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번따는 구구절절하는 것이 아니다. 

묵직하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산뜻하게, 가볍게 툭 던지는 것이다.

0. 소개

안녕 나 헬스장 번따충

헬스 6년 했고, 4년차부터 번호를 따기 시작했음.

헬스장 원정 다니면서 몸 좋은 사람들 번호 받는게 한때 취미였음. 타율은 백전백승.

헬스장 번따를 막막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번따를 시작할 때 알면 좋았을 것들에 대해 써봄. 

두서 없음 주의

시작에 앞서

(방법론만 원하면 이파트는 안 읽고 내려도 됨)

1) 좋아하는 남자 생기면 보통 관장이나 직원한테 주접떠는 여자들이 많은데 절대 비추. 

헬스장 관장이나 직원이랑 친하면 접근성 낮아지니까(번호따거나 따이면 소문 나고 뒷담까일거같은 느낌 뭔 지 알 거라 생각함) 헬스장에서 너무 해맑게 다니지말고 아싸처럼 다니면서 남자 꼬셔. 번따 해도, 거절해도 괜찮을 거같은 느낌의 무해한여자로.. 

역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도 마찬가지아닌가? 

인싸처럼 여럿이 몰려다니면서 시끄럽게 운동하는 남자들한테는 번호주기 어렵잖아 

2) 몸 좋은 남자 특징

어이없겠지만 대부분 소심해서 대강 들이대도 다 잘 넘어옴. 

본인 외모가 5점 정도 된다고 생각이 들면 자신감을 가져도 됨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헬스는 미용운동이고 여성적임.

무게 존나 많이 친다고 해서 그게 절대 남성적인 운동이 될 수 없다...

헬스란 뭐냐, 내 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하나하나 뜯어보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단점을 가리고 장점을 강화하는=즉, 쉽게 말해 외모 정병 강화 운동임 

그럼 이 외모정병이 강화되는 운동을 적성에 맞아서 오래해 왔고 몸이 좋다?

= 소심하고 방구석 히키적인 면모가 있다. 어떻게 보면 테낮 좋남적인 기질이 많음. 사실 몸이 좋을 수록 번따가 쉬움!

아, 구기종목하는 애들은 다르다. 

축구 농구에 취미로 헬스하는 사람 얘기가 아님. 헬스를 메인으로 하는 애들 이야기~

얘들은 테높 창놈이니까 건들지 마쇼.. 

근데 사실 운동 오래하다보면 딱 알 수 있다... 

헬스를 메인으로 가져가는 애들의 몸을 축돌이들은 못 따라가 

3) 타겟 고르기

무조건 *혼자* 운동하는 사람

헤드셋 껴서 어려워용ㅜㅜ 

럭비티, 헬창 나시 입고있어서 무서워요ㅜㅜ 

레깅스 입은거보면 운동에 진심인거같은데 제가 건드려도 될까요?ㅜㅜ

몸 좋은데 여친 당연히 있지않을까요?

네!

걔들이 왜 헬스하겠음?

ㅋㅋ여친 없어서 하는 거임

대부분은 몸키우면 여자한테 인기 많아지겠지?로 시작해서 이제는 몸을 왜 키우는지 까먹었는데 운동은 관성적으로 계속하는 좀비 상태가 되어버린 거임. 

요즘 헬스장 트렌드가 럭비티+목걸이+헤드셋이라 그렇게 맞춰입는 애들이 많은데 화려하게 입을 수록 테낮임. 생각해봐라. 니들이 잘나가는 남자면 운동복에 돈을 많이 쓸까...? 사복에 돈 써서 여자 꼬시고 놀다가 운동복은 회원복이나 거지 같은 거 입고하지. 테낮헬창들은 헬스장에 갈 때가 제일 멋 부리는 거임. 

4) 헬스장/시간대 고르기

5~10분 거리 내에 있는 동네에서 제일 시설 좋은 헬스장으로 가야 됨. 

위에 써놓은 헬창 패션~ 이랑 비슷한 건데 헬스 좋아하는 애들은 헬스장 가는게 인생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헬스장을 찾아감. 근처에 헬스보이짐, 짐박스 이런 프랜차이즈 큰 헬스장 있으면 그런 곳 가고, 아니면 피크시간대(저녁 8시)에 가서 구경해봐. 기구 보라는게 아니라 사람 보면 됨. 큰 헬스장일 수록 번호 따기가 편한게, 작은 헬스장이면 보통 관장이랑 말을 트고 친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헬창일 수록 특히.. 번호 따면 이제 헬스장 옮겨야됨.

