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베아트

오랜만에 동네 뒷골목 작업을 하러 나섰다.

올 여름은 너무 습했고 나다니기 힘들었는데, 날이 선선해지니 가을 모기가 극성이였다. 얼굴까지 물어 뜯는 지독한 가을모기였다. 마스크 쓴 곳 빼고 얼굴에 3방정도는 모기에게 뜯겨가며 가베 작업을했다. 

 

 

 

1.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으시다면...


골목의 구석진 곳 

아무도 찾아올것 같지 않은 막다른 골목이 있는 곳에 쥐구멍을 만들었다. 여기에 있으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것 같다.

 

아무리 쪽팔리는 일이 있더라도 하나 쯤은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2.통곡의 벽(엉엉)



살다보면 울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이 곳은 통곡을 해도 괜찮은 벽이다. 엉엉 소리내어 울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때는 이 벽을 찾아보자.






3.쨘-



기분이 좋아서도, 나빠서도 쨘은 한다. 

이쪽 골목에 가베를 설치하려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마침 뒤에 빨간색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 한분이 옆집으로 슥 들어가신다. 손에는 막걸리 한병이 쥐어져 있었다. 빨간색 옷 덕분에 초록색 막걸리 병은 상대적으로 도드라져 보였다. 그리고는 모기장을 친 채로 현관을 활짝 열어두셔서 본의아니게 그 집에서 흘러 나오는 소란을 고스란히 듣게되었다. 할머니의 남편분으로 추정되는 할아버지께서 막걸리를 사 들고온 할머니에게 끊임없는 잔소리를 하고 계셨다. 밥은 안먹고 순 이런것만 먹는다, 그러다 암 걸리면 어떡하려고 그러시냐 같은 종류의 잔소리였다.

 

하필 내가 붙이고 있는 쨘- 이 어색해졌다. 하지만 나는 빨간원피스를 입은 할머니의 쨘을 응원하고 싶다. 할머니는 매번 듣는 잔소리 라는듯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막걸리를 마시고 계셨다. 나의 괜한 걱정이였다.





4.쉿~! shiiit!



나혜석 생가 골목터로 들어갔다. 골목길의 간격이 너무 좁아서 서로 조용히 하지 않으면 벽을 타고 모든 소리가 뒤섞일것 같은 골목 이였다. 여기선 누구나 욕을 해도 되지만 큰소리로 떠들면 동네 소문의 온상지 일것 같은 골목이였다.

 

쉿- 하지만 shiiit 여기보다 욕하기 좋은 골목은 아직 본적이 없다.







5.꽃과 꽃과 꽃



틈을 비집고 자라나는 민들레의 연약하고도 강인한 생명력이다.





동네 가베작업을 하다가 마주친 고양이 어르신. 옥상에서 나를 지긋이 쳐다보고만 있다. 더 까불다간 냥냥펀치를 맞을거 같아서 조용히 돌아섰다. 



작품 등록일 : 2020-09-18
두루미   
첫번째 꼬추인줄 알았어[...] 내눈 어쩔거
Mori   
우와와 예술가..멋있어
ch********   
귀여웡
co******   
최고!
에스텔   
좋네.
돌연변이 ...   
우리 동네도 와쥬세요..
체체   
조아
블랙쉽   
이쁘다
고양이도 미남이다
가지   
파리에서 본 듯한 아-트.
질척질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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