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으로서 스트레스 덜 받고 잘 사는 법, 고과/평가 잘 받는 법 (회사생활 팁)(28)
pr********* 2020-04-06
최근 회사생활/조직생활에 관련한 팁들을 몇가지 연재하였다.


<이전 작성 글: 내가 불행했을 때와 행복했을 때의 차이점 (회사생활)>
https://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574799

<이전 작성 글: 상사와 잘 지내는 방법 (회사생활 팁)>
https://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577969


지난번 공유한 상사와 잘지내기의 경우 실전에서 활용하는 행동강령에 가깝다면,
이번에는 좀 더 근본적인 가치관 및 마음가짐에 관련된 내용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나 또한 회사생활이 힘들어서 퇴근길에 울던 시절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 동기를 만나면 회사의 맘에 안들거나 부당한 점을 욕하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왜 말도 안되는 의사결정이 만연하고 비상식적인 인간들이 안짤리고 잘 다니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함께 욕하면서 억울한 피해자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것이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확실히 그 때의 나는 '불행'했다. 아니, 나 스스로를 더욱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었다.

5년 정도 회사를 다니다보니(현재는 7년차다), 아 회사라는 곳이 내가 개념적으로 알아온 것과는 전혀 다른 곳이구나! 라는 '현실' 감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지점에서 출발하여 나의 내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점점 현실에서도 변화가 생겨 몇년 전부터는 쭈욱 나름 만족스러운 직장인으로서 살고 있다. (적어도 오랫동안 분노하거나 항상 스트레스 받으며 살진 않는다. 회복탄력성이 높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

과거의 나를 포함하여, 회사생활이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은 대체로 현실감각이 결여된 대학생같은 '이상주의자'이다. 조직은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곳인데 옳고그름을 자꾸 따진다. (다들 생각이 없나? 어떻게 이런 비합리적인 일이 생길 수 있어? 내가 아니라 쟤가 잘못한 거라고! 부들부들)
혹은 자신에겐 관대하나 남에게는 엄격한 '내로남불'인 경우가 많다. 남들의 단점이나 잘못을 절대 지나치지 않고 귀신같이 찝어내고 곱씹으며 고통스러워한다. 다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가 그렇다.

아래의 긴 글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현실 받아들임 -> 기대 버림 -> 조직생리 이해 -> 적응' 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 회사는 매우 정치적인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다. 가만히 앉아서 자기 할일만 조용히 하고 있으면 곧 도태되거나 먹잇감이 되며, 모든 조직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불가한 병신짓과 삽질을 해대지만 매년 성장을 하고 있는 신기한 회사다(조직의 크기가 커져서 생기는 비효율이기도 함. 대기업들은 대충 비슷할 것으로 예상) 난 다른 회사는 안다녀봐서 잘 모르겠다.
직무/회사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본인 회사가 이렇지 않다면 난 다행이구나 하고 스킵하길 바란다.
또한 회사를 10년 이상 다닌 사람의 경우,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아래와 같은 사고방식이 이미 체화된 경우가 많으므로, 본 글은 인턴/사원/대리급을 대상으로 추천한다.



1. 회사는 무엇인가?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사업하는 곳이다. 즉 돈을 벌려고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회사 내 의사결정에 도덕적인 기준이나 상식이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개인적 가치 및 소신' 과 '위에서 시킨 일' 과의 괴리에 괴로워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의 나이기도 하고, 이상주의자, 대학생스러운 마인드 또는 학좀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경우 '내 생각만' 옳다는 함정에 깊이 빠져있다. (심지어 넓은 시각으로 보면 번인 생각이 걍 틀린 경우도 많음..읍읍)
임직원 몇천명의 각자 개인의 가치관대로 일을 하면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할수 있는 일이 없다. 회사에서의 일은 본인 가치판단에 따를 것이 아니라, 본인이 속한 팀, 조금 크게 보면 본부의 대변인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면 된다.

모든 의사결정은 조직(팀/본부)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힘의 논리와 이해의 충돌에 따라서 회사 전체로 보면 마이너스인 의사결정도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본인이 리더/관리자라면 이 말이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사원/대리급의 실무진이라면 이러한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지고 분노가 차오를 수 있다.

