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읽어 본 마케팅 책] 조앤 롤링은 정말 기차에서 해리포터를 썼을까

창의력이 부족해 고민인가. IQ가 어떻게 되시나.

앨런 가넷의 이 책에 따르면 IQ는 대충 104만 넘기면 누구나 창의적이 될 수 있다

심지어 매우 큰 돈을 벌 수도 있다.


| 비틀즈와 모차르트에 대한 거짓말


Scrambled eggs

Oh, my baby, how I love your legs

Diddle diddle

I believe in scrambled eggs


어느 유명한 노래의 초안이다. 가사라고 할 게 없는 개소리의 나열이다. 그런데 이 가사가 후에 무엇이 되는지 아는가? 비틀즈의 예스터데이가 된다. 폴 메카트니가 처음 멜로디를 떠올린 날로부터 20개월째 되던 날이었다. 그 20개월은 아주 치열하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비틀즈 뿐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에게도. 오죽했으면 디렉터였던 딕 레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그 망할 놈의 노래 또 한 번만 불러봐. 피아노를 아주 갖다 버릴라니까.”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중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는 흥분한 원숭이처럼 날뛰다가 어느 순간 몰입해 악상을 적어 내려 간다. 넘쳐흐르는 영감 속에서 그는 머릿속에 떠오른 곡을 악보에 옮겨 적기만 하는 것 같다. 독일에서 발견된 모차르트의 초고는 단 하나의 수정도 없이 완벽했다. 그 초고에서 그는 음악의 신이 깃든 완벽한 천재였다. 그러나 이것은 잡지를 팔고 싶었던 요한 로흘리츠가 만든 가짜 자료였다.


“오랜 시간 공들인 노력의 소산”


정작 모차르트는 한 편지에서 자신의 작품들에 대해 이렇게 썼다. 실제 발견된 그의 악보들은 수정의 흔적들로 가득했다. 모차르트는 위대한 음악가였지만, 그저 천재적인 영감에 의지해 곡을 뽑아대던 신의 대리인은 아니었다. 그는 평범한 작곡가들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지루한 시간을 견뎌냈다. 모차르트와 폴 메카트니는 모두 노력파였고, 그런 자신의 작품을 소중히 생각했다.



- 모차르트가 수정한 흔적들


오랫동안 창의력은 천재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위대한 작품의 탄생은 흔히 번뜩이는 영감과 함께 묘사되어 왔고, 모두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우리가 놀라운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과 달리 우리가 평범하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창의력은 태어날 때부터 그 크기가 정해져 있어서, 우리가 조앤 롤링이나 크리스토퍼 놀란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앞으로의 이야기는 창의력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믿음을 부숴줄 것이다. 우리는 창의력이라는 글자 앞에 쪼그라들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은 창의력에 대한 매우 날카롭고 구체적인 인사이트들로 가득하다. 1만 시간의 법칙처럼 막연한 희망과 노동을 주문하지도 않는다. 보다 실제적인 공식과 사례들로, 창의적이고 싶은 당신이 가야 할 길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 창의성과 지능에 대한 실험


오스트리아의 한 연구팀이 창의력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들은 297명의 사람들을 뽑아 IQ 테스트를 한 뒤 6개의 확산적 사고 문항에 답하게 했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이었다.

“청소기를 청소 이외의 용도로 쓸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적어보시오.”

그들은 사람들의 답을 ‘독창적이지 않음’부터 ‘매우 독창적임’까지 4단계로 나누고, 답의 개수와 퀄리티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그러자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답변의 양은 IQ가 86만 넘으면 비슷비슷했다. 답변의 질은 IQ 104까지였다. 그 이상을 넘으면 IQ와 답변의 퀄리티가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IQ 104는 지능 상위 40%다. 전 세계 인구로 치면 약 30억 명에 해당하는 숫자다. 실험의 결과가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지구인의 40%는 언제든 천재들처럼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그런데 왜 누구나 천재가 되지는 못할까.


"천재 크리에이터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살아생전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 고흐의 그림은 한 점에 1.600억 원을 호가한다. 고흐는 천재로 살지 못했지만, 죽은 뒤에는 천재가 되었다. 고흐의 지위가 이렇듯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가 그림을 보는 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고흐의 재능은 죽기 전에도 후에도 같지만, 대중은 끊임없이 변한다. 천재를 결정짓는 것은 예술가의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천재는 대중이 결정한다. 아무리 멋진 소설을 써도 읽는 독자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엄청난 끼가 있어도 유튜브 업로드를 하지 않으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자신을 알리는데 겸손한 과학자는 곧 잊히고 만다. 크리에이터가 속한 사회의 ‘문화적 인식’이 천재를 만든다.


