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글) 외고는 그런곳이 아니다 - 외고나와서 망한 사람의 외고 장점과 단점
나는 십몇년전의 경기도에 있는 모 기숙사 외고를 나왔다. 그곳은 대원외고는 가지 못한, 그렇지만 유치원때부터터 사교육에 팍팍 투자한 부모의 자녀들이 '이제 최소 스카이는 가겠구나' 하는 근자감을 가지고 입학하는 지옥이었다.



모든것은 동전의 양면이므로 단점과 장점은 함께한다.




단점 1.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일반고보다 훨씬 큼.

사춘기 시절은 한참 예민해서 누구랑 밥먹고 누구랑 짝이 되는지가 엄청 중요하게 느껴지는 시기다. 그런데 외고는 전공어 별로 반이 정해져서 거의 같은 아이들과 한 반이 되어 3년을 보낸다. 그러니까 운나쁘면 사이 안좋은 친구와 3년 내내 얼굴을 보며 살아야 한다. 게다가 기숙사의 경우 진짜 하루종일 내내 아침부터 밤까지 붙어있어야 하니까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한다. 왕따를 당하거나, 친구가 없거나 소심한 친구들은 힘들 수 있다. 또, 동지애나 전우애는 없고 모두가 나의 경쟁자들이고 그들과 매일매일 붙어있어야 하니까 과장 조금 보태서 진짜 무슨 오징어 게임 서바이벌 참가한 마인드로 3년을 산다고 보면 된다.

친구 관계 뿐만 아니라 선생님, 사감선생님 등 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죽이고 싶은 직장상사랑 아침 6시부터 자기 직전까지 매일매일 한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고 상상해보라.




장점 1. 좋은 인맥을 만들 수 있다.


아무래도 자식공부에 투자를 많이 한, 여유 있는 집 아이들이 많다보니 애들의 풀이 좋은 편이다. 실제로 지금 결정사에서 소개받는 것보다, 그냥 아무 고등학교 동창 한명 만나는게 조건이 더 좋을 정도다. 술담배를 하거나 완전히 까진 아이들은 거의 없고, 나쁜 아이 래봤자 그냥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애들이 대부분이다. 심각한 폭력이라든가 이런건 거의 없다. 어쨌든 3년간 가족보다 더 많이 붙어서 산 정이 있기 때문에 베프가 아니더라도 내적 친밀감이 높고, 인생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 2. 체력적인 부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점호, 운동장 돌기, 아침 급식 7시에 먹이고 밤 12시까지 야자 (이제 없어졌을라나?) 이런것들을 매~~~일 하다보면 체력이 진짜 바닥나고 공부도 안된다. 기숙사에 안살았다면 내 컨디션에 맞춰서 했을텐데 매일매일 이렇게 살아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번아웃 자주 옴. 

밤에는 너무 피곤해서 야자시간에는 그냥 멍때리고 기숙사에 와서는 여럿이 한방을 쓰니까 숙면도 못한다. 룸메이트 샤워시간 안겹치려고 아침 일찍 일어난다거나 밤 늦게 자야하는 경우도 있고, 컨디션 관리가 잘 안되고 한명이 아프면 다같이 아프고 뭐 이런 단점도 있다.





장점 2. 공부 겁나 시킴

이건 오히려 부모님들이 좋아할 장점 같은데 위에 쓴대로 아주 무식한 스케줄로 애들을 계속 굴리기 때문에 억지로 공부를 하게 되기는 한다. 자기관리가 잘 안되는 학생들한테는 좋을지도. 그런데 사실 외고까지 온 학생들이라면 어느정도 스스로 공부를 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아마 공부를 좀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남이 시킨다고 되는게 아니다. 자기 스타일대로 자기 컨디션에 맞춰서 하는게 가장 큰 효율을 낸다.





단점 3. 어학공부 시간이 너무 많음.

솔직히 이미 수능 영어는 거의 마스터한 상태로 외고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래서 영어같은 경우는 크게 공부를 안해도 됨에도 불구하고 영어 수업 시수가 너무 많다. 그리고 전공어 수업 시수도 많다. 솔직히 전공어의 경우 입시에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 시간에 다른걸 공부하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뭐 울며 겨자먹기로 전공어 수업을 들어야 함. 지금 생각하면 내가 그때 그 전공어 공부할 시간에 수학에 올인했으면 입시 성과가 좀 더 나아졌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 즉, 공부 스케줄이 개인에게 최적화 되지는 않았다.




장점 3. 영어에 자신감이 생김

원어민 수업, 영어 말하기, 뉴스, 원서, 어학시험 등등은 학교다닐때 하도 많이 하기 때문에 영어를 쓰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이 별로 없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고등학교 동창들이 외국에서 사는 케이스를 많이 본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일반 영어 어학시험 같은건 아주 무난하게 고득점이 나온다. 나같은 경우에도 미국에서 사는 것을 결정할때 영어를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외국인을 만나고 외국에서 공부하고 외국에서 살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케이스가 많은 듯 하다.