왜 저런 신사업을 추진하는거지? 이미 망할 걸 알면서 왜 아무도 책임을 안지고 진행시키는 거지? 이런 비효율적인 비용은 낭비인데 왜 방치하는 거지?
>> 위에 대한 답을 모두가 정말 몰라서, 다들 나보다 덜떨어진 바보라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니 우월감을 가지거나 남들을 판단할 필요가 없다. 때로는 조직의 생존을 위해 바보같이 보이는걸 알면서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희생에 가까움). 윗사람 승진시키려고, 회사 주가 띄우려고, 회장님 기분 맞추려고 해야하는 삽질도 있는거다.
팀장이 나서서 위에다 쓴소리하고 바른말해주기를 기대하지 마라. 그 사람도 먹고 살아야하지 않나. 원래 인간이 오늘, 이번 달, 올해만 보고 사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관리자들한테 너무 높은 기대를 하지 말자.(그들은 성인군자도, 선생님도 아닌 매우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 중 하나일 뿐)

회사라는 곳은 원래 생겨먹은게 동물이 밥을 먹으면 똥을 싸는 것처럼, 100개의 의사결정을 하면 50개의 똥을 싸는(바보같은 결정이 필연적으로 50개 발생) 비효율적인 생태계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물론 회사가 매우 이상적이고 효율적이어서 옳은 방향으로만 나아간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러한 부분은 임원 또는 대표이사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실무진에게는 아무도 그러한 '주장, 결정, 개입'을 기대하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생각은 할 수 있지만 나의 업무 범위도 역할도 아닌데(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상황) 과몰입해서 스트레스 받아봤자 힘드니까 그러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허무주의로 나아갈 필요까진 없고, 실무진으로서 생각해온 것은 잊지 말고 잘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본인이 관리자의 위치가 되면 정당한 권한을 갖춘 상태에서 꼭 실행하길 바란다.


2. 성과란 무엇인가?
회사에서의 성과는 숫자(매출/영어입익)인가? 물론 1순위로 중요한 부분이지만, 성과가 오직 숫자로만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여러 상황적 판단이 같이 고려된다.
작게는 내가 인정받고 조금 더 크게보면 나의 상사나 본부장(임원)의 성과로 어필할 수 있는 일이면 조직 관점에서의 성과다. 즉 조직이 좋은 평가를 받고(=평가보상, 급여/인센과 관련), 조직을 유지 및 입지를 공고히하는데 도움을 주면 그것이 성과다. (팀장/본부장 승진에 도움이 되면? -> 성과다)

숫자로 보여지지 않더라도 어필 가능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반대로, 숫자로 뛰어나도 어필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성과를 포장하고 어필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즉, 일을 잘하는것보다 윗사람에게 인지시키고 그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직장인으로서' 진정 일을 잘한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의 기준으로 일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평가의 관점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평가자'가 일을 잘했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의미가 있다.


평가 시즌마다 직장인들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KPI점수에 따라 평가를 받지 않는다는 불공평함(이라고 생각하지만 회사는 학교가 아니므로 불공평한게 아님).
하지만 조금 멀리보면 그렇지 않다. 만약 나보다 성과가 적은데 포장을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직원이 있다고 치자.
앞으로 KPI점수대로 고과를 주는 것으로 인사정책이 바뀐다면 내가 그 직원보다 좋은 고과를 가져올까? NO. 이미 성과 어필 및 상사와 유대관계 형성에 적극적인 성향인 그 직원은, KPI 목표 세팅 단계에서부터 평가자에게 강하게 어필할것이다. 당신보다 쉽게 달성될 수 밖에 없고, 성과는 크게 보이는 목표로 설정하여 KPI 점수로도 당신을 제친 후 A를 가져갈 것이라 본다.



3. 일을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회사는 상대평가로 고과를 주기 때문에, 평가시즌이 되면 기존 해오던 루틴한 업무가 아닌 새로운 성과에 대해 어필해야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이 가능하다.
그러면 기존의 일은? -> 본인이 프로세스를 더 효율화해서 간소화하거나,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더 발전시켜 새로운 일로 보여지게 하거나, 다른 조직/담당자로 이관시키거나, 윗사람들이 공감할만한 명분과 논리를 만들어 사장시켜야 한다. 이런 작업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수익개선, 비용절감(보이지 않는 비용 포함), 매출확대, 경쟁력강화 등 찾아보면 마이너한 것부터 중장기적인 것까지 할 일은 많다. 그 중에서 회사가 나아가는 큰 방향과 일치하면서도 윗사람 관심사/성향에 부합하고 그동안 남들이 챙기지 않아 놓치고 있던 주제부터 건드리는 것이 좋다.
흔히 말하는 '그림을 그린다', '시나리오를 만든다'라는 표현이 바로 위와 같은 뜻이다.

