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도쿄여행기 1~2일차: 프렌치 L’ARGENT - 돈카츠 하세가와 はせ川
무비자 입국 뉴스 뜨기 훨씬 전에 가이드 동반 패키지로라도 가려고 했으나 모객이 안 돼서 좌절하고 있다가 자유여행 패키지가 풀려서 냉큼 예약했더니 무비자 입국 허용 잼 ㅋ

일본 비자 신청용으로 찍은 사진은 그대로 서랍행 ㅋ

10월 15일~18일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왔음

 

오후 12:50에 입국했는데 바로 호텔 체크인하고 18:00까지 카와고에로 이동해야 하는 빡센 일정이었음

카와고에는 신바시역 기준으로 편도 1시간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일명 “작은 에도”로 불리는 관광도시임

 


 

이 먼 곳을 왜 갔냐고?

바로 무려 3년만에 열린 카와고에 마츠리를 보기 위해서였음

카와고에 마츠리는 에도시대에 행해졌던 <천하제>의 모습을 재현하는 도시 제례로 유네스코 무형 문화 유산으로도 등록되어있다고 함

마침 올해가 100주년이라고 하는데 이건 못 참지!

 

후쿠오카의 기온 하카타 야마카사 등의 일본 마츠리를 몇 번 경험했었는데 10m 넘는 수레(山車) 한 대는 봤어도 무려 29대의 3단 수레가 행렬을 이루는 장관은 카와고에에서 처음 봤음

일본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꼭 가보길

이거 보고 나면 일드, 애니에 나오는 축제 분위기가 어떤지 단번에 이해하게 됨 

북과 피리로 연주하는 전통음악, 인형탈을 쓰고 추는 전통춤, 가마에 쓰인 전통문양과 자수 등등 볼거리가 굉장히 많았음

카와이한 유카타 입은 카와이한 일녀들도 많이 볼 수 있어서 기쁨이 두 배!

 




 

 

개인적으로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자수

 


한 손으로는 줄을 잡고 ”소레이“라고 외치며 행진하는 마을사람들



수레끼리 만나면 마주 보도록 수레를 회전시켜서 배틀 붙는 것처럼 춤 대결을 펼침 ㅋㅋㅋㅋㅋ

 

인터넷에는 수레 점등 행사가 18:00~19:00에 있을 예정이라고 기재되어있어서 ‘요시 점등 행사 끝나고 저녁 먹으면 되겠다!’했는데 아주 큰 오산이었음

일단 3분의 1도 안 봤는데 8시가 넘었고 점등행사는 우리가 도쿄로 떠난 10시까지도 이어졌음 ㅋ

그래서 저녁을 먹고 나머지를 보려고 ‘축제하면 야키소바지!’하며 포장마차 거리를 지나가는데 미친 줄이 어디서 끝나는지 보이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쿄에서도 1시간 이상 줄 서야 하는 맛집이면 안 가는데 고작 야키소바 따위를 먹으려고 줄 설 수 없다고 생각하고 1832년에 창업한장어요리점 이치노야(いちのや)에 가려고 했음

근데 가다가 체력이 방전돼서 저혈당 쇼크로 뒤지는 줄 알았음

여기서 뒤지면 이 인파에 119도 못 부르고 시신 수습도 못 하겠다 싶어서 결국 눈 앞에 보이는 장어요리점에 들어갔음

고택을 개조한 식당 내부는 매우 아름다웠는데…

 


가게 앞에서는 은어를 팔았는데 다들 이것만 사갔음

장어 먹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음 ㅋ

 


가게 인테리어에는 공을 많이 들였더라

가구도 좋아보이고

그 돈으로 요리사 좀 데려오지

 

이거 먹고 미뢰 테러 당한 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음

타레에서 쓴 맛이 나는 건 일본에서 처음 경험해봤고 어떻게 구운 건지 껍질 안쪽 지방은 흐물흐물하고 껍질은 질겨서 불쾌했음

돈이 아까워서 장어 살만 발라먹고 나옴

나중에 타베로그 찾아보니까 평점 3.0 ㅅㅂ ㅋㅋㅋㅋㅋ

전형적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므로 현명한 이드녀는 이 식당을 피하십시오

하지만 이후에 간 식당은 모두 성공했음!

