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후기 - 1

 

 

 

 

 

 

 

 

 

 

 

 

 

 

 

 

 

 

 

 

내 수술은 아침 8시 첫번째 순서로 잡혀 있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병동은 잠을 충분히 자기 힘든 환경이었다. 11시 넘어서 간호사님이 회진을 오셔서 11시 반쯤에야 잠을 잘 수 있었는데 간호간병 병동이라서 간호사, 조무사님들이 수시로 와서 들여다보셨다. 게다가 복도에서 빛이 들어와서 더더욱 깊게 잠들기 힘들었다. 아 그리고 잘 때도 마스크, 그것도 KF94 마스크를 끼고 있어야 해서 답답해서 자기 힘들었다.

 


수면방해요소들이 많은데다 잠자리도 바뀌어서 나는 푹 자지 못하고 한두시간마다 깼다. 깨고 다시 자고를 여러 번 반복하다가 5시 반쯤 간호사님이 또 회진을 오셨다.

 

11시 반 취침 5시 반 기상.

 

이 수면패턴은 입원기간 내내 지속되었다. 병원인데도 6시간밖에 못 잔다. 근데 환자들이 나 빼고 다들 노인이라서 괜찮았나보다.

 


일어나 앉아서 혈압과 산소 포화도를 재고 나니 잠이 좀 깬 것 같았다. 게다가 710분에 수술실로 이동해야 돼서 다시 자기도 좀 애매했다. 그래서 그냥 일어나서 수술실 갈 준비를 했다.

 

팔에 꽂혀 있는 수액 때문에 세수는 못하고 가글만 했다. 환자복 안에 아무것도 입지 말라고 해서 속옷도 다 벗고 맨몸에 환자복만 입고 침대로 돌아왔다.

 


650분쯤이었나 간호사님이 와서 수술실 갈 준비하라고 했다. 머리도 하나로 묶고 속옷도 벗고 마스크 스트랩도 빼라고 했다. 하라는 대로 다 하고 기다리니 예정대로 710분에 이동 침대가 왔다. 간호사님을 따라 병실 밖으로 나오니 문 앞에 이동 침대와 체력 좋아 보이는 남자 직원이 있었다.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근데 신발은 어떻게 하지.

신발…”

신발은 병실에 갖다 놓을 게요.”

안심하고 침대에 누웠다.

 


천장만 보여서 기분이 이상했다. 형광등 때문에 눈도 불편했다.

이제 이동할게요.”

직원은 침대를 드륵드륵 밀어서 옮겼다. 내 몸은 움직이지 못하는데 움직이고 있다니 뭔가 물건이 된 느낌이었다. 덜컹덜컹 흔들리면서 옮겨지는데 보이는 건 천장뿐이라서 기분이 이상했다. 차라리 내발로 뛰어 가는 게 훨씬 편할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도 엄청 큰 환자 운반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누가봐도 화물용 엘베 같이 생겼다. 물류센터로 옮겨지는 택배가 된 기분이었다.

 

몇 층으로 가는지 궁금했지만 누운 상태로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최대한 두리번거리면서 탐색하느라 몇 층으로 간다는 소리도 못 들었다.

 

엘베에서 내리고 나서 다시 드륵드륵 덜컹덜컹. 나는 최대한 오는 길을 기억하려고 움직이는 방향을 외우려고 했지만 천장이 다 똑같이 생겨서 실패했다.


작품 등록일 : 2021-06-14
고생했다 언니야
니나 브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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