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내가 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의 독법을 안다
 함께 김승일 시집을 읽었기 때문이다
 생일날 양파튀김을 받은 아이에 관한 시를 읽으며
 나는 나의 사랑을 생각하고
 당신은 당신의 유년을 생각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버림받은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쓰지만
 당신이 늘 읽어낼 것은 버려진 여자들임을 안다
 나는 당신의 독법을 아는데
 그것은 당신을 안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당신을 아는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일까
 내 방에 염장된 잎을 떠올리고서야 식물에게 거리를 무화했는데
 잘 되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또 남겨졌는데
 기어코 내가 한 것이기 때문이다
작품 등록일 :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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