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곡 소개 《예쁜이》 , 《우리 당 영원히 따르리》


 

이미 많은 분들께선 제가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신봉하는 우파이자 북한 덕후라는 것을 인지하고 계시지만 아직 모르고 계신 분들을 위해 제 소개를 조금만 하자면 저는 북한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으로 이미 북미새라고 소문이 쫙 났어요. 남미새이거나 돈미새인 분들은 머리 잘 쓰고 전략 잘 세워 잘난 남친을 만나거나 계좌에 돈이 많기라도 하지 북미새는 실속이 진짜 하나도 없습니다. 별난 년 취급당하거나 빨갱이로 오해받기 일쑤입니다. 가뭄에 콩 나듯 저한테 호감을 갖고 다가오시는 남성분들이 계셨지만 북한 얘기만 했더니 다 떨어져 나가셨습니다. 그래서 현재 남친도 돈도 없이 삽니다.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멀쩡한 성인 여성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냐고요? 북한의 문화 예술이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 평양출판사에서 발행한 조승찬 작가의 <녀기자>라는 소설을 무척 흥미롭게 읽었고요. 당과 체제를 선전하는 포스터들을 보면서 막 가슴이 벅차올라 폰 앨범에 저장 해놨습니다. 또한 북한 음악과 공연을 매일 접하고 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VWbxdph148

《패권을 단숨에단체 무용

조선로동당창건 70돐경축 1만명 대공연 중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pYP83d9woj0

운명의 손길색소폰 2중주

화성-142차 시험 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모란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합동 공연 중에서

 

기교가 훌륭한 건 말할 필요도 없고 보면서 흥분되지 않나요? 물론 북한의 곡들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과 조선로동당 그리고 그 체제를 선전하고 미화시키는 가사가 절대다수인지라 정상적인 한국인 입장에선 좋지 않게 보이고 불편한 것은 너무 당연하고 저 또한 그러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하려는 이유는

 

1. 북한 곡 듣기 좋으니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현실에서도 이 사이트에서도 종종 받고 있음

2. 그래서 단순히 추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경 설명을 하면서 북괴들을 까려고

 

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아시다시피 북한에선 온갖 반인륜적인 일들과 상식적이지 못한 일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도 신음하고 있는 북한의 주민들과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 위기에 떨고 있는 탈북자들을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김정은 정권은 주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들을 박탈하고 끊임없이 착취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냥 착취하면 말을 안 들어 처먹을 테니 입을 털어야 하겠죠?

 

평생 내 노예로 살다가 디져라 새끼들아위대한 어버이 수령님과 어머니 조선로동당을 위해 목숨 바치자. 지금은 힘들더라도 언젠가 우리들 그리고 후세대들은 행복해질 것요런 식으로다가 온갖 미사여구 그리고 되지도 않는 거짓말로 선동하려다 보니 혓바닥이 길어지고 예쁘게 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예술인들은 노래를 잘 뽑아요. 연주하는 사람들과 가수들의 실력 또한 훌륭합니다. 북한에선 예술인들 양성하는 데 엄청난 투자를 하거든요. 신동을 발견하면 어렸을 때부터 빡세게 교육하고, 활동을 시작한 뒤 인기를 얻는다던가 김정은의 마음에 들면 공훈 배우’ , ‘인민 배우같은 칭호를 주면서 온갖 특혜도 같이 줍니다. 그들은 체제 선전을 위한 나팔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사 작곡도 연주도 노래도 목숨 걸고 하기에 결과물이 좋을 수 밖에 없어요. 독재 국가에서 가장 잘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노래 만드는 것입니다.

 

그 목적이 괘씸하고 가사가 띠꺼워도 노래가 예쁜 건 예쁜 겁니다. 잘 만든 건 잘 만들었다고 인정하고 내 취향에 맞으면 들어야지요. 내가 누군가를 싫어하더라도, 심지어 그 사람과 머리끄댕이 잡고 서로의 부모를 헐뜯으면서 싸우고 손절했더라도 그 사람이 뭔가를 잘하면 인정하고 때로는 칭찬도 할 줄 알아야 대인배인겁니다. 어차피 한국인 중에 평양냉면을 먹고 주체 사상 신봉자가 되는 사람이 없듯이 북한 노래 좀 몇 곡 듣고 우와 쩐다 남은 생을 빨갱이로 살다가 기회 봐서 월북해야지하는 사람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두 곡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가사에 대한 배경 지식을 설명하고 노래 가사와 링크를 첨부할 것입니다. 반응 괜찮으면 추후 다른 곡들도 더 소개해 볼게요.

