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잊고 잘못은 용서한다, 테레사 탈리앵

스페인 은행가의 딸로 태어난 테레사 카바뤼는 어렸을때부터 어딜가나 제일 예뻤다. 

 

육감적인 몸매로 늘 모든 이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보르도 감옥에 갇혔을때도 그랬다(첫 남편 퐁트네 후작과는 이미 이혼한 상태였음)

그쪽 지방 파견의원으로 나온 탈리앵은 테레사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서

 

"뭣들하느냐!!! 당장 아씨를 댁으로 모셔라!!! " 

 

감옥에서 바로 빼내주었다.

 


<감옥에서 갓 출소한 테레사 카바뤼>

 

 

두 사람은 연인사이가 되었고, 

테레사는 탈리앵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을 감옥에서 구해 주었다.

 

이를 못마땅한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던 로베스피에르가 대뜸 소리를 질렀다.

테레사 카바뤼씨 프랑스 귀족이랑 이혼한건 잘 알겠는데, 

원래 스페인에서도 귀족이었으니까 또 감옥가셔야 한다고.

호구등신 탈리앵을 유혹해서 그 정직성을 훼손했기 때문에 용서해 드릴 수가 없다고.

 

와. 

어이가 없지만 그렇게 또 감옥에 갇혔다.

로베스피에르의 서슬이 너무 퍼래서(반항하면 바로 단두대로 보냈음) 

탈리앵은 기가 죽었다.

빨리 나 좀 꺼내달라는데도, 눈을 슬슬 피하는게 아닌가!

 

테레사는 빡쳐서 그를 겁쟁이라고 비난하는 편지를 썼다.

 

탈리앵은 사내중의 사내였다. 

아무리 로베스피에르가 무서워도 테레사에게 겁쟁이라고 찍히는건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로베스피에르를 탄핵하는 연설을 했다.(공모자들도 힘을 보탰다)

 



저 눈알봐라 눈알. 지금 탈리앵은 모든 것을 다 걸었다.

 

그렇게 테레사를 제일 먼저 구하고, 

테레사의 친구 로즈(조제핀)도 구했다.

그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렸다.

사람들은 테레사를 구원의 성모, 테르미도르의 성모라 불렀다.

 

테레사와 탈리앵은 결혼해서 딸도 하나 낳고 잘 지내는가...싶더니만

뭐가 좀 잘 안맞았나보다.(탈리앵이 질투를 많이 했음)

금방 이혼한다.

탈리앵 입장에서 뭐...딱히 엄청 억울할 건 없는게,

얼마 살지도 않고 이혼했는데 후세 사람들은 테레사를 

'마담 탈리앵'으로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살롱의 여신으로 제일 잘 나갈때(거의 정부 고위직 모두와 연애를 했음) 

테레사는 원없이 화려하게 살았다.

 

뤽상부르 궁에서 열리는 파티에서 테레사는 사실 조제핀 보다 늘 한발짝 앞서 나갔다.

둘은 종종 쌍둥이처럼 입고 오기도 했는데

테레사는 그 누구보다도 화끈하게 파티를 즐겼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이 이 2리브르짜리 동전 무게보다 덜 나가는지, 아니면 더 나가는지,

우리 한번 내기해 볼까요? "

 

그러면 바라스는 신이 나서 판을 깔았다.

 

"오오!! 내기는 유효합니다!!!  자자, 돈을 거세요 돈을. 

신사 분들 거기 뭐합니까, 어서 탁자에 돈을 거세요!

그리고 저울 하나 가져와요! "

 

그러면 조제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몰래 빠져 나왔다.

(조제핀은 본인에게 별 이득이 없는 유흥에는 참여하지 않았음)

 

나불리오네 부오나-파르테 장군도 그때 파티에 같이 있었는데 

다들 테레사 쇼 보느라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혼자서!!! 정말 혼자서 조제핀을 따라 나오곤 했다.

 

"저...부인, 우리 곧 다시 볼 수 있겠지요? "

 

조제핀은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고 말했다.

 

"어머, 장군님, 그건 전적으로 당신께 달렸어요! "

 

그리고 바로 집으로 가버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나폴레옹이 테레사 탈리앵에게 잠시 추파를 던졌던 것도 사실이지만,

테레사는 이미 잘나가는 사람들과 사귀고 있었다.

 

나중에 테레사의 사실혼 남편이 되는 은행가(투기꾼) 우브라르는 

꾸질꾸질한 차림의 나폴레옹을 많이 무시하고 업신여기기도 했다.

(나폴레옹은 그런 거 절대 안 잊어버리고 나중에 잔잔하게 복수함)

 

당시엔 별볼일 없을 줄 알았던 촌놈이 갑자기 승승장구해서 

제1집정이 되고 종신집정이 되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나폴레옹은 테레사와 조제핀이 서로 만나지 못하게 

테레사를 아예 궁정에서 추방해 버렸다.

 

테레사는 나폴레옹을 싫어하던 한 무리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밖에 없었다.

 

마담 드 스탈, 나폴레옹의 철천지 원수가 운영하는 살롱에서 

테레사는 또 다른 미의 여신,  줄리엣 레카미에와 놀았다.

 


<마담 드 스탈, 나폴레옹을 비판하는 글을 엄청 많이 썼음>

 

 


<나폴레옹 시대 삼미신 중 또 다른 한 명, 줄리엣 레카미에. 이 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

 

 

 

그와중에 연애도 또 열심히 하시어, 

테레사는 당시 프랑스 최고 부자 우브라르와의 사이에서도 자식 넷을 얻었다.