너무 색다른 것은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지만,

너무 친숙한 것들은 아무런 흥미도 자아내지 못한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중


잠시 구석기 시절로 돌아가 보자. 호모 사피엔스 하나가 몹시 굶주려있다. 그 앞에는 두 가지 나무가 있다. 오른쪽 나무에는 익숙한 과일이 열려있고, 왼쪽 나무에는 낯선 과일이 달려있다. 무엇을 먹어야 할까. 그는 먼저 익숙한 과일들을 볼 것이다. 만약 그 과일을 먹고 탈이 난 기억이 없다면 그것을 먹는다. 만약 그 과일에 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왼쪽의 낯선 과일에 도전해야 한다. 이때 그가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새로운 과일을 먹지 않으면 그의 결말은 둘 중 하나다. 굶주려 죽거나, 익숙한 독사과를 먹고 죽거나. 그래서 우리의 뇌는 친숙한 것을 선호하지만, 낯선 것에도 흥미를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뇌는 너무 익숙한 건 지루해하고, 너무 낯설면 거부감을 느낀다. 이 까다로운 성향은 바꿀 수 없는 우리의 본능이다. 위대한 아이디어들의 비밀은 여기에 숨어있다. 히트한 아이디어들은 무엇인가. 아주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주는 것이다. 널리 선택되려면 친숙해야 하고, 관심을 유지하려면 색달라야 한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친숙하게 여기는 것. 세상의 모든 아이디어들은 (선호도, 친숙도)의 좌표로 표현할 수 있다. 그것을 이으면 종 모양의 곡선이 완성되는데, 바로 이것이 크리에이티브 커브다.



| 크리에이티브의 커브


모든 아이디어들의 목적지는 ‘스윗 스팟’이다. 그리고 최대한 여기에서 오래 버티는 것이다. <해리 포터>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친근한 설정들이 있었지만 이전까지의 마법사 이야기와는 완전히 달랐다. 해리포터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국면의 사건들이 펼쳐져 시즌이 거듭되어도 절대 지루해지지 않았다. 조앤 롤링이 의식을 했든 못했든, 해리포터의 구조는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아주 중요한 좌표에 최적으로 설계되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스윗 스팟’에 올라, 그 자리에서 오래 버틸 수 있을까. 


거기에는 4가지 법칙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결코 통찰력을 가질 수 없다

| 소비의 법칙


스윗 스팟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현재 내 아이디어가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싶다면 유튜브를 많이 봐야 한다. 그래야 내 아이디어가 유튜브에 이미 흔한 것인지, 신선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 저자는 깨어있는 시간의 20%를 창작 분야에 속한 자료에 소비하라고 말한다. 그러면 어떤 아이디어가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어디쯤에 해당하는지 전문가 입장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이디어를 영감에 빗대는 이유가 무엇일까. 실제로 샤워하던 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그것은 좌뇌와 우뇌의 특성에 따른 것이다. 좌뇌는 논리를 담당하고 우뇌는 직관을 담당한다. 좌뇌가 정보를 활발하게 처리하는 동안에는 우뇌의 활동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다 답을 찾지 못한 좌뇌의 활동량이 우뇌의 활동량보다 떨어지는 바로 그 순간, 아하! 우뇌에 저장되어 있던 답이 마법처럼 튀어나온다이것이 우리가 아이디어를 '영감의 순간'이라고 기억하는 이유다. 바로 이 아하 순간을 위해서 우리는 많은 연료, 즉 정보를 축적해두어야 한다.


그런데, 잠깐. 나는 깨어있는 시간의 20%를 이미 유튜브를 보는 데 쓰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내가 내는 유튜브 채널 아이디어는 별로일까. 왜 모두가 골드 버튼을 받을 수는 없는가.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모방의 법칙이다.


성공한 모든 것에는 패턴이 있다, 그것을 훔쳐라

| 모방의 법칙


창의성에 대해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완전히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완전히 새로운 것은 인간들의 본성을 자극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익숙하지만 새로운 것이다.


예를 들어 로맨스 소설 작가 사라 맥린은 로맨스 소설들에서 두 가지 패턴을 발견했다.


