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feat. 사랑니가 처음인 당신에게…)
일단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 중에 사랑니를 이미 뺀 사람도, 뺄 사람도 있겠지.

빼지 않은 사람이라면 병원 이름을 잘 고르라고 말해주고 싶어.

은근히 돌아있는 병원 이름들이 많아. 평상시 무뚝뚝한 편이면서… 사실은 은은하게 미쳐있는 한국사람들의 광기가 보인달까? 내가 간 병원 이름은 “사랑이 빠지는” 치과였는데

 

씨발 진짜 사랑이 빠져버림…… 선생님 대체 뭘 같이 빼신 겁니까… 사랑니를 뺀 이후로 난 이빨도 없고 애인도 없는 년 됨. 조심히 고르길 바라. 엠씨몽은 이빨 빼고 명예를 잃었고 나는 이빨 빼고 사랑을 잃었다… 

 

 

 

암튼 잡소리가 길었네. 말이 좀 많은 사람이니 참고하길 바라. 사실 위에 드립 치고 싶어서 글 씀.

 

<병원 가기 전에 참고>

1. 위에는 농담이고, 무조건 열심히 검색해서 좋은 병원 찾아가. 

무얼 사거나 병원을 가야할 때면 이드에서 제일 먼저 검색하는 버릇이 있는데 늘 신세를 지는 기분이기에 나도 치과 하나 추천하고 갈게. 

인천 사는 이드 참고~! 구월동에 “사랑이 빠지는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아주 추천. 

이 지역 커뮤니티에서 검색해본 결과 이 병원이랑 “서울이턱치과” (인천임…) 이 두 군데를 추천받았어. 후자는 사랑니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라는데 그래서 예약을 못하고 앞에 치과를 갔어. 사랑니 발치 병원 선택은 >구강악안면외과<가 들어간 병원이 좋대. 참고해서 여러 후기들을 검색해보고, 집이랑 가까운 곳으로 가! 

1. 실력 2. 거리 3. 네이밍(ㅅㅂ ㅠㅠ) 

 

2. 발치 전 약국에서 타이레놀 구매해 가도록 해… 난 심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미리 구매해서 발치 전에 먼저 먹었어. (실제로 서울이턱치과에서는 미리 먹으라고 한대.) 일반 타이레놀이 아니라 타이레놀 서방정을 사야해. 약효가 더 오래 간다고 합니다. 하루에 한 통 내로 먹으라고 함. 

 

3. 내가 간 병원은 다음날 소독하러 오라고 하기도 했고 어차피 일주일 뒤에 실밥 뽑으러 가야하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아. 혹시라도 이상이 있으면 바로 달려가야하니까.

 

내가 줄 수 있는 팁은 이정도야…

그리고 나의 후기를 들려줄게.

 

<후기> 

1. 아픔보다는 두려움이 훨씬 크다. 이건 확실히 장담해. 아니라면 미안… 아픈 사람들도 많을테니까… 그치만 요샌 보통은 안아픈듯. 내가 얼마나 쫄보냐면 뽑으러 가기 전에 청심환을 먹을까 고민하기도 했고 수면마취도 고려했어… 하지만 주변의 말을 듣고 정신 꽉 붙잡고 가서 용감히 뽑고 왔다! 발치 전 타이레놀 먹고 발치 후에 마취 풀리고 난 후 억지로 유동식 입에 흘려보내면서 처방해준 약을 먹으려고 노력했어. 그리고도 잠들기 전에 타이레놀 두 알을 더 먹었다 ㅋㅋㅋ (1회 2정) 진짜 세상에서 아픈 것이 가장 싫은 사람이라 ㅎㅎ… 사실 이틀 뒤부터는 거의 안아파. 웃으면 조금 실밥이 땡기는 정도? 그런데도 나는 잘못될까 무서워서 2주치 약을 정말 한 번도 빠짐없이 다 챙겨먹었어. (평소 하루 2끼 겨우 먹는 사람인데 간단한 유동식이지만 아점저 다 챙겨먹음. 오로지 약을 먹기 위해서 ㅋㅋㅋㅋ 가끔 밥을 못 먹어도 약은 시간 맞춰서 걍 먹음. 근데 일주일간은 무서워서 제대로 못먹었기 때문에 5키로 빠짐.)

그 결과? 머리가 깨지는 고통같은 거 느껴본 적도 없고 약간의 뻐근함, 불편함은 있지만 이것보단 ‘잘못되면 어쩌지, 부작용이 생기면 어쩌지’하는 불안감만 가득한 2주였다 ㅋㅋㅋㅋㅋㅋㅋ 병원 가서도 혹시 뭐 잘못되진 않았냐고 물어봤는데 머쓱하게도 너무 잘 아물었대. 불안감이 훨씬 커 정말로 ㅋㅋㅋㅋ

 

2. 마취도 요새는 안아프게 잘 놓는다… 가글 같은 것으로 먼저 가볍게 마취를 하고 그 뒤에 주사로 국소 마취를 놔주셨어. 여드름 짜는 정도의 아픔이었음. 그래서 마취가 무서운 사람들도… 걱정 말고 가서 발치해 ㅎㅎ 

 

3. 양치는 적당히… 성인의 치아는 그렇게 금방 잘 썩지 않습니다. 물론 양치질은 잘 해야하는데 상처 부위를 잘못 건드리면 큰일나. 친구 중에서 잘못 양치질 했다가 드라이 소켓이 와서 끔찍한 고통을 겪은 사람이 있어. 걔는 그 뒤로 사랑니와 공존 중임. 나는 얘 후기를 먼저 듣고 발치를 하러 간거라 ㅋㅋㅋ큐ㅠㅠㅠ 그래서 더 공포에 떨었던 감이 있는데 존나게 조심하니까 아무 일 없었어. 당연히 술담배, 매운음식,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 안먹음. 근데 2주 권장이긴 하지만 일주일 후부턴 실밥 뺀 후에 술 마시고 밥도 잘 먹음. 2주 지나선 돈까스 먹음. 젼나 먹고 싶었어. 암튼! 충치가 사랑니 발치로 인해 더 생긴 건 없음. 

