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3월. 

햇살은 따사롭고 딸기는 포동해지는 계절. 

맛을 아는 먹티스트라면 자고로 딸기의 제철을 만끽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딸기뷔페엔 갈 수 없는 이 시국. 방구석에서 조촐하게나마 딸기뷔페 기분을 맛볼 수 있는 브런치용 레시피를 소개한다. 모든 레시피는 1인분 기준이다. 난이도 최상급 순부터 나간다. 

*미안하지만 요번호엔 과정샷 없음. 따흑. 

<딸기 연유생크림 핫케이크>

묽게 휘핑한 생크림을 듬뿍 끼얹고 딸기를 수북하게 토핑한 핫케이크. 크림이 촉촉하게 스며들어 아주 맛있다. 

-재료-

동물성 생크림 80g. 

연유 8g. 

딸기 5~7개 혹은 그 이상(먹고 싶은 만큼). 

구운 피스타치오(무염)8~10알 또는 신선한 애플민트 잎사귀 3~5장. 

핫케이크 2장. 

*완벽한 핫케이크 만드는 방법은 지난회 레시피에서 소개했으니 참고하길. 

https://m.idpaper.co.kr/book/view.html?workSeq=3338 

1.

핫케이크는 한김 식힌다. 열기가 가시면 촉촉함이 달아나지 않도록 밀폐용기나 비닐에 담아 잠시 둔다. 

2.

구운 피스타치오는 겉껍질을 제거한다. 시간이 있으면 속껍질도 제거해서 선명한 연둣빛의 알맹이만 남긴다. 도마에 1-2알 올리고 칼등으로 세게 내리쳐 거칠게 부순다. 부순 것은 그릇에 담아 토핑용으로 간수해둔다. 신선한 애플민트 잎이 있다면 피스타치오는 생략해도 좋다. 

3.

딸기는 꼭지가 붙은 채로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채반에 담아 물기를 뺀다. 씻는 시간은 30초를 넘기지 않는다. 꼭지를 뗀 채로 씻으면 단맛이 빠지니 주의. 

4.

딸기의 꼭지와 덜 익은 흰 부분을 칼로 도려내고 세로로 갸름하게 2등분한다. 키친타올에 올려 표면의 물기를 마저 제거한다. 

5.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차가운 생크림을 깊이감이 있는 볼에 80그램 따른다. 연유 8그램을 추가한다. 전자저울을 사용해 계량할 것. 크림을 많이 먹고 싶으면 취향껏 생크림을 따르고 그 중량의 10%만큼의 연유를 추가한다. 

*생크림은 차가워야 휘핑이 잘 된다. 볼도 차가우면 더 좋다. 연유도 가급적 냉장해 둔 걸로 쓴다. 

*시판 휘핑크림(예: 매일우유 휘핑크림)은 비추한다. 첨가물이 들어있고 우유의 신선한 향기가 덜 하기 때문이다. 제과용 식물성 크림이나 캔에 든 크림도 별로. 유크림 100%의 동물성 생크림 액체형을 적극 추천한다. 

6. 

5를 전동거품기로 고속 휘핑한다. 70%까지만 휘핑한다. 거품기를 멈추고 크림의 뿔을 세웠을 때 단단히 서지 않고 뿔의 끝이 흐물~하게 픽 주저앉을 정도로 묽게. 중간에 맛을 한 번 보고 조금 더 달게 하고 싶으면 백설탕을 1~2꼬집 넣고 마저 휘핑한다. 

7.

접시에 핫케이크를 2장 올린다. 2장이 절반쯤 대충 겹쳐지게 담는다. 

8.

휘핑한 생크림을 끼얹는다. 

9.

크림 위에 딸기를 예쁘게 올려준다. 

10.

피스타치오 부순 것 또는 애플민트 잎사귀를 뿌려 딸기의 빨강을 강조한다. 

*단 것을 엄청 좋아한다면 붓을 이용해 꿀을 딸기 표면에 발라주고 피스타치오를 뿌린다. 

완성. 

11.

홍차나 커피를 곁들여 먹는다. 

<크림치즈 딸기 오픈샌드>

생크림은 없는데 크림치즈는 있는 사람, 핫케이크를 굽기 귀찮은 사람, 느끼하고 진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이 레시피를 추천한다. 

-재료-

3~4cm 두께로 자른 버터식빵  1조각. 