 


카와고에에는 이런 이쁜 와가시 가게도 있었고

 


이렇게 귀여운 미피빵을 파는 베이커리도 있었음

 

 

다음 날 점심 @긴자 L’ARGENT

올해 미슐랭 원 스타를 받은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같은 미슐랭 원 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인 LATURE를 두고 고민하다가 후자의 코스에 수렵육이 있어서 전자를 선택했음

개인적으로 수렵육의 gamey한 맛을 좋아하지 않아서 잘 맞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였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음

 


대기했던 바. 요즘 구하기 힘든 히비키도 보임

긴자에서도 상급지에 위치해있음



긴자다운 세련된 인테리어였음



테이블 세팅. 일본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부터 서민 식당까지 이렇게 마스크 케이스를 주는 곳이 많았음



내가 주문한 논알콜 칵테일 샤인머스켓. 산미가 더해져서 맛있었음

 

동생이 시켰던 논알콜 샹그리아. 와인잔에 실리콘으로 꽃잎을 붙인 데코가 너무 아름다워서 손님 초대할 때 따라해볼까 싶었음. 맛은 생강 우린 물 같았다고 함 ㅠ






교토산 나나타니닭의 간 무스를 버섯 풍미의 사브레에 샌딩하고 카시스 파우더를 뿌린 amuse-bouche. 간의 농후한 맛과 카시스의 산미가 잘 어울렸음

 


카고시마산 칸파치(잿방어)와 사과, 와사비와 허브 소스, 프레쉬 치즈

사과와 치즈의 클래식한 조합에 제철 잿방어의 고소함과 탄력 있는 식감이 더해져서 화사한 entree가 만들어졌음. 동생이 꼽은 이 날의 베스트



시즈오카산 발효 버섯 크림스프. 생으로 저민 버섯, 버섯 소테, 크림 스프 속에 우러난 버섯, 이렇게 3가지 방식으로 버섯을 즐길 수 있도록 했음. 보울 밑에 수란이 있는데 스프를 어느 정도 먹다가 수란을 터뜨려서 먹으면 고소해서 눈물이 남. 버섯의 향이 폭발할 듯 했고, 여러가지 식감으로 버섯을 즐길 수 있어서 즐거웠음. 이 디쉬는 도쿄의 다른 프렌치 레스토랑에서도 봤는데 이그제큐티브 셰프 카토 준이치상이 이전에 미슐랭 스타를 받았던 레스토랑에서 개발한 메뉴인 것 같음. 내가 꼽은 이 날의 베스트

 


프레쉬 버터, 휘핑 버터와 서빙된 빵. 구운 찹쌀이 가득 담긴 보울에 담겨 서빙되었는데 굉장히 귀여웠음 ㅋ

보기보다 밀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걸 먹고 꽤 포만감이 들기 시작했음

 

 

와카야마 농어. 구운 정도가 굉장히 좋았고 향과 식감을 고려해서 세심하게 선정한 한련 이파리(nasturtium leaves) 같은 가니쉬도 좋았음. 가니쉬 중에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수세미 같은 채소(일본어 단어를 못 알아들었음 ㅠ)가 있었는데 식감이 재미있고 시원한 향이 나서 농어와 잘 어울렸음.

 



교토산 오리 로스트, 엔다이브, 비트, 카시스 소스, 마데이라 소스. 육향이 진했고 두 가지 소스가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렸음. 특히 엔다이브가 너무 너무 너무 맛있었음! 아삭한 식감을 잘 살려서 구운 건 말할 것도 없고 소고기 향을 입혔는데 엔다이브 먹으러 다시 가고 싶을 정도였음



쿠마모토산 장미를 동결시켜 부순 후 초콜릿으로 감싼 장미 아이스크림, 설탕으로 만든 오카시, 바닐라 파우더 위에 흩뿌린 디저트. 파티시에님이 직접 오셔서 동결 장미를 스푼으로 부셔서 접시 위에 흩뿌려주시는데 이걸 지켜보는 것도 매우 호사스러웠고, 젠의 돌을 연상시키는 데코도 인상 깊었음. 장미향이 입 안에서 폭발하고 바닐라 파우더의 달콤함이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함께 혀를 감싸서 이대로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홀함을 안겨줬음. 미친 맛. 이거 먹으러 다시 가고 싶음



