 감자사라다, 당근과 무채 초무침(紅白なます,코우하쿠나마스), 귤, 흑미 넣은 백미밥. 

말린 잔새우(桜えび,사쿠라에비) 오니기리, 삼치 순살 구이, 세발나물 브로콜리 샐러드, 고구마 무 미소시루, 딸기. 

아침밥. 

베이컨에그, <빠아앙>마늘식빵을 석쇠에 구운 것, 대추방울토마토•시금치•브로콜리줄기 볶음, 체리와 사과, 단팥우유. 

*단팥우유는 홈메이드 통팥앙금과 유당제거된 우유를 블렌더로 갈아 만들었음. 

저녁밥. 

헬레니즘 가리비탕, 연겨자, 브로콜리줄기 초무침, 귀리밥, 귤. 

*헬레니즘 가리비탕: 뚝배기에 가리비, 청주, 혼다시, 고메버터, 대파, 대추방울토마토를 넣고 끓여내 동서양의 맛이 융합된 탕. 국물맛이 마치 헬레니즘 문명을 연상하게 함. 본인 오리지널 레시피. 

아침밥. 

구운 베이컨, 삶은 달걀, 페페론치노 브로콜리 당근볶음, 늙은호박죽에 구운 찰떡과 홈메이드 견과류벌꿀절임 토핑한 것. 

*찰떡 정보: 일본 마트에서 사 온 키리모찌(切り餅). 

아침밥. 

김자반 오니기리,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대추방울토마토, 일식 달달한 계란말이, 세발나물, 톤지루(豚汁,돼지고기 뿌리채소 된장국), 귤. 

술상. 

일식 통오징어찹쌀순대(いかめし,이카메시), 브로콜리 줄기 발사믹 샐러드, 감자사라다, 체리와 귤, 매실칵테일. 

*매실칵테일에 들어간 것: 토닉워터, 청하dry, 홈메이드 매실청, 얼음. 

저녁밥. 

새우표고밥(炊き込みご飯,타키코미고항), 병아리콩 매콤샐러드와 오이채, 감자사라다, 시금치 미소시루, 체리•사과. 

아침밥. 

앙버터 토스트, 구운 대추방울토마토와 베이컨, 달걀프라이, 데친 브로콜리, 한라봉,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요리교실에서 배워 만들어 온 블루베리 콤포트를 듬뿍 끼얹은 더블치즈케이크. 

아침밥. 

저녁밥. 

아침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