(전부 엄마 성을 따랐음)

 


<가브리엘 줄리앙 우브라르, 은행가라 쓰고 투기꾼이라 읽음. 어쨌거나 엄청 부자였음>

 

 

 

 

 

그러다 운명의 남자, 

프랑수아 조제프 리케 드 카라망 백작을 만나게 된다. 

마담 드 스탈의 살롱에서였다.

 



<이분네 가문 공식홈페이지에 나온 대표 이미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카라망 백작이었다가 외삼촌이 시메 땅을 물려주면서 시메 왕자님이 되심>

 

 

두 사람은 금슬이 좋아 네명의 아이를 더 낳는다.

 


<시메 왕자님과 시메 공주님의 단란한 한때. 나폴레옹은 부러우면 부럽다고 할 일이지, 자식복 쩌는 테레사를 가리켜 들판의 馬牛 같다고 모욕을 줌>

 

 


 <나폴레옹! 이렇게 우아한 소 봤냐 어?>

 

 

 


<공원에서 바라본 시메 성, 워털루 전투 이후로 잠시 네덜란드에 속했다가 현재는 벨기에에 속해 있음>

 

 


<시메 성 안에 있는 극장>

 

 

두 사람은 음악을 사랑해서 집으로 음악가들을 많이 초청했다. 

음미체에 모두 강했던 시메 왕자님은 키도 크고 운동도 잘했으며 바이올리니스트기도 했다.

 


<중년의 시메 왕자>

 

 

조제핀은 이혼하고 나서야 겨우 테레사와 만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말메종에서 눈물의 재회를 했다.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둘은 여전히 따뜻한 친구 사이였다.

(사실 조제핀은 이혼하고 나서 더이상 나폴레옹에게 얽매이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기도 했다)

 

그러다 조제핀이 갑자기 먼저 가고(1814년 5월)

테레사는 인생의 진한 현타를 느끼게 된다.

 

나폴레옹이 퇴위하고 나서 테레사는 왕년의 살롱 여왕 답게 다시 프랑스 궁정에 복귀할 수 있을까 기대를 품은 적도 있었지만 루이 18세는 테레사의 궁정 출입을 금지했다.

 

그거는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테레사를 보면 단두대 공포 정치 시절이 생각나니까 자기도 모르게 불알이 오그라들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런데 네덜란드 윌리엄 1세마저도 대놓고 테레사만 따돌리는게 아닌가.

 

남편 시메 왕자한테는 1차 국무원 의원이라는 벼슬도 주고, 궁정 파티에도 초대했는데

정말 딱. 

테레사만. 

오지 못하게 했다.

(초대장에서 테레사 이름만 빼버림)

 

테레사는 충격도 받고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다.

남편이 그깟 벼슬 때려치고 

그깟 궁정 파티 안갔으면 좋겠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그래서 마음을 좀......다쳤다.

 

"당신, 나랑 결혼한거 후회하는건 아니지...? 아니라고 말해줘요. "

 

생전 안하던 약한 소리까지 한 것을 보면 천하의 테레사도 나이가 들어버렸나 보다.

 

허탈함을 이겨내기 위해서 테레사는 자선활동에 몰두한다.

 

540개의 병상을 갖춘 호스피스 병원을 운영하고,

실 공장을 설립해서 일자리를 만들어 냈으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것은 물론,

복권 당첨자에게 상금도 지급한다.

 

당시 그녀에겐 그것이 유일한 행복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살았습니다.

미움도 복수의 마음도 없이 나는,

그저 살아온대로 살다가 

죽고 싶습니다. "

 

건강도 차츰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번식의 여왕, 들판의 馬牛라고 하나 열한번이나 출산을 겪은 몸이 온전할리 없었다.

 

하혈도 잦았고, 간질환에 시달렸다.

가끔 복수가 차서 배가 부풀어 오르기도 했다ㅠㅠ

간때무니야 간때무니야 모든게 간때무니야

 

그녀는 1829년 7월 25일,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남편과는 25년 동안 그래도 행복하게 잘 살았다.

 

 

그녀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쓰여 있다.

 

Consoler, Secourir, Charmer, violà tout sa vie 

남을 위로하고, 도왔으며, 매력이 넘쳤던 그녀,

그것이 그녀의 평생이었다. 

 



그리고,

 

실수는 잊고,

잘못은 용서한다.

 

이건 그녀의 평생 좌우명이었다고 한다.

 

 

 

* ANGE

 어떤 제목을 얘기하는 거야? 

"실수는 잊고 잘못은 용서한다."이거 말하는 건가?

따로 어디서 제목을 보고 쓴 건 아니고, 실제로 테레사의 평생 모토가 그랬대.

"Forget errors,

pardon wrongs."

요거 번역한거임

 

*표로롱

테레사가 낳은 아이들에 대해서 이래저래 말이 많은데 여러 기록으로 확인한 바로는 

첫결혼에서 한명

두번째 결혼에서 한명

중간에 혼외자 한명

사실혼 관계에서 네명

마지막 결혼에서 네명

이렇게 총 열한명으로 알고 있어.

 

 

 

 

작품 등록일 : 2023-12-13
최종 수정일 : 2023-12-13
실수는 잊고 잘못은 용서한다. 좋다.
Yuna   
재밌다
ju*********   
열한명 ㄷㄷ
판리자   
세상에
as******   
실수는 잊고 잘못은 용서한다
둠둠챠챠   
와우 너무 재밌다!
시애틀의 ...   
애를 8명 나은겨? 대단
핫춋쿗   
제목은 원어로 뭐라고 해? 인상깊구먼
ANGE   
실수는 잊고 잘못은 용서한다
su******   
글 잘 읽었어요~!
qn****   
사랑이 많은 여자엿네
시트러스   
진미언니 언니 광팬이오
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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