단점 4. 학좀으로 자라남.


3년간 '성적만능주의' 라는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살기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약 5-6년 간은 (심각한 경우 더 오래가기도 함) 인서울 미만은 사람으로 안보이거나, 예체능 출신이나 블루칼라에 대한 멸시 등등이 생긴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는 동안도 남의 도태는 나의 행복이며, 성적만 잘나오면 인성이나 예절은 노상관인 문화이기 때문에 내가 진심으로 아이의 인성과 예절이 너무 중요한 부모라면 특목고 보내는걸 비추할 지경이다. 또 공부로 성공하는 것 외의 길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원을 가는, 혹은 공부좀 한다하는 사람들이 보는 시험에 도전하는, 사회에서 정해놓은 틀대로 살려는 본능이 있다.





장점 4. 번듯한 직장

그러나 학원좀비로 사는 것의 장점도 있다. 우선 남들이 선망하는 번듯한 명함을 가질 확률이 높다. 애초에 장래희망이나 목표부터가 최소 대기업, 전문직, 고위 공무원부터 시작이고 실제로 그런 길로 가는 학생들이 많다.





단점 5. 반드시 입시에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음.

라떼 입시랑 지금이랑 너무 달라져서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신 잘받기는 정말 하늘의 별 따기라고 보면 된다. 내신 경쟁률이 정말 너~~~무 빡세다. 외고를 입학할때는 다들 최소 스카이의 꿈을 꾸고 오지만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보고 나면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외고 학생들 중에서도 잘하는 친구들이 명문대를 가고 나머지 대부분은 사실 일반고를 나왔어도 갈 수 있는 학교에 가는 것이 현실이다.




장점 5.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면학 분위기, 학교의 노하우, 친구들의 목표 설정에 영향 받는 것 등등은 확실히 존재하기 때문에 입시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최고의 장점** 부모 만족도가 별 다섯개 라는 것.

'우리 애 외고다녀' (으쓱) 자랑할 수 있고, 말 안듣는 사춘기 애들 학교에서 알아서 공부시켜줘, 밥차려줘, 이러니 엄마는 너무 편하다. 우리 엄마는 귀찮다고 이주에 한번씩만 집에 오라고 함. 이주일에 한번씩 집에 오면 빨래 해주고 맛있는거 사주고 필요한거 있으면 좀 사주고 월요일 아침에 다시 칼같이 내보내면 된다.




고등학교 졸업한지 10년이 훨씬 넘었는데 갑자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n형 부모로써 아직 1살인 우리 애기 고등학교 어디보낼지 벌써 생각하고 있기 때문임.ㅋㅋㅋ혹시 외고나 특목고를 생각하는 부모님께 조언을 하자면



1. 1학년 성적이 하위 30프로라면 일반고 전학도 심각하게 고려해봐라. 아마 계속 외고를 다녀도 그 아이가 일반고에서 받을 아웃풋 정도로 나올 것이고 오히려 일반고에서 내신 잘받고, 기숙사 스트레스 안받고, 자기 스케줄대로 공부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 

2. 자녀와 진지하게 대화해봐라. 지금 학교다니는게 많이 힘든지, 친한 친구들은 있는지 (매우 중요), 선생님이랑 사이는 어떤지 등등. 물론 사춘기 애 입 여는게 쉽지 않을 수는 있는데 어쨌든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웬만한 직장인이 받는 스트레스보다 크다고 보면 됨. 

작품 등록일 : 2025-06-05
최종 수정일 : 2025-06-05
멘탈 좋으면 외고 가면 좋음. 일단 애들이 다 공부 잘 하고 ,풀이 좋음. 근데 찌질하고 그러면 ...외고같은덴 안 가는 게 좋음. 여자애들 기 센 애들이 워낙 많음.
초초   
단점2가 핵심인거같음
동문중에 밤에 잠 잘잔애들은 다 잘됨 ㅜ
  
