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한결같고 마음이 넓은 사람 옆에 한없이 기대
아무 말 없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있고 싶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움찔하고, 안타까운 눈빛으로 헤어지고 싶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언제든지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아련한 그리움, 진실된 기억을 만들고 싶다
공기처럼 무해한 사람에게 기대고 싶다
나는 분명 지금 너무 괜찮지 않아서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없이 말해주는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아픔을 웃으며 꺼내보이고 싶다
언젠가 누군가를 정말 사랑하게 된다면
내 남은 좋은 모습들을 그대에게 한가득 바치고 싶다
그사람이 나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만을 사랑할 수 있도록
추악하고 비루한 마음이 피어나지 않는
그런 사랑을 나누고 싶다
그 어떤 짜릿한 기억보다 오랫동안 향이 나고
스쳐지나간 그 어떤 옷자락보다도 값진 인연을 만날 수 있다면
다시 사랑한다면, 이 눈물이 베개를 적시더라도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지금의 힘듦을 기꺼이 버텨내는 사람이 되리라고
내일의 나를 위해 다짐하고 싶다
2020.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