 

*

 

예쁜이

 

북한에선 육이오 전쟁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지들이 먼저 일으켜놓고선 미국과 남조선이 먼저 침략해서 발발한 전쟁이라고 발악발악 우깁니다. 그리고 727일 정전 협정일을 전승절(조국해방전쟁 승리일)’이라며 미제 놈들이랑 이승만 괴뢰정권을 물리치고 다 이겨 먹었다고 또 구라를 칩니다. 게다가 매년 기념하고 있는데 정말 미친놈들이죠? 당시 참전했던 노인들을 비행기에 태워 평양에 모셔다 놓고 훈장 주고 박수 쳐주고 정은이가 직접 악수도 해주고 합니다. 그러면서 공연 때 꼭 트는 곡 중에 한 곡이 이 노래인데요. 가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육이오 당시 예쁜이라고 불리던 간호원 소녀가 있었대요. 누가 전선에서 병사들 치료하라고 등 떠밀어서 온 게 아니라 본인 의지로 탄원해서 왔대요.


북한에는 탄원이라는 제도가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봉사하는 제도라고 하지만 사실상 거의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노동 착취의 수단입니다.

 


 

간호원 예쁜이가 탄원해와서 병사들한테 친누나 같은 간호원으로 복무하다가 미국 탱크가 들어와 다 디지게 생겨 카미카제 정신으로 수류탄 안고 적들을 무찔렀대요. 그렇게 지켜낸 우리 위대한 공화국은 지금 예쁜 새들이 노래 부르고 길바닥엔 꽃이 만발하네 갸아악 해피엔딩 구웨애액 만세!하는 내용입니다. 너희 노예들은 예쁜이를 본받으라는 의도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RfyvIdHa_bY

 

[가사]

 

1

조국에 포연이 휘몰아칠 때 처녀는 전선에 탄원해 왔네

어머니 내 조국 기어이 지키리

처녀는 전선에 탄원해 왔네

그 이름 예쁜이 간호원 예쁜이

처녀는 전선에 처녀는 전선에 탄원해 왔네

 

2

바위도 불타던 전호가에서 처녀는 병사들 누이 되었네

뜨거운 그 정성 고지의 꽃처럼 처녀는 병사들 누이 되었네

그 이름 예쁜이 간호원 예쁜이

처녀는 병사들 처녀는 병사들 누이 되었네

 

3

어느 날 달려든 적 땅크(탱크) 향해 처녀는 나갔네 수류탄 안고

간악한 원쑤(원수)의 무리를 맞받아 처녀는 나갔네 수류탄 안고

그 이름 예쁜이 간호원 예쁜이

처녀는 나갔네 처녀는 나갔네 수류탄 안고

 

4

처녀가 지켜선 조국 땅 우에(위에) 고운 새 우짖고 꽃은 만발해

영웅의 그 넋을 영원히 전하며 고운 새 우짖고 꽃은 만발해

그 이름 예쁜이 간호원 예쁜이

고운 새 우짖고 고운 새 우짖고 꽃은 만발해

고운 새 우짖고 고운 새 우짖고 꽃은 만발해

 

*

 

우리 당 영원히 따르리

 

북한에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아버지, 조선로동당은 어머니라고 세뇌시키고 있어요. 늘 어머니 우리당 이지랄하면서 인민들은 당이 하는 건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합니다.

평양시 대동강 구역의 문수거리에는 엄청 커다란 당창건기념탑이 있어요.

 



조선로동당을 상징하는 낫과 망치 붓을 든 손이 보이죠?

낫은 농민을, 망치는 로동자를, 붓은 지식인(근로 인텔리)를 상징합니다.

이 곡의 가사인즉 그 낫과 망치와 붓으로 공화국을 지상 낙원으로 만들어줬으니 인민들은 무조건 당의 뜻을 따라야 한다. 토달지 말아라하는 내용입니다. 지난 1231일 평양에서 신년맞이 공연했을 쩍에도 이 노래 나왔는데 보니까 씐나더라고요. 히히히

 

https://www.youtube.com/watch?v=GYjOBRuYSyg

 

[가사]

 

1

그대는 기폭에 빛나는 창조의 마치(망치)

얼마나 굳건한 초석을 다져 왔던가

일심단결 반석 우에(위에) 강국의 기둥을 세워

인민의 락원(낙원)을 펼처준 당 그 손길 우린 잡고 사네

 

2

그대는 기폭에 빛나는 애국의 낫으로

얼마나 풍요한 열매를 가꾸었던가

사회주의 이 강산에 행복에 씨앗을 뿌려

번영을 안아온 고마운 당 그 뜻을 우린 꽃피우네

 

3

그대는 기폭에 빛나는 예지의 붓으로

얼마나 눈부신 미래를 설계하던가

온 세상에 부럼없는 리상향(이상향)을 그려주며

기적을 새기는 위대한 당 그 위업 우린 받든다네

 

랄라라 인민을 향도하여

위대한 이 조선 빛내가는 우리 당 영원히 따르리

 

*

 

소개를 마치며 광주광역시에서 진행 중인 정율성 기념사업도 같이 비판하겠습니다.