미냐르디즈 5종. 왼쪽부터 홍차향 카라멜 크림을 얹은 타틀렛, 골든베리 타틀렛, 긴자에서 채취한 꿀을 샌딩한 케이크, 코코넛 마카롱, 대니쉬 팬케이크 애이블스키버 aebleskiver. 미냐르디즈는 테라스에 있는 테이블로 옮겨서 긴자 외관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데, 우리는 느긋하게 즐길 여유 없이 바로 다음 행선지로 이동해야 했기에 굳이 자리를 옮기지 않았음. 이 레스토랑의 스페셜티 중 하나라고 하니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드는 꼭 테라스 좌석에서 즐겨보기를





가운데의 케이크에는 긴자의 한 빌딩의 정원에서 채취한 꿀이 샌딩되어 있는데, 매우 특별한 꿀이라고 카토 셰프님께서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셨음. 여러 종의 꽃의 꿀이 섞인 잡꿀 같았는데 향이 매우 좋았음. 케이크 시트도 폭신한 식감과 적당한 단맛으로 꿀을 잘 받쳐줬음



타코야키처럼 구웠다고 카토 셰프님께서 장난끼 넘치는 얼굴로 설명해주신 애이블스키버. 팬케이크는 달걀향이 진하게 나고 굉장히 폭신한 식감이며, 안에 산미가 도는 소스가 들어있어 코스의 마지막에 입 안을 산뜻하게 정리해줌. 카토 셰프님께서 북유럽의 미슐랭 투 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하셨던 경험을 녹여 코스 전반에 북유럽적인 터치를 가미하시는 것으로도 유명하시다고 함



쑝간 모습 ㅋ

 

음식도 훌륭했고 서비스도 물 흐르듯 세심했음.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카토 셰프님이 엘레베이터 앞에서 스몰톡이랑 배웅도 해주심 ㅠ 만석이었는데 넘 감사합니다 ㅠ 카리스마 셰프보다는 동글동글 귀엽고 장난꾸러기 같은 스타일이셔서 더 호감이었음 

점심이라서 와인 페어링은 안 했는데, 여기 소믈리에가 매우 유명하다고 함. 다음에는 디너에 방문해서 와인 페어링까지 경험해보고 싶음

 

파티세리 료코(PATISSERIE RYOCO) @ 고탄다

 


도쿄에서 가장 핫한 파티세리 중 한 곳인데 완전예약제인 것을 몰랐음 ㅠ 심지어 테이크 아웃도 안 된다고 함. 도쿄에 있는 파티세리 좀 다녀봤는데 완전예약제로 운영하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음. 다음에 도쿄 오면 리벤지하리라 쒸익쒸익



근처에 있던 코야산도쿄별원. 굉장히 큰 절인데 본당이 매우 엄숙하고도 아름다웠음. 브래드 피트가 여기서 기도 체험을 했다고 함

 

오타기념미술관 @ 시부야

<우키요에 속 교통>이라는 재밌는 전시를 하고 있었음. 올해가 일본 철도 개통 150주년인데 이를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인 듯 했음

호쿠사이의 그림 몇 점과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판화 수십 점을 전시 중임. 호쿠사이와 히로시게를 매우 좋아해서 굉장히 재밌게 봤음. 아쉽게도 관내 사진 촬영은 불가했음

 

(사진 출처: http://www.ukiyoe-ota-muse.jp/exhibition-eng/hakobu-eng)

 

카마와누 하라주쿠(かまわぬ 原宿店) @ 신주쿠

오다기념미술관 지하 1층에 위치한 테누구이 전문점 

테누구이란 에도시대에 개성적인 디자인을 즐기는 패션 아이템으로서 발전한 무명 천을 일컫는데, 식탁보, 손수건, 기모노 밑에 두르는 목도리, 도시락 보자기, 병 포장용 보자기 등으로 쓰임. 아래 사진처럼 족자로도 쓰여서 계절감을 만끽하게 해주는 아이템으로도 활용되고 있음

내년이 계묘년이라서 아래 사진처럼 쵸카와이한 토끼 테누구이 코너도 마련되어있었음

나도 기념품으로 하나 사서 점원분께 족자로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아주 예쁘게 포장해주셔서 셀프 선물 같았음 ㅎㅎㅎ






돈카츠 하세가와(はせ川) @ 료고쿠역

야마가타 히라타목장(平田牧場)의 三元豚이라는 브랜드 돼지를 사용하는 식당으로 특히 로스가 유명함.

