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B 버는 여자 - 자랑글


 

택배 안뜯은거 10개 현관에 내팽개쳐놓고 출근했는데 회사에 아무도 없어서 일하기 더 싫어서 쓰는 글임.

 

어차피 미루고 있지만 요즘 좀 할 일이 많다.

 

레알 월급루팡이었다가 이제 일도 좀 끄적이기 시작했고..

 

메인은 사장님이자 혈육이 중국에 입국해서 이사하느라 바빠짐.

 

나는 사장님네 집에서 임시거주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분이 시설격리를 마치고 자가격리를 해야 함.

 

그래서 내가 구한 집으로 이사를 했다. 미친 정리 아직도 다 안됨. 주말에 아줌마 불러서 같이 정리했는데도…………….

 

그리고 인테리어가 극악이라 (청록 소파, 보라 테이블 등등) 이것도 좀 바꿔보느라고

 

하루에 타오바오 (중국 쇼핑몰)10시간 정도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서 웃긴 물건들 캡쳐 떠놓은것도 나중에 글써야징

 

타오바오 존잼.. 그래도 내 집 살면서 고급진 것들루 바꾸고 싶네

 

월세라 언제 쫓겨날지 모르니 한계가 있다.

 

중국에 뼈 묻을 각오인 척 왔지만 솔직히 나도 언제까지 이 일이 재밌을지 언제 탈중국하고 싶어질지 모르겠고ㅋㅋ

 

그래서 대충 가성비 싸구려로 원래 것들 가리고 덮는 중ㅋ  

 

주말에는 택배회사에다 클레임 걸었다가 블랙리스트 들어가서 내 택배 다 행방불명됐었다 ㅅㅂ 요즘 하루에 택배 20개씩 오는데ㅋㅋㅋ 사라짐.. 전화 존나 하고

 

여튼 자랑할게 뭐냐면

 

그제 댄스학원 갔는데 어떤 여자애가 나 집까지 태워줌!!!!!!!!!!!!!!!!!!!!!

 

ㅠㅠ

 

이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30대는 공감하는 사람 많을것임..

 

20대들아 느네가 30대 여사친 만들기의 어려움을 아느냐..

 

예전 상하이에서 회사 다닐 시절에는 일단 회사가 커서 직원도 많았고 즉 내가 사귈 수 있는 친구 후보들도 많았고 ㅋㅋ

 

나 포함 애들이 다들 갓 졸업하고 상하이에 일하러 처음 온데다가 외국계라 100% 유학파였음..

 

애들이 (최소한 겉으로는) 다들 오픈마인드들이라 친구 사귀기가 너무 쉬웠다.

 

다들 당시 싱글이라 남자 만나러도 같이 다니고 ㅋㅋㅋ 생각해보니 2:2 로 노는것도 많이 했었네

 

근데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는 좋소소소소소 미니회사에다 그나마 있는 몇 명도 다 기혼에 애있어서

 

나랑 놀아줄 시간 절대 없음..

 

뭐 사실 서울에서 내 친구들도 다 애 있거나 임산부.. 이제 말 안통해서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혼자에 익숙해졌었다.

 

격리 끝나자 마자 등록한 댄스학원도 혼자 열심히 다녔다.

 

원래는 집에서 제일 가깝고.. 젤 중요한건 거기에 폴수업이 있어서 환경이 아주 열악함에도 간건데

 

막상 가보니 취미 폴수업은 수업 듣는 애가 없다고 원하면 너 혼자 수업 해주겠다고 ㅋㅋ

 

대충 보니까 안전쿠션도 한 개밖에 없어 보이고.. 거기서 나 혼자 폴웨어 입고 수업 받겠다는것도 좀 웃기고 해서 가격도 저렴한 김에 그냥 다른 수업을 듣기로 했다.

 

古典舞 고전무용.. 내가 배우는 게 무슨 고전무용인지는 잘 모르겠다..  쌤 창작인듯..?

 

https://youtu.be/cX8UHkgdQnU 이 노래에 맞춰서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돌다 하믄서 춤 춘다;;;;;;;;;;;;;;;

 

80년대 상하이의 비련의 무용수가 된 상상을 하며.. 자아도취..ㅋ 

 

근데 동영상 촬영한거 보면 반박자씩 늦어서 덩치 주체 못하고 삐걱거리고 있음

 

수업 시스템이 좀 특이하게 동시에 여러가지 춤이 진행되고 1:1로 진도를 맞춰준다.

 

잘하는 애들은 이미 의자춤 다 배우고 다른걸로 넘어갔고 나는 자주 빠진데다 몸치라서 아직까지 배우고 있다.

 

2주정도 전부터 어떤 길쭉하고 마른 여자랑 나랑 같이 의자춤 진도를 나갔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제.. 탈의실에서 나한테 말을 건거다!

 

너 한국인이니? 이렇게

 

나에게 아무도 관심가져주는 사람이 없었어서 기뻤지만 티내지 않고

 

응 나 한국인이야 이랬더니 오 나는 동북인이야 이럼

 

약간 동북애들 자기 동북인이라고 말하면서 한국애들 반가워할 때(?) 기분 이상함..

 

상하이에서도 그랬는데 동북 애들은 뭔가 우리를 더 가깝게 느끼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지네 지역에 조선족이 많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같은 북쪽(???) 이라고 그런건지

 

아님 진짜 인터넷 병신들이 얘기 하는 것처럼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 ㅋㅋㅋㅋㅋ

 

정작 우리는 전혀동북이라고 더 가깝게 느끼고 이런거 전혀없는데 북방인이든 남방인이든 그냥 중국인은 중국인이지

 

지린성에서 왔다고 한다. 아 혹시 조선족이라 반가워했나 싶어서 조선족이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우리 동네는 코리아타운으로 한국인이랑 조선족이 정말 많고 간판도 다 한국어로 써 있다.