이언니 나랑 동문같다ㅋㅋㅋㅋ
그나마 장점 하나 추가하자면 기숙사형 외고에서 온갖 미친놈년들 다 만나고 빡세게 생활하다보니
대학생활이나 직장생활이 크게 난이도 높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gr**********   
적응 잘하고 또래 서열 중상위만 돼도 외고 무조건 보냄
외고 학폭이 더 없는편임
Lulu   
나도 고등학교 시절이 인생에서 젤 힘들엇다
그 이후로 어떤 상황이 와도 그때만큼 힘들진 않음
rl******   
나 아는 지인 기숙사형 외고 나오고 왕따에 학폭때문에 10년을 아팠어. 대학도 아쉽게가고.. 정말 10년을 내리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니까 취업도 꼬이고 내가 다 안타까웠음
Lucky...   
나두 외고 나왔는데 진짜 다 글 극공감함
너무 3년이 힘들었어,,, 대학 잘간걸로 퉁치긴 하지만 글쎄,,, 일반고 갔어도 대학은 비슷하게 갔을거 같고
단점 하나 더 추가하면 엄마들 견제랑 치맛바람이 너무 무서움,,,, 예를 들어 학원 어디다니냐고 물어봐서 다 알려줬는데도 자기 애가 그 성적 안나오면 비밀 과외할거라고 뒤에서 얘기하고 다님;;;
먹는게제일...   
나도 울면서 졸업함. 너무 싫었어...
산토리니   
나랑 동문같다 ㅋㅋ
관리사   
단점 5 ㅇㅈ. 대학가는 건 진짜 자기 하기 나름ㅋㅋ 언니는 대원외고는 아니래두 상위권이라 할 수 있는 외고 다닌 거 가튼데ㅋㅋ 상위원 외고는 그래두 장점 1번 괜찮은 인맥 만들기 좋은 게 맞는 거 같음. 근데 하위권 외고는 딱히 그렇지두 않은듯ㅋㅋ 그런 데 나와 봐서 드는 생각임. 상위권 외고나 외국인학교, 돈 마니 드는 영미권 중고등학교, 좋은 지역 학군지 보내는 게 괜찮은 인맥 형성엔 젤 나은듯. 어디든 돈이 확실하게 많이 드는 데가 인맥 형성에 젤 나아 보임. 애매한 외고는 돈도 애매하게 들어소ㅋㅋㅋㅋ
아메바   
공감함 ㅋ 기숙사형 외고 나왔는데
(쓰니랑 동문일수도?)

좀 결이 다른 스트레스긴 하지만
고등학교 3년간 스트레스가 직장생활 7년 스트레스보다 컸다.

나는 회사는 아주 잘 다니고 있는데도
고등학교는 결국 2학년 중반에 기숙사 나옴;

일단 기숙사형 외고는 사춘기 애들에게
24시간 누군가와 함께해야한다는 스트레스+
그외 학업스투레스까지 합쳐져 최악인듯.

심지어 난 영어도 잘 못함 ㅡㅡ..

몇천은 썼을텐데 그돈 나 줬으면 쩝.

난 내 자식은 외고 안보낼거임
애초에 공부도 안시킬거임
햄햄   
그런가? 난 좀 널널하게 다녀서 고3때만 바짝해서 되게 좋았는데
일반고갔으면 망했을거같아
Ddkxn...   
하 처음부터 끝까지 다 공감

지금도 기억나는 외고 에피소드 몇개 풀자면,

1) 기숙사 사생회 활동하는 애 중에 한 명이 도벽 있어서 정기적 도난 사건도 벌어짐. 끝까지 잡아 떼다가 기숙사 cctv 확인해서 사감이 족치니까 그제야 실토함.
스트레스성 도벽이었음... 가난한 집도 아니고 생리기간쯤 되면 너무 힘들어서 물건 훔쳐서 스트레스 풀었음. 근데 지금은 체육선생님 되어서 애들 가르치더라.

2) 한 학년마다 정신과 치료받거나 입원하는 애들이 생김... 그 중에 한명은 1학년부터 업앤다운 심해서 튀는 행동하는 애였는데 중학생 때는 3년 내내 전교 1등이었고, 여기 와서 크게 좌절을 겪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카더라가 있었음.
1학년 때 몇번 돌발 행동하다가 - 조용히 있다가 를 반복했는데, 결국 잠깐 폐쇄 병동 입원하고 2학년 때는 전학갔음.

3) 아무리 봐도 얘는 예대 준비해야할 것 같은 애임. 나랑은 다른 과였는데 걔가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야자시간에(7시부터 12시까지임) 지 방에 나 몰래 데리고 가서 나랑 스킨스 보고 자기 바이라고 커밍아웃하고 비밀이야기하고 자기 막 담배도 핀다고 말해줌. 걔는 커서 페미니스트+환경운동가가 됨.
베티버   
나도 과학고 졸업했는데 내 아이한테는 과학고 추천하고 싶지 않음.
위의 쓰니 언니 말대로임.
어차피 특목고에서 잘 풀린 애들은 일반고에서도 잘 할 애들이라
적이*   
나도 너무 오래돼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데, 라떼 기억으로 더듬어 먹으면 또 골때린 점이 하나 있다

학교폭력 혹은 아이들 간의 트러블 교내 범죄 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학교 안에 악당의 유형이 다르다

일반 계의 실업계 이런데는 교의 악당이 폭력 범이라면 외고 악당은 지능범 경제범 사기범 ㅋㅋ
gu******   
고맙
ku키   
너모 재밌당 ㅎㅎ 특목고의 세계
니나 브슈...   
넘 유익한글 고마워
너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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