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6세가 된 동은은 sns로 가해자들의 꾸준한 관계를 지켜본다.
약빠는 그림 공장장 사라와 그 따까리 짓하며 돈도 받고 약도 삥땅치는 명오
혜정이 일 할때는 개소리하는 재준, 스튜어디스 혜정이일때는 우아떨지만 끝나고서는 립스틱 색 바꿔가며 재준에게 들이대고 또 차이는 혜정
그리고 서로 섹스는 하지만 겸상은 안 하는 연진과 이미 겸상하면서도 아무 말 못하는 재준까지.
고등학교때부터 이어진 관계구도는 변하질 않는다. 오히려 겉으로나마 친구라는 이름을 달았던 고등학교때 수준의 모습이라도 유지하려 애쓰는 혜정과 명오의 노력이 짓밟혀나갈 뿐.
과외하는 학생의 성희롱 따위는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돈으로 바꾸며 일하던 동은은 영양실조로 병원에 실려가게 되고 그곳에서 여정과 재회하게 된다. 본인들은 모르고 시청자들만 하는 재회를.
똑같이 상처투성이인 팔에 똑같이 링거를 맞고 누운 두 사람의 장면은 몹시 공들여져 연출되어 있어 둘의 관계의 가장 큰개연성은 ‘운명적’인거라고 납득해야만 하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가장 예쁠때 결혼을 하게 된 연진의 결혼식 케이크를 가장 먼저 찍어먹으며 동은의 꿈(혹은 도박)도 첫발을 내딛게 된다.
연진의 남편이 흥미있어 하는 바둑을 공부하기 시작한 동은은 공원에서 여정과 다시 만나게 되고 그에게 바둑과외를 배우게 되고
2015년 연진이 딸을 낳는 해에 동은은 교사 임용이 된다. 동은의 삶의 행보는 이렇듯 연진으로 가득차 있다.
2화에서는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악랄한 연진의 모습이 잘 그려진다.
돈으로 자신이 써야하는 대본 하청을 맡기면서, 푼돈으로 남의 하늘이 되었다며 우월감을 느끼고
자신에 구린 과거에 대해 알고 있는 혜정의 가벼운 입을 사라와 함께 처참한 모욕감으로 짓밟는다.
그리고 혜정처럼 짓밟히면서도 따까리짓을 그만 둘 수 없는 명오는 재준의 편집샵에서 동은과 마주치게 되고, 동은은 명오의 욕망과 열등감을 기가 막히게 자극하며 그를 자신의 도구로 끌어들인다.
“그래서 난 여기 있는 게 진짜 다 니것이길 바랬네, 잠깐.”
“난 그때도 사실 니가 제일 무서웠거든, 다른 애들보다.”
그리고 연진의 집 앞 빌라로 이사하며 이제 복수의 스타트 선에 선 동은은 세명초등학교 이사장집 가정부 현남과 강제로편을 먹으며, 자신도 눈치채지 못하게 6개월 동안 인내심을 갖고 관찰해 온 힘숨찐 파트너를 얻게 된다.
그 외에 2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책장을 사이에 두고 바둑책을 읽는 도영과 동은의 모습은 등을 맞대고 있음에도 그 사이에 벽이 있어 끝내는 서로의 등의 지켜주는 사이는 아닐 것임을 느끼게 한다.
-연진의 대필작가가 되어 놓고, 연진이 여행보내준다는 얘기에 기뻐하던 슬기의 모습은 마치
동은이 연진 대신 화장실 청소를 해줬더라면 저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선배는 특별하다며 웃는 동은의 번뜩이는 미소
-새벽의 어두운 사무실에서 샐러드는 씹으며 연진의 방송을 무감하게 관람하는 듯한 도영의 모습
-재준의 편집샵에서 일하는 경란이 자신과 아는 체 하지 않고 명오와 이야기하는 동은을 바라보는 눈빛의 모호함. 그녀들은 이미 연대하고서 서로를 모른체 하고 있을까?
가해자에게 여전히 엮여있는 피해자는 본인 이전에 그 자리에 있던 피해자와 가해자들 중 어느 쪽을 더 원망하고 미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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