 

광주광역시 남구에는 정율성로라는 도로명이 존재합니다. 매년 정율성 음악회를 열었고 오는 3월 말 정율성 역사공원이 준공될 예정이지만 광주시는 새로운 공원 명칭으로 변경을 고려하면서 여러 검토 과정을 거쳐 문을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정율성과 걔 기념사업에 대해 모르고 계신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정율성은 1914년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중국 난징으로 가서 일본군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얜데요. 스물다섯 살에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였고 나중엔 아예 중국인으로 귀화했습니다. 육이오 때 중공군과 북 괴뢰군의 사기를 높이는 응원곡을 만들었고 전선에서 우리 국군과 싸웠던 전범입니다. 사망 후 그의 시체는 중국 공산당 혁명투사 묘지(바바오산 혁명 공묘. 영문으로는 Babaoshan Revolutionary Cemetery. 현재 베이징시 스징산구에 위치해 있음)에 묻혔습니다.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음악적 재능이야 훌륭하다는 이유로 이런 사람을 기리는 추모 공원을 조성하기 위하여 국가 예산 48억 원을 쏟아부어 기념 공원을 짓는 것도 위인 취급하는 것도 반대합니다. 좌파 인사들은 이것을 이념 문제라고 몰아가시던데 아닙니다. 이것은 이념 문제가 아닌 상식 문제입니다. 강기정 광주 시장께선 본인의 페이스북에다 기념 공원 세우면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쓰셨던데 ㅋ 글쎄요. 제가 보통의 중국인이라면 명동에서 쇼핑하고 강남에서 시술받다가 귀국 할 것 같고요. 역사를 제대로 배운 중국인이라면 와서 그 꼬라지를 보고 한국인들은 즈그들을 쌔려팼던 사람을 위인 취급하고 있는 병신들이네라며 비웃고 갈 것 같은데요?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세요.

 

앞서 말했듯 북한 노래를 즐겨 듣는 사람이지만 한국에서 이런 식으로 한국에서 우리들의 전범을 기리는 공원을 세우는 것은 결코 있어선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음악가였다는 이유만으로, 일제와 맞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전범을 위인이라고 우기면 안 됩니다. 그건 북괴 놈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저는 지금도 끊임없이 정율성 기념사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계시는 호남분들, 광주 시민분들을 지지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고 글 마치겠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총과 칼을 들이댔던 전범을 더 이상 우리 땅에서 국민들의 혈세로 기념하지 마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품 등록일 : 2024-01-27
최종 수정일 : 2024-01-27
예술하면 자유를 떠올리는데 자유가없는 북한에서 이렇게 좋은 예술을 많이 생성한다니~~! 너무 재밌엉~! 위스키랑 초콜릿 먹으면서 유투브로 단숨에 보고있는 1인-
언년이 흥해랏~!!
올리브   
와 너무 재밌오서 후딱 읽음…북한월간언년이드 출간하실 생각 없슈??

부칸에서 례술인을 그리 양성한다니 처음 안 사실에 노래들 힘찬거 무엇ㅋㅋㅋ색소폰 2중주는 가심이 두근거리게 한다..글구 정율성 저 사진에서 박성웅 살짝 보임ㅋㅋㅋ
Toffl   
언년이를 통일부로!
살치살 꽃살   
정율성이 누군지 이제야 정확히 알겟어
감사감사
타스키   
색소폰 두아저씨가 마음을 후비는군요. ㅎㅎ
gl***   
언년씨는 전문가네
ca47   
단숨에 노래 힘차다 ㅋㅋㅋ
악! 역사 기념비 그만 만들었으면 ㅠ. 극공감이양
삐약   
짝짝짝
an****   
글 너무좋아 술술읽힘
역시 뭐하나 진득하게 파는 사람은 멋있다
밍밍   
언년언니 진짜 국회로 보내까
색소폰 영상 뒤에 보란듯이 영상도 조타 ㅋㅋㅋ
craji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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