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는 책을 들고, 다른 쪽 한 손에는 연필을 쥐고,
무언가를 배우기 위함이나 깨닫기 위해서 한껏 자세를 취해보려 애썼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좋은 책은, 좋은 글은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던,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던, 불편하던 그렇지 않던, 정말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밑줄을 그으며 읽었다가도, 고개를 숙여 코를 박고 읽기도 하고, 누워서도 엎드려서도 읽었다.
단순히 살아오며 직감으로 알고 있는 건,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책으로 엮어내는 건 그만큼 노력하고 또 연구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또한 책을 펴내는 과정에서 무척이나 설레였을 것 같다. 그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불현듯 '남자 대처법' 책의 맺음말에 써진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처음 이것을 발간 했을 때 많은 기대를 했다고.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지도 않았고, 세상의 주목을 받지도 못했지만, 10년 가까이 충성하는 고객들을 만들어 주었다고. 좋은 책, 좋은 글이라는게 그런 것 같다. 무엇이든 나에게 좋아야 하는 법이다. '거짓말 구분법' 책에서 말했듯, 남에게 좋은 건 내게 좋은 것이 아니다. 거짓말 구분법 책을 어떤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을까. 논설문? 논문? 계발서? 문학서? 교양서?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내게는 앞선 이 모든 것들을 합쳐 놓은 어떤 종합서 같다. 나에게는 좋은 책이라는 의미다.
아무리 좋다고 추천글을 써도 혹은 누군가에게 이 책을 선물한다 해도 모두가 똑같이 좋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구태여 상처 받을 필요는 없다.
아래는 거짓말 구분법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어쩌면 '글의 진심'에 관한 알레고리 일지도 모르겠다. 글이 진심이 되려면 이래야 하기 때문이다. 느끼는 걸 바로바로 퍼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곪고 상하고 뭉쳐서,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인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절박함은 깊은 생각이 되고, 깊은 생각은 거짓없는 글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글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고 이런 책까지 쓰게 되었는지, 당신이 알게된다면 아마 많이 놀랄것이다. 무의식 속에 단순히 '재밌다'는 감상을 위와 같이 풀어 쓸 수 있는건, 우리의 생각보다도 훨씬 많이 집요해야 한다. 10년 넘게 충성하는 고객들을 만들어준건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믿고 보는 것.' 말이다. '베스트셀러, 주목 받는, 요즘 가장 인기있는, 최대의, 최다의..' 이런 수식어보다 알맹이 있고 실속있는 그리고 어쩌면 작가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브랜드가 '믿고 보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무엇보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
이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
작가 돈주기 ![]() |
사업자번호: 783-81-00031
통신판매업신고번호: 2023-서울서초-0851
서울 서초구 청계산로 193 메트하임 512호
(주) 이드페이퍼 | 대표자: 이종운 | 070-8648-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