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점선 아세요?(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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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 2014-10-18 |
매혹은 전부다 매혹은 전부다. 예술가가 갖추어야 할 조건의 전부다. 스티븐슨, 보르헤스가 말하고 수많은 관찰자들이 말하고 엿같은 세상을 안 엿같게 만드는 게 예술가다 라고 말하면 나를 돌로 치겠지. 어차피 죽을 거 돌로 맞아 죽을 만큼 질투와 증오를 받으면서 죽는 것도 염병 걸려 홀로 죽어가는 것보다야 좋다. 집을 지을 때 구조와 재료에 골몰하여 튼튼하고 편리한 집을 지었다면 그 집은 백 년도 못 되서 헐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집이 아주 매혹적으로 지어졌다면 수백년이 지나도 허물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있는 힘을 다해서 그 집을 보존하려고 난리를 피우고, 그리하여 대대손손 보호되어 감상된다. 그렇게 매혹은 힘인 것이다. -김점선 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 방청소를 하다 예전에 베껴 적어둔 메모를 발견했는데 매력강좌 내용과도 부합되는 것 같아서 올립니다. 저는 김점선씨를 책으로 먼저 접했는데 당시 구겨진 종이처럼 기도 못 펴고 움츠러들어 있던 저에게 김점선씨의 삶에 대한 생각과 태도는 두개골이 확 열리는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여성이지만 외양과 성격이 딱 테토 높은 남자 예술가 같고요, 주변의 시선이나 평판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가치관과 그림 그 자체에만 집중하면서 살아온 삶이 저에게는 그녀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예술로 생각됩니다. 김점선씨의 그림은 다른 소설의 표지와 삽화로도 많이 실려서 보시면 아마 아실 수도 있을 거예요. 그림에서도 그녀의 삶이 그대로 표현되어 딱 보는 순간 자유로움, 해방감, 무엇에도 개의치 않는 담대함이 느껴져요. 이 게시판에서 그동안 워낙 좋은 책과 음악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저도 뭔가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어 추천함다~ 추가//결혼 일화를 좀 더 보충하자면, 대학원 시절 화가 선생님이 그림은 그런 정신으로 그려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발로 땅을 딛고 결혼해서 독립된 개인으로 살면서 콩나물 값 깎는 것에 부들부들 떨며 살아봐야 된다는 얘기를 듣고는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죠. 그리고 선배의 전시회에서 만난 기가 막히게 노래를 잘 하는 남자에게 '나랑 결혼 하자'라고 말해서 승낙한 그 남자와 그날 바로 여인숙으로 직행, 그 이후에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않고, 주변에 손 벌리지 않고 계속 함께 살았어요. 남편은 이혼한 예술가였는데 무책임하고 현실적이지 못한 구석도 있어서 결혼 생활 동안 안 맞는 부분에서는 대차게 싸우면서도(결혼 초기에 계속 늦게 들어오는 남편에게 화가 나 자고 있는 침대에 호스를 연결해 물을 뿌렸다거나 부부싸움 도중에 소변이 마려운데 얘기를 끊고 가기가 싫어서 선 채로 볼일을 봐서 그 오줌이 폭포수처럼 방석 위로 쏟아져 내렸다고..아놔- 머 이런 내용을 이렇게 디테일하게 기억하고 있낰ㅋ) 남편을 깊이 사랑했구요. 남자를 고르고서는 그 남자의 장점을 찾아 계속 칭찬해주고 또 사랑은 부전공처럼 하라는 말도 기억에 남네요- 결혼 하고 무지막지하게 가난해서 산에서 풀 캐 먹고 옆집에서 된장 얻어 먹으면서도 무조건 그림으로 먹고 살겠다고(영어를 잘 해서 통번역 알바로도 삶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 뚝심있게 그림만 그렸는데 굶어 죽기 직전에 어쩌다 그림 한 점이 팔리고 그 이후에도 또 그렇게 팔리면서 생활이 나아졌다고 하네요. 이렇게만 적으면 융통성 없고 고지식하게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글로 접하면 자신이 정한 바를 어떻게든 관철시키고 그 상황을 견뎌내는 생의 의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난한 와중에도 책에 대한 목마름이 너무나 심해 괴테를 사서 그 한 권의 책을 읽고 또 읽었다거나... 삶에서 이미 나 있는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힘, 자기 확신이 글에서도 생생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글도 힘이 넘치고 본질적이며 직관적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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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보니까 알겠네요. 저런 말도 남겼군요. 글 완전 맘에 들어요. 공유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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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 | 2014-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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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서 전시하실때 즉석에서 그림싸인 해주시는 모습 본적 있어요. 멋있으셨어요. 근데 몇년후에 부고소식..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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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 2014-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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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책으로 접했어요 점선뎐 읽은지 오래되어 기억은 잘 안나지만 그림도 좋고 책 느낌도 좋았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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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 | 2014-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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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남자랑 바로 결혼하신분이에요^^ 세상 사람은 모두 착하다고. 남녀 누구 짝을 지어놓아도 잘 살수 있다고요~ | ||
cu******** | 2014-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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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입니다. 당신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화가 중 한명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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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2014-10-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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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율이....그림도 찾아봄. 넘 신선해서 그냥 웃음이.. 카톡 카스 배경으로 다 바꿨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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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 2014-10-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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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분 그림은 싸여. 웃고있는 말 그림이 이분 그림이에요. 꽃밭 그림도 참 .. 보면 마음이 환해져요.. 돌아가셨는데 그림 가격이 안오르는게.. 사람들이 많이 보라고 판화나 파일 같이 Mass하게 만드셔서 그렇대요..ㅡ국선에도 당선됐던거 같던데...돈 욕심 없는 양반.. 이런 모습도 그렇고...글 보면 디게 착할꺼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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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 2014-10-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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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감사합니다. | ||
ce****** | 2014-10-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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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뎐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추천 고마워용 | ||
th********* | 2014-10-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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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져요! 스크랩합니다. 감사! | ||
he******* | 2014-10-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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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이 있다닝!그림이 천진해서 좋음. | ||
sh**** | 2017-08-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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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좋아함 넘 일찍 돌아가셨어 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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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 | 2017-08-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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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스크랩 | ||
ca******** | 2017-08-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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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좋았는데 난 책도 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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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 2017-1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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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분 좋아해서 책 여러권 있고 판화도 있지 신수정교수 신수희화백 장영희교수 김점선화백 그 외 몇몇 분이 잘 어울리시던 멤버였는데 그 중 반은 돌아가시고ㅠ 나도 이래저래 뵈었었는데 참으로 자의식 없으심 골때리는 일화도 너무 많고ㅋㅋㅋ 그 연세에 그렇게 순수할 수 있을까 싶음 판화도 좋지만 유화가 정말 좋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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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 2017-1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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