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로 어플/데이팅앱을 하지 않는다. 내가 그중에 하나를 개발해 봤기때문이다. 개발하면서 1년도 안되는 시간에 배운 그바닥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자 이글을 쓴다. 들어가도 그곳이 어떤 바닥인지는 알고 들어가시라. 개발자 입장에서 본 환경과 웹사이트의 남녀인구분포중심으로 서술한다.

1.   서비스는 남자고객중심이다. 그리고 소수의 남자고객의 중독으로 서비스가 굴러간다.

2007년, 엔지니어비자로 일본에 갔다. 요새는 잘 모르겠는데, 당시에는 대부분의 외국인개발자들은 개발자 인력파견회사에 속해있다가 거기서 보내주는 프로젝트현장(겜바)로 보내진다. 첫 한달은 누가봐도 이상한, 사이타마의 엄청 외진곳에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재일교포사장님이 통보했다.

“야, 너 방빼. 다른데로 옮기자.”

한달 살던 원룸에서 얼른 짐을 빼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한달 살고 나온 원룸은 소위말하는 ‘문제있는 방’ 이었다.

사장님이 회식때 술먹다 경쾌하게 웃으며 하신말에 따르면, 그 방 귀신이 총각귀신인게 분명하다는 거다. 그래서 여자넣어주니까 조용해진거라고.

내가 근무하는 18층 전체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여러개의 팀이 있었다. 18층에서 일하는 개발자만 300명이 넘어었다. 그중 외국인은 인도인팀 4명과 우리 회사에서 파견된 한국인3명뿐이었다. 18층 전체에서 여자는 일본인 외국인 전부 합해 나 혼자였다. 첫날 화장실을 못찾아서 복도를 계속 헤매는 나에게, 인심좋게 생긴 나이많은 일본인개발자가 알려주었다.

“여자 화장실은 로비에만 있어요.”

과연 리셉션이 있는 로비에는 여자화장실이 있었다. 일을 보고, 손을 씻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8층으로 올라왔다.

“야.”

“너, 15분 넘었어.”

“네?” 

이런 일이 두번째 발생하면, 프로젝트를 발주한 회사(파견회사입장에서는 갑이다)랑 미팅. 두번 합쳐서 30분 놀았으니까, 근무태만.

세번째면, 해고. 

“해고요?”

“어. 10분정도 됬을때 내가 몇줄 짜놔서 시간 벌었어. 오늘은 첫날이라 해주지만, 다시는 안된다?” 

일은 재밌었다. 프로젝트을 발주한 회사는 일본 **닷컴. 원래는 미국에서 시작한 데이팅웹사이트인데, 2004년부터 일본에서도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가 하는 작업은 사이트의 현지화. 영어로 로컬라이제이션!

무료가입고객이 남녀 불문하고 100이라고 치면, 이중에 5-10%만이 유료고객이다.  90-95%는 가입후 구경만 한다. 의외로 결제하는 남자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유료가입자의 99.9%는 남자다. 아니 100%. 이것은 어느 데이트사이트를 이용하든, 업계의 오래된 통계이다. 그래서 회사들은 어떻게 해야 이 소수의 진짜 고객님을 조금 더 늘려볼까, 이들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고 오래 붙들어 놓을 수 있을까가 주된 고민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중독이다. 어떻게 이판을 뜨지 않게 만들어서 계속 돈을 내게 만들까.

“미국에는 키가 2미터인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일본에서는 극소수인데 키를 200~204.9cm이런식으로 나누는 것은 좀……”

“그럼, 2미터부터는 자세히 나누지 않고 ‘2미터 이상’만 선택할수있게 하지요.” 

고객이 몰려드는 곳은 여자풀이 넓은 곳이다. 괜찮은 여자들이 많을것같은 곳. 실제 많은가 아닌가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 사실은 데이타베이스 접근이 가능한 사람만 안다. 하지만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나 여기서 여자 만나는데 성공했다라는 소문이 나는 곳. 괜찮은 여자들 많더라, 그런 소문이 나는 곳. 그런데 나는 초반에 많이 헤맸다. 

“일본은… 다 사먹잖아?” 