시간대는 새벽 6시, 저녁 7시가 좋음. 몸이 아무리 좋아도 트레이너 따리나 쿠팡 상하차 말고 9-6 직장인 만나고 싶잖아? 그럼 새벽이나 퇴근하자마자 가. 새벽에 운동 오는 애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건실함. 저녁 8시 넘어가면 이제 문신 돼지 양아치들이 두 세 명이서 모여서 슬슬 옴. 새벽이나 저녁이 물이 좋다.

6) 마인드 컨트롤

님들 길거리에 5점짜리 남자들이 8점 여자 데리고 다니는 거 많이 봤을건데 걔들은 이것보다 더 처절하게 번호 땀. 이 정도도 못 할 거면 그냥 본인보다 레벨 낮은 사람한테 번호따여질 때까지 이쁜척하고 다녀야됨.... 남자들이 껄떡거리는 거에 비하면 이건 *진짜* 아무것도 아님..꼴랑 이정도 급의 사람 번호 하나 받아보자고 내가 이정도까지? 이딴 생각하면 안 됨. 남자들은 다 그렇게 한다.

번호따다가 까이면 뭐 어떠냐, 사자가 영양을 사냥할 때 한번 넘어진다고 해서 민망해하나? 그딴 마인드로 살면 세렝게티에서 굶어죽음. 

1. 명함법

난 헬스가방에 명함 3개정도 챙겨 다님.

운동 다 끝나고 샴푸냄새 풀풀 풍기면서

에어팟 낀 잘생긴 남자 옆에 가서 어깨 툭툭 치고 

남자 물병 옆에 명함 두고 싱긋 웃고 나오면 됨. 

포인트는 **말 안 하는 거** 

남자가 에어팟 빼기 전에 RUN 쳐야 됨

보통 2시간쯤 뒤에 

아 운동이 이제 끝났네요~ 이렇게 카톡오는데 

오늘 잘됐냐고 물어보고 

식단 안 하면 당장 밥먹자*고 하면 됨   

사실 남자들은 헬스장에 친구가 있는 경우가 꽤 많아서 

번호 따는거도 부담스럽고 따일 때 거절하는 거도 부담스러워하더라고. 

솔직히 님들도 못생긴 남자가 번호따면 수치스럽잖. 

이렇게하면 매너있어보이고 번호따는 티 안 나서 좋음.

남들 하는 것처럼 휴대폰 들이대고 구구절절 마음에 들어서용 이러면 그 시간대 남자들 꼬시기는 이제 포기해야되잖아.. 이렇게하면 동시간대 남자들 여러명도 꼬실 수 있음

*식당 추천

서브웨이나 근처 포케집 추천합니다. 저녁 7시에 운동 시작해서 9시쯤 씻고 나오면 이제 갈 식당이 없거든. 서브웨이가 10시까지 영업하기도하고, 포케집도 대부분 9~10시까지해서 가볍게 먹을만함. 처음부터 오마카세~ 이러면 좋기야하겠지만, 가볍게 번호따놓고 저런데 데려가면 너무 묵직하다.

남자쪽에서 식단 안 하냐고 물어보면 아 네! 저 일반식 하는데 단백질만 맞춰먹어요~ 이런식으로 대답하면 됨. 무슨 음식 좋아해요? 이러면 고기요! 이러면 됨. 6년 동안 헬스 하면서 만난 남자들 다 저렇더라. 무던하게 헬스 오래한 애들 특인듯. 니들이 저렇게 대답하면 이제 테낮 헬창 좋아죽음.

2. 식사법

잘생긴 남자가 헬스장 나가는 엘리베이터 탈 때 따라타고 

운동 몇년 하셨어요? 잘하시네요.. 하고 

얼굴 트고 인사 좀 하다가

(아직 번호는 안 받은 상태)

날씨 좋은 날 존나 뜬금없이 

나: 전어 좋아해요? (기타등등 아재느낌 계절별미) 

남자: ??? 네?? 있으면 먹죠?

나: 저녁 약속 있어요? 식단해요? 

남자: 아뇨?