 

<오늘 뽑은 사랑니> 

위의 사랑니 이야기는 지난 번에 뽑은 사랑니 이야기들이야. 공익을 위한 글이라 생각하며 썼어. 하지만 여기부턴 그냥 일기같은 거야… 

 

지난번에는 왼쪽 위/아래 사랑니를 뽑았어. 이 씨발 아래 두 사랑니가 다 매복인 것임… 이 씹새끼들은 자리도 없는데 왜 처 누워나고 지랄일까? 이해가 가질 않아. 당시에는 왼쪽 아래 잇몸이 부어서 바로 가서 후딱 두 개를 발치하고 왔었고 이번엔 좀 붓나? 싶은데 이 핑계로 약속 안잡으려고 뽑으러 감. 시발ㅋㅋㅋ 돈 아낄라고 한건데 사랑니는 아플 때 가서 뽑아야 하는 것 같아. 나 자신이 약간 병신같아… 후회라는거겠지 이 감정… 그리고 지난번 발치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불안함과 별개로) 잘 지나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고 오늘의 사랑니도 빼러 갔던 것이지.

 

 

이 시발새끼 보여? 위에는 아직 덜 났다고 못 뽑는대. 저기도 좆된 기운이 약간 감지되고 있긴 한데 아무튼 오늘의 문제가 되었던 아이는 아래 사랑니야. 

 

왼쪽도 누워 있기는 했는데 오늘따라 의사가 경고를… 하더라고…

대충 “이번 사랑니는 아주 쉽지 않아요.” “오래 걸릴 거예요.” “아주 낚싯바늘처럼 휘어 있네요. 거기다 신경과도 아주 가깝고 조금 겹치고 있어서 힘들어요.” 이런 말들…

지난 번에 뽑을 때는 안그랬단 말이야… 

보통 치과 의사들은… 아픈 것도 안아프다고 하는 분들이잖아. 근데 의사쌤이 이렇게 경고를 때리고 시작하니까 너무 무섭더라고… 

 

확실히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더라. 근데 뽑을 때는 안아파. 마취를 존나 하기 때문. 하지만 빌어먹을 청력과 입 안의 감각(뭔가를 위이잉 자르고 잡아 뜯고 하는 그런 감각…)으로 인하여 ‘대체 내 입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상상을 멈출 수가 없고 또 그게 존나 무서워. 나의 가장 큰 적은 내가 아닐까? 씨발 근데 진짜 무서워… 필라테스에서 배운 어깨 힘 풀고 내리기, 몸의 긴장 풀기를 열심히 적용해보았어. 근데 정말 지난번보다 꼬매는 데도 시간오래 걸리고… 끝나고 나니 의사 선생님이 “아플것”이라고 경고도 해주시더라… 다시 말하지만 저번엔 이런 말씀 없으셨는데…

 

그리고 정말 지난번보다 훨씬 붓고 조금 욱신거려서 잠이 안와… 그래서 이런 글을 휘갈기고 있는 것이지… 떼굴떼굴 구르면서 아플 정도는 아니야. 그런데 지금 이렇게 욱신거리는게… 자다가 진통제 약빨 떨어지면 아파서 깰까봐… 그게 두려워서 잠을 자고 있지 못하고 있어. 나적나다 ㅅㅂㅋㅋㅋㅋ 그리고 입을 벌리기도 어려워서 이번엔 정말로 밥을 잘 먹지 못할 것 같아… 아싸 사랑니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위해서 두 개 남은거 따로따로 뽑으려던 거였는데 이건 약간 후회해. 그냥 같이 뺄걸…그랬어… 그냥… 위 아래는 한 번에 같이 빼는게 제일 좋은 것 같아. 

 

인간은 아직도 왜 사랑니가 나는지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인가.

그리고 왜 사랑니가 없는 인류로의 진화를 하지 못했던 것인가. 

나는 왜 불행히도 사랑니가 4개나 있는가. 

악마같은 새끼들.

 

아무튼 주절주절 끝. 이 글은 사랑니 수필이라고 합시다. 

 

작품 등록일 : 2021-06-11
담달에 빼는데 나는 연세 세브란스 치과대학병원 ㅠ ㅈㄴ 무섭네 ㅠ 빼지말까..
Tap   
아 진짜 인류는 사랑니 언제 없어지게끔 진화하는거야
너무 스트레스 받더라 솔직히 쪼개 뽑는것도 그렇고 매복 사랑니 안쪽에서 뭔 무뽑듯이 뽑는 느낌이 마취해서 고통은 없어도 생생하게 느껴져서 그게 너무 소름이었어ㅠ
!!****   
아니야 언니 의사의 말을 들어.
우리아빠 자기 배쁜 사람이라고 무리해서 두개 같이 뽑았다가 며칠 고생함 힘듦이 두배라고 함.
걷지를 못했다.
우주인   
나도 사랑니 네개였다가
지금 매복 사랑니 하나 남았는데
다른쪽 사랑니를 넘 아프게 뺀 기억도 있고 지금 있는 사랑니도 예의 '신경 건드리고' 운운하는 말 듣고 방치 중 ㅜ
생생한 후기 감사
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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