“미국도 사먹으려면 얼마든지 사먹을수 있겠지만, 여기보다 훨 소수야. 대도시가 아니면, 아니 대도시여도 과연 여기처럼 구석구석 있을까? 그리고, 미국은 사먹는게 불법이고 설사 사먹었어도 누구도 사먹었다고 인정하지 않아. 여기는 풍속업이 손으로 해주는 거까지는 합법이지만 암암리에… 알지? 많이들 가고 별로 숨기지도 않고…” 

“그, 그렇죠.” 

“미국애들이 되려 순진하지, 뭐.  미국은 광고도 여자중심이야. 새로운 사랑을 찾아보세요 어쩌구. 여기는 말로는 레이디들 어쩌고 해도 속으로는 철저하게 남자고객중심. 오케이?” 

“예.” 

“그래. 이제 헷갈리지 마?” 

“예, 선배님. 감사합니다.” 

후발주자지만 한국도 다양한 데이트웹사이트가 개발되었고, 17년 후인 지금 2024년 시장은 거의 어플주도로 이동한 추세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시장의 변화이다.

한국의 ‘고객님’들은 어떤 분들인가? 가 결국 그 시장의 성격을 결정한다. 어플에 돈쓰고, 회사에 열심히 피드백 날리는 그 남자들은 어떤 남자들인가?

‘여기서 만난 여자랑 사랑에 빠지게 될지도 몰라’ 인가, ‘아 얘 괜찮은데? 한번 찔러봐?’인가? 

모든 서비스는 고객만족을 위해 달려나간다. 나는 한국 고객님들이 어떤 분인지 알기때문에 어플을 하지 않기로 오래전에 마음을 먹었다. 일본에서 일할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성공했는데? 여기서 만나서 오래 사겼는데? 나는 결혼까지 했는데! 하는 분들은 운이 좋으셨다. 시작한지 얼마안된,  아니면 ‘여기서 만난 여자랑 사랑에 빠지게 될지도 몰라’라는 마음가짐을 가진 고객님을 킵하셨습니다. 축하해요.

가볍게 만날 남자 찾는 거니까 괜찮은데? 난 많이 해봐서 자신있다 뭐 그러면 말리지 않는다. 다만, 남자들을 중독시키기 위한 서비스는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이라는 걸 알고 들어갔으면 좋겠다. 여자가 생각하는 ‘가볍게’ 와 남자가 생각하는 ‘가볍게’ 가 얼마나 다른지도. 

세상의 모든 데이팅앱이 추구하는 점은 고객님들이 자신의 서비스에 중독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하고있습니다. 담배도, 술도, 온라인게임도, 낚시, 당구, 자전거, 오디오, 토토, 성인PC방, 매춘, 마약, 아프리카VJ들… 뭐 종목은 다양하지만 결국은 고객님이 중독되는 걸 원한다.

판 벌려놓고, 물건 깔아놓고, 여기 재밌더라, 요새 많이 한다더라, 몇번 몇일 공짜로 즐기게 뒀다가 결제유도.

판에 들어갈때 누가 호구인지 모르면 니가 호구라는 명언을 잊지 맙시다. 굳이 들어가서 깔리는 상품 150만 열여섯번째가 될필요는 없다고 봄.

지금은 AI가 할지도 모르겠는데, 2007년에는 인간이 일일이 사진검사도 다 했음. 상표보이는 사진, 노출심한 사진 다 잘림. 이상한 광고, 매춘유도, 다 잘랐음. 일본현지 법에 걸릴일이 없게 철저하게 검사

2. 여자들에게 유리한 점이란 하나뿐 - 당신이 F나 D일때 

데이트시장에서의 인구 분포에 관한 고찰. 그래 일단 들어갔다치자. 다음은 결국 누구와 맺어지는가? 에 대한 통계임.

여자A랑 남자 F만 남는다는 것이 정설이고, 사실임. 아래와 같은 분포를 보임. A는 양쪽다 극소수이다. 아래로 갈수록 수가 많아지지만, C와 D가 많고 양쪽다 이 둘이 대다수이다. F만 D보다 수가 적다. 

남      여 

A        A 

B        B 

C        C 

D        D 

F       F

만나서 간보는 분포가 아니라, 실제 맺어지는, 그래서 웹사이트를 탈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분포를 말함. 즉 남자 A급은 모든 여자를 다 찍어 볼수있으나, 실제로 연인이되거나 결혼까지 가는 경우는 대부분 여자B. 여자C, D, F는 섹스까지는 가도 결혼은 잘 안된다. 