새로운 일을 최종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와야 하는가? 실제 숫자로 보여지는 성과 + 포장하여 조직 안에서 어필하는 효과 둘 다 있어야 한다. 내 생각에 너무 훌륭한 일을 했는데 아무도 모른다? -> 안한 것과 똑같음.

그럼 어필하기 좋은 방법은? 나 혼자서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 말고, 최대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협업시켜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바람을 일으켜야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하게 하고 임원에게 어필하기도 좋다.(번거롭지만 관련자들을 보여주기 식으로 회의 혹은 설명회 등의 명분을 만들어서 임원진 포함하여 한두번 소집하는 것도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내가 뼈저리게 느낀거 언니가 잘 정리해줬네. 다만 이제 5년차인데 3번은 아직도 어려웡 ㅠㅠ
개죽이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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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드렸습니다
2020-04-06
답글쓴이 돈주기   
크 기가 막히다 짝짝짝
so***** 2020-04-06
답글쓴이 돈주기   
이런 글 넘 좋다 취준생인데 든든합니다
ap****** 2020-04-06
답글쓴이 돈주기   
돈 줬다 언니 넘나 도움되는 글! 연재해주삼!!
pa***** 2020-04-06
답글쓴이 돈주기   
내 시발상사가 다 하는거네ㅋㅋ
너구리 2020-04-06
답글쓴이 돈주기   
ㄴ 너구리 / 엌ㅋㅋㅋㅋㅋ 맞아 근데 차라리 상사가 저렇게라도 하는게 낫지, 정치를 못해서 타부서랑 힘겨루기에 치이고 윗사람한테도 깨지고 다니면 팀원은 더 힘들고 엮여서 동급으로 취급 받을수도 있음..
pr********* 2020-04-06
답글쓴이 돈주기   
언냐 최고야
dl******* 2020-04-06
답글쓴이 돈주기   
언냐 최고야
dl******* 2020-04-06
답글쓴이 돈주기   
상사스크랩 엄지척
a-***** 2020-04-07
답글쓴이 돈주기   
너무 너무 좋은글 이런글 기다렸어 회사시리즈로 계속 써줘
js**** 2020-04-07
답글쓴이 돈주기   
일머리 지지리도 없는 사람을
내 후임/ 유관부서/ 업체담당자로 만나면 대체 어떻게 해야해???

아이엠유어도털 2020-04-17
답글쓴이 돈주기   
ㄴ 아이엠 글에 댓글 달았어. 어떤 관계인지, 어느정도 빡대가리인지에 따라 대응방법이 다름.
pr*********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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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 실천이 안된다
hb**** 2020-04-26
답글쓴이 돈주기   
또한번 글에 감탄하고
요약 메모 밑줄 쫙
아이엠유어도털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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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be*******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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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카라멜 20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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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고맙습니다 6년차인데도 부적응하는 좆병신 잘보고갑니다
장코* 202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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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소
mmk 2021-01-08
답글쓴이 돈주기   
고마워. 딸라 드림.
Scarlett 2021-01-08
답글쓴이 돈주기   
돈드림!
qk********** 2021-01-09
답글쓴이 돈주기   
사딸러
드림
알렉******* 2021-01-09
답글쓴이 돈주기   
감사합니다.
Scarlett 2021-08-03
답글쓴이 돈주기   
언니 고마워
이제야 이게 와닿는다 ㅋㅋ
sy***** 2021-08-19
답글쓴이 돈주기   
ㅇㅇ 회사는 학교가 아님.. 알면서 실천 못하는 것들..
gi******** 2021-08-19
답글쓴이 돈주기   
언니 글 너무 좋다 고마워 곧 부서이동요청 면담할건게 잘 포장해서 딜해봐야겟다
!!**** 2021-08-28
답글쓴이 돈주기   
문과쪽 직무에 관한건가보네 난 딱히 안와닿는걸보니
qq**** 2021-08-28
답글쓴이 돈주기   
난 그냥 회사랑 안 맞나봄.. 화가 치민다
라떼 2023-11-21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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