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어머니와 함께한 제주여행

 

2018 가을, 별로라 성림과 나는 즉흥적으로 제주여행을 떠났다별로라가 게하에 가본적이 없다고 해서 게하에서 살인을 당할 뻔한 나는 (게시글 참조 : https://m.idpaper.co.kr/counsel/open_view.html?cnslSeq=699398&rurlList=https%3A%2F%2Fm.idpaper.co.kr%2Fuser%2Fmy%2Fmy_writing_list.html%3Ftype%3D1)  여태 정신을 못차리고 “거기 남자애들 거지같고 웃겨!! 우리 걔네 조롱하러 가자 꺄르륵” 하며 마지막날 하루만 게하에서 묵기로 하였다



이렇게 맑고 깨끗하고 청량한 제주를 상상하며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제주의 어머니는 화가 많이 나신건지 비를 물대포 쏘듯이 뿌려대고 있었다그렇다우리는 아무도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았다서로 멍청하다며 손가락질하며 웃었다

 

 


 

이곳은 표선면에 있는 식당인데 삼겹살이 주메뉴지만 서비스로 주는 제주식 순대국이 매우 특이하고 맛있어서 순대국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현지인 맛집이다여긴 정말 관광객이 한명도 없고 귤밭에 농약뿌리다 말고 잠깐 요기하러  제주 원주민들이 주고객이다


 




 

비가 어찌나 심하게 내리는지 밥을 먹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세화바다를 보러 갔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분노한 대자연의 어머니에게 빗방울 귀싸대기를 맞았다타락하고 더러운 영혼들 주제에 어딜 감히 제주도에 오느냐고 분노한  같았다

 

 





제주에 태풍이 온다는걸 우리 빼고  알았는지 카페에도 손님은 우리 뿐이었다

해녀 모빌이  귀엽다

 

 



 

 

여긴 내가 정말 좋아했던 카레집인데 반반카레가 유명하다 5년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런 인스타감성+제주감성 분위기를 좋아했는데 점점 거부감이 들고 싫어진다 레이스커튼도 촌스럽고 좃같아서 이제 안간다

 

 



시장에서  떠서 별로라와 와인을 두병 까고 있는데 에어비앤비라 거실이 공용이었다여행온 모녀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서 한잔씩 맛보시라고 와인을 주고 여행 정보도 교환하는데 어머니가 씻으러가자마자 딸은 다급히 말했다. “저 아이코스 한번만 빌려주시면 안돼요????  엄마랑 와서 사흘째 담배못펴서 죽을거같아여!!!!!”  심정 이해한다며 우리는 선뜻 담배를 내주었고 그녀는 담배 3가치를 연속으로 피운  고맙다고 인사하며 총총총 방으로 들어갔다

 




 

다음 날 우리는 미리 계획했던 일정들을 모두 강제로 캔슬당했다비자림도 태풍때문에 문을 닫았고 갈데가 없어진 우리는 송악산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제주의 끝과 끝이긴 하지만 드라이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동부에서 한라산 인근을 지나 서부로 가는 그날 나는 정말로 무서워서 광광 울면서 운전을 했다앞이 3센티도 보이지 않았다옆에 동승자가 있어서 사고날까봐  무서웠다별로라는 바흐의 프랑스조곡을 틀어주며 나를 달래주었다

 

 




 

송악산에 도착하자 어느새 비는 그쳐있었다송악산 산책로는 경사가 낮고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있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기에 좋다. 날이 흐려 바다가 예쁘게 나오진 않았지만 날 좋을 때 가면 꽤 아름다운 곳이다

여유롭게 산책을 마친 용머리해안을 가려고 했는데 시발 태풍 때문에  폐쇄했단다 해질 무렵이라 재빨리 다른 멋진 곳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한담해안산책로

 예전에 여기서 그날 처음 만난 7살연하 남자애랑 해지는거 보면서 키스 했다제주에서 일몰을 보기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한다

별로라와 키스는   없었지만 일몰시간에  맞춰 도착했고구름까지  걷힌 것을 보아 대자연의 어머니가 마음을  듯 했다.

 

 



일몰을 보고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 보니 여자 손님은 우리 둘뿐이었고 시커먼 남자들 다섯명이 목이 빠진채로 우릴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배고프실텐데 먼저 식사하시지 그랬어요

 

라고 하자  시커먼 남자 다섯은 이렇게 말했다

 

하핫 아닙니다요당연히 같이 먹어야죠저흰  안고파요^^ 운전 힘드셨죠저희가 고기를 구울테니 어서 드세요!! 짐은 저희가 올려다드릴게요.

 

그들은 우리에게 잘 보이려고 아부를 하느라 이미 지문이 사라져 있는 상태였다우리는 못생기고 다정하고 어린 다섯 남자의 시중을 받으며 선을 넘을듯 말듯 하는 야한 게임도 하고 술도 마셨다.

잠시 술을 깨기 위해서 테라스로 나갔는데 제주 밤하늘의 별이 너무너무 예쁜 것이었다아무도 없는 월정리 모래사장에 나란히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봤다일본 청춘드라마의 한장면처럼 황홀했다.

 

 별은 푸들모양이네 별은 자지모양이네 깔깔깔 하며 장난을 치다가 백사장에서 다같이 10분정도 잠이 들었다옆에 와꾸빻은 한남이 있어도 너무나 낭만적인 순간이었다그들도 어린 나이에 잊지 못할 경험이었을 것이다

 

다음날 새벽녘에 우리는 즐거웠다는 쪽지 한장만을 남긴채 체크아웃을 했다.

 

 우리 이렇게 한여름밤의 꿈처럼 쟤네한테 추억만 남겨주고 홀연히 떠나니까 쟤네 우리 잊지못하겠지?ㅋㅋㅋ 우리 넘 멋진거같당 >.<’

그렇게 자의식의 늪에 빠져 공항 근처에서 해장국을 쳐먹었다.

 

그리고 못생기고 다정한 남자들에게 추억을 남겨주느라 잠이 덜깬 별로라는 그날 해장국집에서 현금 200만원이  클러치를 분실했다.

 

그녀는  돈을 비즈니스석에 탄셈으로 치겠다며 합리화하려 했지만 우린 지금 이코노미석인데 무슨 소릴 하는거냐며 내가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말을 들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작품 등록일 : 2021-03-18
사진이랑 글 너무 재밌음
시진핑 사생팬   
이거 재밌다 이백만원 어쩔 ㅜㅠ
The amps   
글 노무 재밌당
로동자   
허억허억 언니 사진 존나 잘찍는다
Oo123   
지갑에 현금 200만원을 넣고 다니는 사람은 사업하는 탈세충 밖에 없다. 별로라 새키가 뻥을 깠겠지.
하와이는 저거보다 2-3배 더 미친 폭우가 쏟아지는데 주로 밤에 쏟아짐 ㅋ 세차장 안에 불 끄고 있는 것보다 더 아무 것도 안 보임. 그래도 다들 우와 아무 것도 안보여 하면서 낄낄대며 운전 잘만함. 즐기면 무서울 거 하나도 없음.
관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빈훗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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