나: 전어 먹으러가요 

     한시간 뒤에 헬스장 앞에서 만날까요?

남자: 네? 네 네네네 

이거 오글거리면 걍

엘베 같이 탄 날 빤히 쳐다보고 

왜요? 이러면 저녁먹을래요? 해

네? 이러면 

*며칠전부터 관심있어서 지켜봤는데 어쩌구 저쩌구 같이 쓸데없는 설명 절대 하지 말고 깔끔하게 툭 던지듯이 산뜻하게*

요앞에 샐러드집 어때요? 하면 

대부분 네... 이러고 잘 따라옴 

*화장을 해야하는가?  

화장 진하게 하면 얘들 도망감. 화장해놓고 운동 제대로 못하면 얼마나 꼴보기 싫겠누.. 절대 헬스장에 남자 꼬시러온 티가 나면 안 됨. 하지만 옷은 새끈하게 입어야한다. 어차피 님들이 사석에서 5점의 여자라고 하면 헬스장에서 옷 차려입고 열심히 운동하기만해도 7점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와꾸에 신경을 쓰지마. 아.. 무게 친다고 인상 쓰면 못생겨지는데 이러면 번따 못하는 거 아닌가? ㄴㄴ 그딴 거 없다. 걔들은 그런 거 더 꼴려함. 꼭 화장을 하고싶다고 하면 음영에 혈색 립밤정도만 추천.

3. 운동법 

이건 운동 잘하는 경우에 쓰셈

스미스 머신으로 숄더프레스 할 때

(대강 한쪽에 10키로 씩 끼우는 경우)

헬창 이쁜이 아무나 잡고 보조해달라고 하면 됨

저기 저 보조좀.. 하고 

벤치에 앉아서 헬창 올려다보고

다섯개만 채울건데 세개부터 딱 두개만 보조해주세요 

운동 끝나고 감사 인사하면 그때부터 말 틀 수 있음

*대화주제 추천

- 오늘은 어디 운동하세요?

- 분할 어떻게 하세요?

- 케이블 암풀다운할 때 등이 풀리는데 왜 그럴까요?>이따 시간 되면 자세 봐주세요>케이블 암풀다운 자세 개야함

근데 사실 이런 대화하는 거보다 쌉소리하는게 타율이 더 높음. 아재 개그 같은 거.. 운동화끈이 영어로 뭔지 알아요? Exercise hotㅋㅋ 원판 떨어지면 ㅎㄷㄷ;; 드랍세트;; 

*대화 장소 추천

엘리베이터, 정수기, 스트레칭 존

이외의 곳에서는 무조건 비추

4. 벤치프레스법

*바벨* 벤치프레스를 시도해봐.

여자들이 안 해서 일단 시도 한다는 거 자체로 헬스장에 모든 남자들이 님을 한 번 씩 쳐다보게됨. 그리고 여자들이 벤치 무게를 많이 못 드는 걸 다들 알고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깔려도 티가 잘 안 남. 

1) 원알엠 법

이쁜 헬창이 지나가면 일어나서 말하셈

저기요 저 원알엠 잴 건데 보조 한 번 만 해주시면 안되냐고...

안 해주는 헬창 없다. 

보조 머리 위로 가서 해달라고 하셈. 개꼴리는 뷰

2) 대놓고 깔리는 법

근처에서 운동하는 헬창 있으면 잡고 말해

(난 너에게 관심은 없고 목적이 있어서 접근한다) 

이걸 눈빛에 깔고 접근해

저기요 

겁나서 그런데 보다가 저 깔리면 구해주세요ㅜㅜ

안 해주는 헬창 없음.

게다가 깔릴까봐 자꾸 보게됨ㅋㅋ 일타쌍피

장렬하게 깔리고 도움받으셈

(5. 음료수법)

헬린이들이 번호딸 때 1순위로 쓰는 방법으로..완전 비추임.

왜냐?

거꾸로 생각해봐

잘 모르는 마스크 낀 남자가 님한테 걸어와서 번호 쪽지 붙은 음료수 주고 간다 해봐. 그거 먹고 싶음? 먹을 수 있음? 난 안 먹을 거 같은데. 뭣보다 엄청 부담스러움. 어 이 사람 나 언제부터 보고 있던 거지? 언제부터 날 주시한 거지? 징그러움. 

