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부부의 세계(톨스토이)(23)
진미오징어 2020-04-30
서른네살 톨스토이는 여고생 소피야와 결혼한다.
다이아는 커녕 꽃한송이 없었다.
그대신 15년간 쓴 자기 일기장을 들고와서
읽으라고 강요했다.
인류역사상 최초의 휴대폰 잠금해제충이기도 했다.
자기도 비밀 다 깔테니 너도 까라며.
앞으로 우리 사이에 비밀은 없어야 한다며.
(그래놓고 말년엔 일기 숨김)

말이 일기장이지 범죄록이나 다름없었다.
직업여성, 엄마친구, 친구엄마,
어린농노, 원주민, 집시, 노숙자...
메리크리스마스도 아닌데 집집마다 성병을 뿌려댔다.
완치된척 뻥치는건 기본이고
(상대여성들 속인것도 깨알기록함)
그와중에 여자탓 오졌다.
일상이 여혐이었다.

노름도 했는데 항상 강자는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며,
가난한 농노에게 빌린 돈은 안 갚았다.
농노제도를 개혁하겠다고 난리치더니만
오래지않아
'소작농들의 추접함 때문에' 못해먹겠다고 때려치웠다.
농노 아이들 교육을 한다며
학교를 70개쯤 만들어놓고는 또 내뺐다.
교육개혁 조사한다며 프뢰벨 만나러 독일가서는
'프뢰벨 이새끼 유대인이었어'라는 결론을 내린다
프뢰벨이 톨스토이 비위를 맞춰주지 않은 것이다.

하여간 이러한 일기장 tmi 공격에
소피야는 '안본 눈 삽니다'를 외쳤지만
그때는 퍼런 몽둥이가 없었기에 예정대로 결혼했고
그 결과 27년간 16번 임신해서 13명의 아이를 낳았다.
고통스러운 입덧중에도 남편이 끄적거려놓은 악필 원고를
남들도 좀 읽을 수 있게 옮겨 적은 건 소피야였다.
그 덕에 전쟁과 평화, 안나 까레니나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경제적으로 좀 살만해지니까 톨스토이는 정병이 도졌다.
뭇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싶었던 그는
인류를 사랑한다며 갑자기 '착한척'을 하기 시작했다.
갑분싸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단다.


'열 그릇의 음식을 먹었다.
아이스크림, 하인, 은제식기. 그리고 거지가 지나갔다.'

'난 그런 생활방식이 너무 무서워서 자살을 하기 직전까지 몰렸었소.
그런 생활방식으로는 돌아갈 수 없소. 황폐해질테니까...'

그 소식을 듣고 그가 살고 있는 아스나야 폴랴나에는
그를 숭배하는 거지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소원을 이루긴 했다.
남 훈계하는게 최고의 기쁨이었던 그에게
가르침을 달라며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멋진 농민복을 입고
기자들 앞에서 그럴싸한 포즈를 취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환호했고
그의 말이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받아적었다.

하여간 뭐든 좀 적당히 할 것이지, 그는 말이 너무 많았다.
오만데다가 자긴 이제부터 만악의 근원인 섹스안할거라고 떠들고 다니기까지 했는데
그것도 못지켜서 주기적으로 소피야를 괴롭혔다.
tmi 일기장엔 또 헛소리가 적혔고 이것은 그의 뜻에 따라 공개되었다.
'악마가 나를 덮쳤다. 30일 아침 잠을 설쳤다.
여전히 강력하게 악마는 나를 사로잡고 있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렇게 쓸데없는 사생활은 죄다 공개하면서
어느날 갑자기 그는 일기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체르트코프라는 똘마니와 막내딸이 있었다.
막내딸에게 저작권을 상속하고
체르트코프를 재산관리인으로 임명하는
비밀유언장을 썼던 모양이다.

평생 개고생한 소피야는 야마가 돈다.
밤중에 그놈의 유언장 어디다 숨겼나 뒤지는데 찾을 수가 없다.
톨스토이는 그 길로 막내딸을 데리고 집을 나간다.
추운데 오바싸며 기차여행하다가 폐렴에 걸려서
랴잔-우랄선 아스타포보 역에서 객사한다.


치아위생 개똥망이라 34살에 이빨도 몇개 없었다던 그를
먹이고 재우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줬더니
말년에 먹고는 살아야지, 돈타령 좀 했다고
그런 소피야를 사람들은 3대 악처라 불렀다.



