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1탄 사비나(6)
진미오징어 2019-01-25
사비나,
그녀는 화가다.
안목도 높다.
구질구질한건 딱 질색이고
심각해지면(무거워지면) 숨이 막힌다.
당연히 집착 이딴거 전혀 없다.

나름 사회적으로 괜찮은
의사,교수 이런 남자들과 사귀는데,
교수인 내연남 한명(프란츠)은
아주 그냥 폭 빠져가지고 조강지처도 버리고 온다.

문제는 그거다.
사비나는 취향이 확고해서
병신 찐따같은건 도무지 참을 수 없었던 거다.
하도 키치,키치 극혐하길래
뭔데 이렇게 싫어하나 찾아 봤더니
'조악한 싸구려 예술'이라고 한다.

밀란 쿤데라는 이 키치라는 개념을
예술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사회문화 전분야로 확대시킨다.

이데올로기 키치,
종교 키치,
국뽕 키치,
모성신화 키치,
첫사랑 감성팔이 하는 것도 키치,
외로우니 애는 둘은 낳아야지? 요것도 키치..

싸구려 감성팔이 하는
오만 쇼잉에 다 갖다 붙일 수 있는게 키치다.

이딴거 아름답다고 포장하는게
(나아가 아름답지 않냐고 강요하는게)키치다.

안타깝게도 교수남친 프란츠가 키치를 좋아했다.
그가 키치적 인간은 아니었지만(민음사,p418)
키치를 동경했기에 사비나는 점점 그와 멀어졌다.
우정,평등,정의,행복 이런거 구호외치는거 좋아하고
나중엔 캄보디아 의료구호 하는데까지 쫓아간다.

게다가 사비나랑은 상의도 없이 즈이 마누라한테가서
"나 사랑하는 사람 생겼어. 우리 헤어져."
요따구로 대책없이 확 질러 버린다.

사비나가 제일 싫어하는게 '공개적' 관계정의인데!!!
아아니 시벌 같이 살쟤는데 어쩌지?
앞으로 빼도박도 못하고 이남자랑 엮일 생각하니
사비나는 가슴이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말없이 잠수이별한다.

프란츠와 그녀는 사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몰이해의 심연이라는 표현이 곳곳에 나온다.
작가는 둘이 얼마나 안맞았는지
단어 하나하나 의미 풀이 해가며
장장육십팔쪽을 할애해서 구구절절 설명한다.
사비나가 그걸 봤다면 토했을거다.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웠던 그녀는,
여전히 수많은 남자를 갈아치우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참말로 이랬다면 좋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잠시였지만 그녀는 우울증에 빠진다.
자신을 억압하는 모든 것을 버리고 왔지만
심한 공허를 느낀다.
심지어는 프란츠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깝깝하긴 해도 조금만 참아보면서 같이 지내다보면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었을텐데..
나중에 그녀는 프란츠가 했던 말 중에
와닿는 것도 있었음을 깨닫는다('무덤'에 관해)

그리고 그토록 극혐하던 키치가
자기안에도 있음을 알게 된다.

자애로운 부모, 따뜻한 창문 불빛..
이런 이미지 앞에선 천하의 그녀도 괜시리 눈물이 나는거다.
어..어어엇 시벌 내가 왜이러지???
조실부모해서 그렇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 평화롭고 이상적인 가정
이런 걸 겪어보지 못했기에
환상을 가지게 된 거다.

물론!!!
그런 건 '이미지'에 불과할뿐
아무것도 아닌 거짓부렁이란 것도 곧 알게 되지만
그녀 역시 사람인지라..
키치 앞에서 완전한 자유일 수는 없었다.

그러면
모든 부분에서 '반키치적'이라 그녀가 좋아했다던
의사 토마시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사실 토마시랑 그 부인 테레자가 발암캐릭터인데
작가는 그 둘이 행쇼하길 바랐다.
레알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 둘의 궤적을 존나 집요하게 파고 드는데
처음엔 짜증나서 읽기가 힘들다.

그래도 꾹 참고 세번쯤 읽으면
약간 이 작가가 무서워지면서(존경의 의미로)
인생이란게 도대체 뭔가..깊은 상념에 빠진다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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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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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다!!
tt******* 2019-01-25
답글쓴이 돈주기   
오와 언니 글 잘쓴다!!!재밋어ㅋㅋ
♡♡ 2019-01-25
답글쓴이 돈주기   
오 좋군
과메기 2019-01-25
답글쓴이 돈주기   
읽을때마다 새록새록한 내 최애 소설 ㅠㅠ
노벨상 왜 아직도 못받는지 모르겟는분
하루키따위...
ql******** 2019-01-26
답글쓴이 돈주기   
오 십년전에 사놓고 짱박아놨는디 읽어봐야지 ㅋㅋㅋ
do****** 2019-01-26
답글쓴이 돈주기   
잼따.
ki****** 2020-06-19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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