음료수는 아무리 생각해도 산뜻하게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네. 위에 방법 부담스럽다고.. 연예인급 외모 아니면 못 쓰는거아니냐?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음료수 주는게 오히려 더 와꾸 탄다고 생각함.. 

음료수 주면서 번호 딴다/받는다는 거는 말도 안 되고 굳이 주고 싶으면.. 아냐 그냥 아직 가망도 없는데 돈을 왜 씀.. 아니다 근데 나도 줘 본 적이 있긴 하니까 내 경험을 쓰자면

- 인사는 안 하지만 서로 알기는 아는 헬스장 npc를 헬스장 옆 편의점에서 마주쳤는데 마침 몬스터가 1+1이었고 그 사람도 카페인 음료 고르고 있었음. 옆에 슬쩍 가서 1+1인데 같이..ㅎㅎ 이러고 사 주고 친해진 적 있고 

- 편의점 1+1인 노맛 프로틴 음료 사서(의도적으로 산거임) 헬스 마치고 나오는 엘리베이터에서 따서 마시다가 우웁;; 이러고 인사도 안 해본 모르는 헬창 쳐다보고 이거 완전 맛없어요 이러고 먹어보라고 새 거 하나 줌. 다음에 맛있는 프로틴 하나 가져와서 주더라. 

야 근데 쓰고나니 이건 와꾸빨 많이 탈 듯 진짜.. 적으면서도 어떻게 했는지... 엄청 오글거리네.. 위에 좀 산뜻한 방법 써...

Q&A

1. 피티 받을 때는 번따하는 법이 다른가요? 

피티받는 헬스장에서는 번호를 딸 수 없어요. 따지마세용. 

위에 얘기했듯이 트레이너랑 얘기하는 순간 접근성 바닥으로 떨어지고.. 뭐 트레이너랑 친해져서 여자친구 있는지 알아내고 트레이너가 대신 번호 받아주고 이런 얘기하는 사람 있는데 다들 알다시피 쉽게 얻어지는 거는 없어요.. 내가 직접 하는 거보다 두배 세배로 신경쓸게 많고, 어려움. 덜 쪽팔릴려나? 내가 보기에는 아닌데..ㅋㅋ 번따해달라고 했을 때 트레이너들끼리 성적인 뒷담 엄청 깔 걸.. 젊은 트레이너들 대부분 양아치라 수준 떨어짐.. 

아 그럼 피티 안 받는 시간에 나가서 번호 따면 안 될까요? 할 수도 있지만 트레이너들은 보통 하루에 10시간 정도 상주하고 있고, 다른 트레이너 회원이라도 피티 회원은 대부분 얼굴 알고있어서... 어느시간에 나가도 대부분 인사할 거에요.. 트레이너랑 잘 합의해서 피티 날 말고 개인 운동은 다른 헬스장에서 할 건데 피티비말고 헬스장 등록비는 안 내면 안 되겠냐 얘기해보십쇼.. 

게다가 헬창들은 기본적으로 피티 받는 여자에 대한 편견 있음.. 지들은 운동 시작할 때 유투브 보고 혼자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굳이 피티를? 휴식시간 거의 없이 개빡세게 토할 정도로 굴리는거 아닌 이상 양아느낌 남자랑 하하호호하면서 하게될건데 이거 그닥 좋게 안 봄. 게다가 몸 좋은 헬창들이 보기에 평범한 트레이너들이 엄청 똑똑하게 가르치지도 않거든 운동 하다보면 알걸.. 얘들 하남자라 못해도 혼자서 열심히 하는 스타일을 선호함. 개념녀st로ㅋㅋ

2. 명함이어야하는건가요? 부담스러워요

굳이 명함 아니어도 됩니다~ 쪽지도 괜찮

수첩 대강 찢은 거에 번호만 적어서 주면 될 듯합니다.

괜히 이쁜 메모지 이런 거 아깝게 쓰지 마세요. 

저는 일단 평판에 수입 영향이 전혀 없는 직업이라 오픈 했고요. 번호 받더라도 모르는 사람한테 연락하는 거라, 남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신뢰감을 주기 위해, 전 일부러 내가 지고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제 신상을 조금 깐 거도 있었습니다~ 

근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냥 번호만 띡 적어서 줘도 연락왔을듯ㅋㅋ

아직 덜씀 돈은 번호 따고 주셈 

아냐아냐 따기전에 일찍 줘도 됨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