3대 악처의 오명을 뒤집어쓴 또 한분
모차르트 부인 콘스탄체

https://m.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435523&rurlList=https%3A%2F%2Fm.idpaper.co.kr%2Fcounsel%2Fitem%2Fitem_list_my.html




소피아ㅠㅠㅠㅠㅠㅠ 에휴 하여튼 글쟁이 남자들이 제일 악질임
이난*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3대 보살로 수정해주세요
rl*******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ㄷㄷㄷㄷㄷ
abcdefg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쓰니 필력지리네
abcdefg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쓰니의 이 글도 한편의 문학작품이다
재섭는 위선자인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디 실상은 더욱 충격적이네
도대체 예술 한다는 인간들은 지 마누라한테 왤케 잔인한 것이냐?
가장 최근의 사건으로는 관악구 모자살해 남편이 있고
이외수 와잎도 이외수 뇌졸중으로 쓰러지니까 졸혼 파기하고 간호해주러 집으로 들어갔다니...
mo****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진미는 컨텐츠 가공의 일인자
내가 출판할 일이 있다면
에디터로 모셔오고 싶음
존나 귀한 몸값으로
ER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뀨뀨꺄꺄~~ 너무 잼나다잉~~
역사를 들여다보면 참나 개호로잡놈이 위인이라고 깝싸는 동안 여자들은 임출육착취에 시달리고 있어 ㅠㅜ
메조포르테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이거 종나 흥미진진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봤오
cl********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진미언니 글 너무 재미있다. 계속 써주라~
ae******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진미언니셨어 bb
ha*******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혐주의)
(존못 시력상실주의)

https://m.blog.naver.com/sum-lab/221516018759?imageCode=MjAxOTA0MTdfNDUg%2FMDAxNTU1NDg4MDY5Njcw.BQgB8lw4JndpSZTgOYN_fxr1gPVcnmLNRhTg6kgDH4Qg.274ulAiw0ctI4rXQEw_g-WZeLNTjDSsnGmvu4ShFLwcg.JPEG.sum-lab

진미오징어 2020-05-02
답글쓴이 돈주기   
https://m.cafe.naver.com/grayrvwg8/62
진미오징어 2020-05-03
답글쓴이 돈주기   
ㄴ 이건 회원한테만 공개래 ㅠ
ER 2020-05-03
답글쓴이 돈주기   
작가충은 역시 안됌
lo** 2020-05-03
답글쓴이 돈주기   
ㄴㄴ
엇!
방금전까지만해도 전체공개였는데!

나도 카페회원이 아니라 안보이네

소피야 겁나 이쁜사진이랑 뭐 톨스토이가 간디랑 3.1운동에 영향미쳤다..뭐 그런 내용이었어
진미오징어 2020-05-03
답글쓴이 돈주기   
이 시리즈의 새 글 줄곧 기다렸어. 재밌다!
예술하는 남자는 하여튼간에...에휴시발.
보패 2020-05-03
답글쓴이 돈주기   
개존잼
로동자 2020-06-19
답글쓴이 돈주기   
ㅠㅠ 시부레
톨스토이.. 띱떼끼..
알렉******* 2020-07-23
답글쓴이 돈주기   
이런 뒷배경이...
전생에로마공주 2020-07-23
답글쓴이 돈주기   
헐 쩐다
na***** 2021-04-18
답글쓴이 돈주기   
다른 한명은 누구야? 소크라테스인가?
소크라테스 부인도 써줘
tr****** 2021-06-24
답글쓴이 돈주기   
급 톨스토이에 꽂혀서 이것저것 찾아보는데 이 글 누무 웃기다 ㅋㅋㅋ
아니 톨 양반은 도대체가 문학은 재밌게 쓰고 마누라한테 개지랄 발광을 하면서 훈계는 매일매일 정성스럽게도 하면서 살고, 또 섹스는 오지게 하고 다녀갖고 늘그막에 잘 안서니깐 섹스하지마라 마구니가 꼈다 염불외다가 죽었는데, 죽기 전까지 하필 쌩쌩해갖고 건강은 오지게 좋고... 증말 웃기는 인물이야.

이언니 이제 글 안쓰겠지? 잼난거 또 알려줬으면
fu**** 2023-10-26
답글쓴이 돈주기   
16번 임신 13번 출산 ㅠㅠ
현대문명은 여자에게 축복이다.
악처라니 그딴소리 했던 놈들 다 뒤져라. 역시 글쓰는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의 또 주의해야
an**** 2023-10-26
답글쓴이 돈주기   

사업자번호: 783-81-00031

통신판매업신고번호: 2023-서울서초-0851

서울 서초구 청계산로 193 메트하임 512호

문의: idpaper.kr@gmail.com

도움말 페이지 | 개인정보취급방침 및 이용약관

(주) 이드페이퍼 | 대표자: 이종운 | 070-8648-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