*뚜레쥬르의 고메버터식빵을 추천. 

플레인 크림치즈 원하는 만큼. 

*알라 크림치즈 플레인, 끼리 크림치즈 플레인을 추천. 

연유 원하는 만큼. 

딸기 큰 것 7개.

꿀. 

*아카시아 벌꿀을 추천. 사양벌꿀이라도 OK.

피스타치오(무염)8~10알 또는 신선한 애플민트 잎사귀 약간. 

1.

깨끗이 씻어서 꼭지를 제거한 딸기는 키친타올로 물기를 제거한다. 

2.

버터식빵에 연유를 취향껏 듬~뿍 발라 촉촉하게 스며들게끔 한다. 

3.

냉장고에서 막 꺼낸 크림치즈는 저어서 부드럽게 풀어준 후 2에 두툼하게 바른다. 좋아하는 만큼 왕창 바른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는 제형이 단단해서 이 레시피에 안 어울린다. 부드럽고 가벼운 텍스처의 알라, 끼리 제품을 추천. 

4.

자르지 않은 딸기 6개를 5에 열맞춰서 올린다. 꼭지 자른 부분이 바닥으로 가게 얹기.  남은 딸기 1개는 4등분해서 딸기와 딸기 사이의 공간에 끼워넣는다. 

5.

딸기 표면에 벌꿀을 원하는 만큼 골고루 뿌린다. 

6.

껍질을 제거하고 칼등으로 내리쳐 부순 피스타치오를 꿀 뿌린 딸기에 뿌린다. 신선한 애플민트 잎사귀가 있다면 피스타치오 대신 몇 장 얹는다. 

7.완성!

접시에 옮겨 담은 후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우아하게 한 입 크기로 잘라 먹는다. 홍차나 커피를 곁들인다. 

*연유, 크림치즈, 벌꿀은 아낌없이 왕창왕창 바르고 뿌려대는 것이 중요하다. 

<딸기 연유생크림 오픈샌드>

생크림은 있지만 크림치즈는 없는 사람, 마침 평범한 사각 우유식빵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레시피. 지금 소개하는 레시피 셋 중에 가장 간편하다. 

-재료-

3~4cm두께로 자른 사각 식빵. 또는 보통 두께의 식빵 2장. 

동물성 생크림 85g.

연유 10g.

딸기 6~8개. 

피스타치오(무염) 또는 신선한 애플민트 잎사귀 소량. 

1.

접시에 식빵을 담는다. 

2.

차가운 생크림 85g+연유10g을 볼에 담고 전동거품기로 고속휘핑한다. 70%만 휘핑할 것. 

3.

딸기는 깨끗이 씻어 꼭지를 제거하고 세로로 갸름하게 2등분한 후 물기를 제거한다. 

4.

식빵에 2를 끼얹는다. 

*보통 두께의 식빵 2장이면 식빵 한 장에 크림을 1/3 얹고 마저 1장을 포갠 후 나머지 크림을 위에 끼얹는다. 

*나는 단골 개인 빵집에 미리 연락해서 통식빵을 자르지 말고 하나 남겨달라 하고 찾으러 간다. 집에서 내가 원하는 두툼한 두께로 자르기 위해서. ㅋㅋ

5.

딸기를 예쁘게 올린다. 

6.

피스타치오 부순 것 또는 애플민트 잎사귀를 얹는다. 이도저도 없으면 딸기에 슈가파우더를 살짝 뿌린다. 슈가파우더도 없으면 백설탕을 깨 갈이 절구나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아주 곱게 빻으면 된다. 

7.

완성!

포크와 나이프로 잘라가며 먹는다. 홍차나 커피, 흰 우유와 어울린다. 

이런 때일수록 내 힘으로 만들 수 있는 작은 행복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무심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계절의 즐거움을 누리려고 애써야 한다. 

다들 올봄이 다 가버리기 전에 딸기 많이들 먹으렴.

밥도 잘 챙겨먹고. 

난 잘 지낸다. 너희들도 잘 지내지?

잘 지내고 건강하자 우리. 

끝.

*댓글 답변:

빵은 안 굽고 그냥 해도 된다. 열기 남아 있으면 딸기 미적지근해져서 별루다. 구워서 만들거면 망에 얹어 한김 식히고 나서 토핑 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