인간을 급을 나누다니! 저년을 매우쳐라! 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저는 데이타베이스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다 함께 듣기좋은 소리를 하고 있는게 아니니까요. 

여자A는 모든 남자들의 대쉬를 받을 수 있으나, 실제 결혼할 만한 남자는 만나기가 힘들다. 여자A는 학교 직장 지인소개로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제일 좋다. 이런 여자들이 결혼해서 자식을 많이 낳아야 인류가 발전하는데(인간은 누구에게 길러지냐가 중요한 동물이니까), 안타깝게도 남자들은 A들도 이런 여자들을 보면 좀 압도되는 것 같다. 여자A는 극소수이기는 해도 정말 같은 인간으로서 놀라운 ‘종자’임. 외모, 건강, 멘탈, 지성, 경제력 등등 다 완벽한 육각형. 그리고 남자A들은 성장과정에서 우쭈쭈를 너무 많이 받고, 여자 A는 거의 만나본적이 없어서(남자 A들이 자라는 동안 만난 여자 A는 본인의 어머니, 할머니, 고모나 이모, 혹은 본인의 여자형제들이나 사촌들 뿐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음.) 보면 충격먹음. 여기서 두가지로 갈림. 멋있다. 만나보고 싶다. 아니면 어? 이런여자가… 있네? 우리 누나 뺨치네? 꼬시기 만만치 않겠다. 그리고 포기. 여자A와 결혼하면 집안에서 쌍수를 들고 환영할걸 안면서도 실제 선택은 여자B 가 선호된다. 물론 여자A랑 하면 둘다 만족. 그리고 시장에서 탈락해서 이론적으로는 이혼하거나 사별까지 다시는 유입이 안된다. 

우리나라는 여자A로 태어났어도 만만치 않은 동네임. 일본도 마찬가지. 사회적 자원의 배분이 다르다. 부모도 같은 자식이어도 자원을 다르게 나눠준다. 예를들어, 여자A와 남자A가 형제간으로 양쪽다 A인 부모밑에 태어났어도(이것만으로도 대박이다. 양쪽 부모가 A인 사람은 드물다), 집안의 지원이 남자아이A에 쏠리는 문화권임. 외국은 우리나라 만큼은 아니어도 차이가 있기는 있다. 고급보딩스쿨에 가보면, 연 3-4만불정도 내는 곳은 남녀성비가 비슷하다. 학비가 연 10만불이 넘어가면 여학생이 훨씬 적다. 이정도 가격이면 여학생만 받는 학교에 보내거나. 여자가 완벽한 육각형으로 태어났어도, 남자는 12만불짜리 학교보내면 여자는 4만불정도 드는 곳으로 보냄. 즉 아들은 이튼스쿨, 딸은 제주도. 진짜 초상류층은 딸도 연10만불 이상 학비내는 곳으로 보내는 집안이 진짜 초상류층(벨기에 공주라던가?)이고 동시에 동양문화권이 아닌 경우가 많음.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집 얼마 안됨. 딸에게 순수 학비만 1년에 1억넘게 쓰면서 악기하나 스포츠하나 용돈 여행 그외 필요한 튜터에 경호까지 완벽하게 제공할 능력이 되는 상류층 거의 없음. 일본은 국내시장위주로 소비되는 편이라 숫자로는 우리나라보다는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 행동으로 그렇게 옮기는 가는 또 다른 이야기임.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결혼도 빠르고 자기들끼리 내부에서 소비가 잘됨. 군대문제도 없고 일단 초혼은 집안이 맞는 애들끼리 20대에 재빨리 함. 일본에서 일하면서 놀란건, 남자A는 유부남이 꽤 있었고 그걸 안좋게 보는 사람들이 최소한 남자중에서는 별로 없었다. 즉 여자가 스스로 알아내지 않으면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음. 

어쨌든 데이터분석을 해보면, 거의 모든 나라에서,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위와 같은 분포를 보이는 놀라운 통계를 볼수있다.

여자A는 모든 남자들의 대쉬를 받을 수 있으나, 실제로 접근하는 남자의 수는 적고, 결혼할 만한 남자는 만나기가 힘들다.