1) 독자들은 주인공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끝나기를 기대한다

2) 블랙 모먼트 -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순간, 예를 들면 주인공의 연애 관계가 박살 나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맥린은 이 두 가지 패턴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았다. 그리고 모두가 사랑하는 로맨스 소설을 쓸 수 있었다. 내가 소비해온 수많은 콘텐츠들로부터 몇 가지 패턴을 아내보자. 그리고 그 패턴을 모방해 나만의 방식으로 재구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스윗 스팟으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것도 창의력이다

| 창의적 공동체


내가 실력이 있으면 누군가 와서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 이것이야말로 천재 스토리의 가장 큰 해악이다. 과연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은 다른 학자들보다 생산력이 두, 세배 높았을까. 연구 결과, 그들과 다른 과학자들의 가장 큰 차이는 멘토였다.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의 멘토는 자신들의 연구에 멘티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켰고, 논문의 핵심멤버 등재해줬다. 경력 초기부터 다양한 논문에 이름이 등재된 과학자들은 후에 더 좋은 연구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었고, 결국 이 작은 차이가 노벨상이라는 큰 차이로 돌아온 것이다. 


아이디어로 성공하고 싶다면 내 주변의 인맥을 그에 맞게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먼저 성공한 사람을 만나라. 당신을 끌어올려줄 게이트 키퍼들을 팔로우 하라. 딴지를 거는 사람들과 끝장 토론을 하라. SNS에 자기 홍보를 하라. 이 모든 것들도 창의성의 일환이다. 창의성은 사회적 산물이기도 하니까.


세계의 창조

| 반복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는 새로운 메뉴를 하나 개발하는데 18~24개월이 걸린다. 그들은 신메뉴를 만드는 동안 개념화 - 압축 - 큐레이션 - 피드백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앞선 크리에이티브 법칙들 :  소비 - 모방 - 공동체의 피드백을 끝없이 반복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해나가는 것이다. 벤앤제리의 플레이버 구루들은 우선 가능한 많은 메뉴를 생각해낸다(개념화). 수백개의 후보군 중 실제 실험 가능한 15개 정도의 아이디어를 골라낸다(압축). 그 후 실제 제품을 만들어 먹어보는 과정을 거치며, 맛을 더 좋게 개선시킨다(큐레이션). 그후 제품이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어느 단계에 위치해 있는지 확인하면서 메뉴를 없애거나 유지한다(피드백).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영화도 코미디도 모두 반복을 통해서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스윗 스팟을 찾아간다. 

 


" 조앤 롤링은 정말 기차에서 생각난 아이디어로 대박났을까."


 


흔히 해리포터는 조앤 롤링이 타고 가던 기차가 고장 나 연착된 통에 ‘불현듯’ 떠오른 이야기라고 알려져 있다. 영감에 휩싸인 미혼모가 낮에는 아이를 돌보고 밤에 글을 써 성공했다는 이미지그러나 조앤 롤링이 첫 번째 영감으로부터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완성하기까지는 무려 5년이 걸렸다. 5년 동안 조앤 롤링이 한 것이 그저 틈틈이 짬을 내서 휘몰아친 영감을 받아적는 일이었을까. 그녀는 아주 치밀하게 설정들을 고치고 또 고쳤다. 그녀가 공개한 해리포터 1권 1장의 변종만 15종이 있었다. 롤링은 플롯을 짜기 위해 호그와트와 해리포터 교실의 모든 등장인물을 담은 도표까지 만들었다. 어떤가. 아직도 롤링의 두뇌는 창의적이고, 당신의 두뇌는 창의적이지 못한 것 같은가.


“마법학교에 입학하라는 통지서를 받을 때까지 자신이 마법사인지 몰랐던 소년”


이 정도의 영감은 당신도 종종 떠올리지 않는가. 우리도 이 정도 창의적인 생각은 가끔 하지 않는가.

이 단순한 한 줄이 4개의 기숙사를 갖춘 마법학교와 온갖 인간 군상들이 속한 마법부, 최고의 마법사 월드컵으로 다듬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곡절이 있었을까.


인정하자. 우리의 영감은 조앤 롤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녀처럼 끝낸 적이 없을 뿐.


이제 우리는 제대로 끝내는 공식을 배웠다.


작품 등록일 : 2023-10-01
천재는 대중이 결정한다
초리   
다시 메모
Asher...   
언니 이거 언니가 책 요약한 거야?

푹 빠져서 너무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고 돈 드림

고마워
ag****   
오늘부터 해볼까나!!
카레   
좋다♡
모찌   
우아,
역시 천재란 지루한 과정을 묵묵히 버티면서 만들어지나봐.
qw   
창의적 인재, 창의력 교육 이런 단어들 볼때마다 거부감이 심했음.
마치 도깨비 방망이 뚝딱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대답이 나오는 걸 요구하는 듯 해서
창의력이 기존의 정보와 끊임없는 수정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에 공감
피카츄파츕스   
Love you
은월   
사랑해언니
A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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