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피크민에 빠졌습니다.

투잡러인 저는 오늘도 작업을 하기 위해 꽃을 심으며 스터디카페로 향했습니다.

(귀여운 피크민..! 피크민때매 하루 최소 만보 걷는중)



카페에 도착해서 자리를 정리하고 작업을 시작하려는 찰나..

허벅지에서 불길한 꼬물거림과 진동 소리가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풍뎅이인줄 알았어요.

바닥에 버리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 털이 부숭한..

꿀벌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카페에 비치된 종이컵에 꿀벌을 담았습니다.

카페 옆 풀밭에 풀어주고 지켜봤는데

부숭부숭 꿀벌쨩은 자기 몸의 1/10도 안되는 좟빱 개미쉑에게 공격을 당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안 그래도 기후위기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데

소중한 꿀벌쨩을 개미쉑에게 당하도록 가만히 둘 수 없었습니다.

다시 꿀벌쨩을 종이컵에 담고 

카페에서 시럽을 받아와서





꿀벌쨩에게 주었습니다.

배가 고팠나봅니다

물에 탄 시럽을 떨어뜨려주자

주둥이 같은걸로 춉춉춉춉 먹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다가 갑자기 노란 오줌같은걸 쀽 하고 쌌습니다.




기운을 조금 차렸는지 벽을 타고 올라

붕- 날개짓을 했지만




날지 못하고 바닥에 추락했습니다 ㅠ





간간히 꿈틀거렸지만, 꿀벌쟝은 종이컵 바닥에 납작 엎드려있을 뿐이었습니다.



혹시 젖어서 못 나는건가 싶어서

종이컵에 시럽물을 빼주려고 컵을 기울였는데..




꿀벌쟝도 같이 종이컵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고개를 처박은 꿀벌쟝..

이렇게 거의 1시간여를 바닥에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저도 차마 자리를 뜰 수 없어서 쪼그려앉아 옆을 지켰습니다.

이러는동안 이드 피크민 오픈채팅방, 이드추천게시판, 곤충갤러리, 흐앙?? 이었나 되게 유명한 양봉업자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뾰족한 답을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꿀벌쟝이 자신의 온몸을 다리로 빗듯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꿀벌쟝이 샤워하는 모습은 영상 캡쳐라 화질이 구립니다)



세수





세수2

날개를 폈다가 

오무렸다가

날개를 한 데 오므린채로 세수



세수중

치카포카




슥삭슥삭

드디어 날아가려나!! 희망을 가졌지만..

다시 날개를 한 데 모은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ㅠ

저도 마냥 기다릴 수 없었기에

쉬다가 날아가든 죽든 길거리 시멘트바닥보다 종이컵 안이 좋을 것 같아서 종이컵으로 옮기려 했습니다.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 부채를 써서 종이컵에 옮기려고 했는데

꿀벌쟝이! 날이오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위태롭게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다

꿀벌쟝은 저 멀리 날아갔습니다.

꿀벌쟝은 날아가서 쉴만한 좋은 곳을 찾아 마저 잘 쉬고 집으로 잘 돌아갔을까요

아니면 

얼마 날아가지 못해 근처 시멘트 바닥에서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