 

중국애들이 우리 동네 카페 가고 "한국 인스타 스탈 카페 방문기!" 이런거 사진 많이 올림..

 

지금은 임금인상이나 미국 관세 이슈로 제조업들이 동남아로 정말 많이 빠지긴 했지만 

 

한국인들이 이쪽에서 많이 사업을 하고 있고 동북 출신 조선족들도 많다.

 

조선족 아니더라도 이 길쭉언니처럼 그냥 동북 한족들도 되게 많다.

 

길쭉언니한테 조선족 아닌 동북 사람들은 칭다오에 왜 많냐고 물어봤더니 음 가까워서 그런 것 같다는데. 비행기로 두시간인데요..? 한국보다 멈...

 

 

 

수업 열심히 삐걱거리고

 

수업이 끝난 후 탈의실에 다시 들어갔는데 길쭉언니가 나보고 집에 어떻게 가냐는 거다.

 

버스타고 간댔더니 "나 차 갖고왔어 나랑 같이가자." 이럼 !!!!!!!!!!!!!!!11

 

여자가 집에 델따 준다는 프로포즈..

 

얘 나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거 맞지?

 

금전적으로 엮인 회사 동료들 무용선생님 제외하고.. 나 칭다오 와서 친구 처음 사귄다…..

 

감동적인 순간..

 

약간 너무 기뻐서 오바해서 급발진함 어 너무 고마워! 너 이름 머야????? 이렇게 물어봄 ,,

 

길쭉언니가 약간 부담스러워 하면서 어 아냐 괜찮아;; 라고 했다

 

그래도 난 굴하지 않고 차에 타서 위챗을 따고 통성명을 해따..

 

길쭉언니는 남친을 따라 칭다오에 온지 1년정도 됐다고 한다.

 

직업은 영어쌤

 

사실 아 이렇게 납치되나? 이 생각 50% 정도 있었음..

 

차도 무슨 약간 대형 SUV 같은거라서납치하기 딱좋은..(?)

 

차알못이라서 로고 생김새 체크무늬만 기억해놨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캐딜락이었다.

 

음 일단 중국 국산차가 아니니 아주 가난한 건 아닌거지?.. 잘 모름.. 아 근데 그렇게 따지면 난 차도 없고 집도 월세인 그지새끼긴 한데ㅋ 풋

 

차가 굉장히 튼튼해 보여서 이건 납치 당해도 탈출 불가다 싶었다

 

혹시 모르니 핸드폰 꽉 쥐고 가방 안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음

 

다행히 내 망상과 달리 길쭉언니는 좋은사람이었다. 집에 바루 데따줌..  어차피 가까워서 5분이나 탔나 싶지만 ㅋㅋ

 

난 산높이기 때문에 이미 길쭉언니와 베프되는 상상을 하고 있다

 

이미 상상속에서 같이 호캉스 가고 길쭉언니 결혼식에 베프로 들러리 섰음 

 

애도 같이 키우고 나이들어서 같이 손녀 데리고 산책~~

 

..

 

회사 중국인들한테 태워준거 자랑하면 아무 사람 차나 탔다고 혼날듯..

 

딱히 자랑할 데 없어서 이드녀들 익명 오카방에 자랑했더니

 

내가 신나하는거 보고 "아 빨리 실망하는거 보고싶다"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

 

빨리 집 꾸며서 길쭉언니 집에 초대하고 친해질거야..


추가: 저 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까.. 

 

회원권있는 마사지샵 월요일마다 할인이라서 댄스 끝나고 가려고 했는데 

 

데려다 준다는 프로포즈 받고 너무 당황해서 마사지 까먹었음.ㅋㅋ 

 

슬슬 목 뒤가 뻐근한게 오늘 가야겠다. 근데 오늘은 밤에 영어수업도 들어야되서 

 

마사지 가면 댄스학원 못가는데..   

 

댄스학원 빠져서 본의아닌 밀땅되겠네.. ㅋ 풉

 

 

작품 등록일 : 2021-11-24

▶ RMB 버는 여자 - 중국의 태국 마사지랑 중국의 한국 찜질방

▶ RMB 버는 여자 - 칭다오에서의 먹는 일기1

좀 눈새지만 귀여워.
su*****   
ㅊㅋㅊㅋ
벌꿀오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
ku키   
재밌다 ㅋㅋㅋ
♡♡♡   
아 재미따
나도 중국가서 언니랑 놀고싶다 ㅠㅠ
트로이   
아 언니글 너무 재밌어ㅋㅋㅋㅋㅋㅋㅋ길쭉언니랑 꼭 좋은 친구 됐음 좋겠당!
모모방장   
다음에 잀어야지
jj****   
ㅊㅋㅊㅋ 이제 그 길쭉언니랑 오밤중에 카오위에 한잔하러 다니는 일만 남았군 哇 太羡慕你了
시진핑 사생팬   
너무 재밌다 글 많이 써주라 ㅋㅋㅋ
sa******   
ㅋㅋㅋㅋ 귀여운 일화입니다
gemini   
귀엽ㅋㅋㅋㅋ
냥냥   
재밋다 길쭉언니 집에도 가보고 그래 ㅋㅋㅋㅋㅋ
do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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