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교수가 나오는 꿈을 꾸고 싶다
마광수 교수를 만나는 꿈을 꾸고 싶다. 새로 시작된 고민이 있고 나름대로 답을 내렸기 때문이다. 본 적도 없는 인물에 대한 꿈을 꾸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내가 상상해서 적어보기로 했다. 북치고 장구치고. 적어도 한사람은 재미있다. 나.

눈이 처져있고 초라한 행색을 하고 옛날 양복을 입은 할아버지와 마주보고 대화를 하고 있다. 소녀는 교복을 입고있고 안에 속옷은 입지 않았다. 이제 막 교정을 시작했는지 익숙하지 않아 입을 우물거리고 있는데 어딘가 불편해보이는 표정이다. 

"범죄자에 변태인 할아버지, 왜 죽었어요?"

노인은 미동도 없고 말이 없다. 

"저는 '은교'만큼 도발적이고 야한 여자가 아니에요. 우연히 이상한 책을 읽고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해서 제 소설을 야설로 만들지는 않을 거예요. 야한 내용은 필요한 만큼만 넣을 거라고요. 있는 그대로. 전 바보 같은 짓 하지 않아요."

"누가 너의 문학을 야하다고 하기라도 했니?"

"아니요. 아무도 그런 말 하지 않았고 아직 그런 내용 쓰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벌써 교복을 입고 나왔고 속옷도 안 입었는데.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니에요? 변태 할아버지 때문에 이런 꿈까지 꾸고 저만 난처하게 됐어요."

멀리서 그들이 비치고 그들이 어디에 앉아있는지 우리는 알 수 있다. 시소를 타고 마주 보고 앉아있다. 소녀는 분명 마른 편이지만 노인이 더 가벼운 모양이다. 공중에 떠 있는 건 노인이고 지상에 가까워서 더 편안해 보이는 건 소녀이다. 

"시소는 안돼요. 꿈에서는 이 모습이지만 제가 지금은 살이 쪄서 무거운 게 들켜요. 그리고 야하잖아요?"

"도대체 뭐가 야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너는 내 책을 읽어본 게 맞니?"

노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들이 앉아있던 시소가 나무로 된 그네로 바뀐다. 

"아, 짜증 나요. 그네는 더 야한 거 같은데. 제가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 걸 이미 얘기했다고요. 멍청하게도."

"괜찮다, 괜찮아. 네가 나처럼 죽기라도 하겠니?"

"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 않네요. 왜 다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 하는 걸까요? 할아버지는 내 안에 살아 있는데.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만난 김에 제가 해드릴 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할아버지가 쓴 거, 제가 전부 다 태워버릴게요."

노인의 눈이 별안간 동그래진다. 

"소설에서도 마지막이 그랬죠. 제가 은교처럼 교복을 입고 나온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으신다면 할아버지가 잘못을 해서 비겁하게 자살로 도망치기로 한거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전 내버려둘 거예요."

노인이 기가 차다는 듯이 웃는 걸 소녀는 분명히 보았다. 잘못 본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다시 보려 했지만 꿈은 애석하게도 거기서 끝나고 말았다. 나는 눈에서 피를 흘리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이게 꿈일까? 현실일까? 뱃살이 다시 두둑하게 잡히는 걸 보니 현실인 거 같다. 그런데 왜 눈에서 피가?

"씨발, 완전 개 꿈이네."

작품 등록일 : 2020-02-28
마광수 맨날 위당관 앞에서 삐쩍 꼴은 할배가 담배 피고있어서 뭔가 쓸쓸했는데
구르는중   
막판에 피나오는 부분 재밌다
re*******   
마광수가 제일 증오하는게 박범신같은 틀딱꼰대다
Qw********   
남의 꿈 이야기는 재밌다
뭏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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