(히라타목장 웹사이트: https://www.hiraboku.info/)

한돈따위는 비지지도 못할 퀄리티의 브랜드 돼지가 선사하는 감동적인 육향과 비계를 씹으면 폭발하듯 터져나와서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지방이 압권이었음. 미친 맛. 내가 이거 먹고 정신을 잃으려고 하자 동생이 가버리는 표정 짓지 말라고 했을 정도임 ㅋ

반드시 로스(등심)를 드세요. 여러 부위를 맛 보려고 다양하게 시켰는데 히레(안심)도 맛있었지만 로스처럼 압도적인 맛은 아니었음

미슐랭 원 스타 돈카츠도 먹어봤는데 여기가 더 취향이었음

 






오른쪽이 로스

 



도쿄메가일루미 @ 오오이 경마장

 

비시즌 경마장을 일루미네이션 플레이스로 꾸몄음

아직 크리스마스 시즌도 아닌데 일루미네이션이라니 개꿀 ㅋ 

가서 사진 백만장 찍고 즐겁게 놀다왔음

우마무스메 관련 이벤트도 한다고 한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때는 없었음

 


산리오 열차를 타고 갔음 카와이❤️



지하철역에서 이런 귀여운 <폭력은 안 된다냥> 포스터도 보고



경마장에 도차쿠! 베가스 느낌도 살짝 남





음악과 함께 레이져쇼가 펼쳐짐

아름다움이 사진에는 10% 정도밖에 담기지 않아서 아쉬움









RPG 게임에 나올 법한 거목 조형물과 백마 모형 한 쌍이 제일 인기가 많은 포토 스팟이었음

 




LED 장미 정원과 무지개



빛의 터널. 셀카 맛집 

 

호텔에 돌아가서 팩하면서 티비를 봤는데 웬 호시노 겐 모창하는 남자가 나오는 게 아니겠음??? 의외로 너무 잘해서 깜놀했는데 알고 보니 <폭소 모노마네(흉내내기) 홍백가합전 스페셜>(https://www.fujitv.co.jp/monomane/)이었음. 무려 2시간짜리 스페셜이었는데 피곤함도 잊고 깔깔거리면서 봤음. 밑에 노트 안 맞는 것도 존웃이었고 표정 모사하는 거 보며 게닌들이랑 같이 터졌는데 넘 즐거웠음

 


불어터진 호시노 겐 같음 ㅠ







 

2편으로 이어집니당 ㅋ

 

 

 

 

작품 등록일 : 2022-10-22
긴자 파인다이닝 굿
메로나   
좋다
파인   
꺅 이거 볼라구 피씨 켰음
ku키   
너무 재밌다 언니 여행 알차게 하는구나
ㄹㅅㄹ   
배고픈데 괜히 봣나
쳐.증축   
너무 미녑니다
황국신민   
와 아이스크림 젠 가든 처럼 만든거 너무 예쁘다 역시 일본 디테일왕국 ㅜㅜ
언니가 사진도 잘찍어서 더 볼맛나네
eu**********   
사랑해요
na******   
아 너였구만
PLEC   
잘 봤습니다 꺄
  
일본에서는 장어만 안 먹어도 웬만하면 다 괜찮음. 압도적 찬사 일색인 100년 전통 장어 전문점 가도 끔찍한 수준. 일본 가서 장어 먹는 애들은 어디 좀 모자란 애들임.
관리자   
가버리는 표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궁금해지는 돈카츠네욤 흑흑 정성 가득 여행기 잘 보고 갑니데이~!
sp*********   
진짜 글잘쓰심 일본 다이스키
좆족짱깨에프킬라   
세상에 감사하무니다 ... 사랑하무니다 ❤️
일본 맛따라 멋따라 여행 너무 좋아요
동물유튜브...   
사랑합니다
lo   
ㅠㅠㅠ 우와앙 하면서 보다가 장미 아이스크림에 울었읍니다,,, 묘사 미쳤네요 한국에선 장미향 풀풀나는 디저트를 찾아보기 힘들어서 아쉽! 우키요에 전시 재밌겠다. 레이저쇼 사진에 다 안 담기는거 참트루
시진핑 사생팬   
일본갬성에 눈물을 흘리고 갑니뎅
뽀시래기들의 혈투 사진도 잘 봤숩니당 ㅋㅋ
마음 근육   
미쳤다
ap******   
오오오 개좋아효!!!!!!!♡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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