남자 F는 모든 여자들을 찍어볼수있으나, 실제 맺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외모가 뛰어난 편이라면 섹스까지는 갈수있어도 결혼은 잘 안됨. 외모가 뛰어나면 F가 아니라 C나 D 아닌가요? 아니다. 브래드 피트나 차은우 정도 아니면 남자 외모는 의외로 쓸모 없다. 외모가 도움이 되는 것은 여자뿐이다. 그것도 케바케. 제눈에 안경. 되려 만나서 어떤 행동을 했는가가 더 중요함. 남자가 꽂히는 포인트는 정말로 알수없다.

즉, 여자 A면 굳이 데이팅앱 이런거 할필요 없음. 어차피 안됨. 차라리 여자D나 F면 괜찮다. 평소 자신의 환경에서 만나기 힘든 남자를 만날수있으니까.

회사입장에서는 여자B,C가 많으면 장사 잘됨. 그런데 나는 내딸이면 굳이 한국에서 이 판에 들어가라고 안함. 왜냐, 모이는 인간들이 대부분 어떤 마음으로 들어오느냐가 중요하니까. 

데이팅앱은, 남자는 A,B,C,D,F전원이 이익을 얻는 구조임. 남자B,C,D,F는 어느 여자라도 찔러볼수있는 기회가 생긴것 만으로도 획기적인 시도였음. 남자C나 D가 어플이 아니면 감히 여자A에게 접근이라도 할수있게 된 세상이 된지는 정말 얼마 안됨. 이걸 열어준게 현대 IT기술과 데이팅웹사이트였다. 원래대로라면 절대 구경도 못하는 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사진보면서 평가질이 가능하게 된 놀라운 세계.

그리고 남자들은 이런 기회가 생기면 치밀하게 이용해먹음. 집에서 찍은 사진 보고 어느 아파트 단지 대강 몇동 몇평에 사는지도 추측 가능. 옷 시계 보석 신발 집에 걸린 그림 가구… 평가질. 야외에서 찍은 사진보고 여기 어딘데, 몇시쯤에 찍었구나, 누구랑 갔나 이런거 추측가능. 여자들이 아무리 분석하고 뜯어 봐도 남자들이 작정하고 덤비면 이길수가 없다. 집요함의 레벨이 다르니까.

학교와 직장, 어울리는 인간들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게 베스트이긴 한데, 자신이 처한 상황(예를 들어 아이슬란드에 산다고 치자. 아이슬란드처럼 인구밀도가 낮은 곳은 앱을 해야 데이트할 사람을 찾기가 쉽다. 안그러면 어느세월에… 인구밀도가 낮고 근친관계인지 확인해주는 앱도 있으니 안 할수가 없는…..)을 바꿀수없다면 지역이나 사고방식을 바꿔서 쓸만한 남자를 골라보자. 항상 조심하고… 늦게 돌아다니지 말고 첫만남에 술먹고 차타지 말고 단둘이 있지마라!! 라는 건 소장만 하는 소리가 아니다. 전세계 제정신인 40살이상의 인간이면 다 찬성하는 대명제임!!

마지막으로… 음, 제 친구가 한 명언으로 마무으리.

결혼해서 망한 여자는 있어도 결혼안해서 망한 여자는 없엉. 남자를 꼭 찾아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내 인생을 잘 살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개발자 입장에서 본 데이팅웹사이트 이야기 여기서 끝.

의외로 남자의 절대다수가 저질이라는 점, 싼 서비스는 싼거 찾는 인간들이 우르르 와서 여기저기 좀 찔러보고 나가는 애들이 많은 것, 그리고 대부분의 동물은 수컷의 90%가 암컷 구경도 못해보고 죽고 이게 종의 발전을 위해 맞다는 생물 투 선생님의 열변이 저절로 기억나는 상황들을 겪고…. (요새는 이런말하면 짤리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여자 찾는거는 저질들이 더 열심이라는, 데이타베이스를 통한 경험까지 합쳐져서, 나는 데이팅웹서비스에 좀 부정적이다. 하긴 잘난 남자야 가만히 있어도 수급이 있겠지. 좋남일수록 본인 하고 싶을때 그냥 알던 주변의 여자랑 별로 안따지고 그냥 스무스하게 연애든 결혼이든… 그리고 데이트시장에서 벗어나 다시 진입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위의 내용도 이것도 15년도 넘은 이야기고…… 혹시 비슷한 업계에 현직에 계신분 있으면 의견주세요. 요샌 좀 다르나……? 궁금하다. 요샌 다 앱으로 옮겨갔지요? 여자입장에서 형편이 좀 나아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