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읽는 미술사 - 인상주의 1(7)
홍시주스만먹다보면 2018-07-17
**사실주의 편**
https://m.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358763


지난 번 글에서는 1800년대 중후반의 사실주의에 대해 썼다.
사실주의Realism은 사실대로 그리자!가 아니고 전인류를 있는 그대로, 현실적으로 보자!였다는 것이 요지.
그렇다고 모든 당대 화가들이 사실주의를 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도 고전주의 작품들이 많았다. 인체비례를 완벽하게, 모든 사물이 제대로 된 형태를 가지고, 색도 정형화된 색으로, 명암과 대비도 정형화 된 그야말로 이성적으로 아름답고 완벽한 균형을 추구한 것이지. 사실주의 화가들도 사실은 기법적으로는 고전을 따랐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특이점이 발생해버린다.
막상 농민이나 빵굽는 여자나 보리가 가득한 들판을 그리다보니
실제로 그림들과 같지가 않다는 것이지.

영국의 윌리엄 터너라는 1851년에 죽은 화가가 있다.
(엄청 유명하고 중요하니 상식적으로 이름이라도 알아두면 잘난척하기 좋다)
이 사람은 보통 낭만주의로 분류한다.
거대한 폭풍, 그 속에 휘청거리는 배, 또는 높은 산에서 잔뜩 폼잡은 남자의 뒷모습과 거창한 구름, 구름에 비치는 햇빛.
이 사람은 장엄한 장면 그리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그리다보니 장엄함을 그리기 위해서는 좀 흩뿌릴 필요가 있었다는 것.

이 사람 그림을 보면 이게 뭔지 잘 모를 정도로 막 비벼놨다.
기름을 어찌나 흩날려놨는지 온통 번진 색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사람이 폭풍 속에서 보는 옅은 빗방울에 흩날리는 태양광의 색이라는 거지.

이 윌리엄 터너는 그림의 소재와 구성으로 낭만주의로 분류하곤 하지만
사실 인상주의의 문을 박살낸 화가다.

다시 사실주의로 돌아오면 밀레 역시 영향을 받았는지 아닌지 몰라도
그런 식의 색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
하늘은 하늘색, 물은 물색, 보리는 노란빛이 분명한 것인데
하늘이 붉고 노랗고 보라색이 들어가고
물에 벌건 색이, 보리가 빨갛게 보이더라는 거지.

그동안은 물체를 평면 위에 그려 형태를 만들고 공간감을 내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색을 칠해서 예쁘게 보이자! 하고 그렸다면
이제야 비로소 빛을 그려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까지가 인상주의 서론이다.
이제 구체적인 배경을 분류별로 보자.

1. 사상적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니 비참함이 현실이더라.
1000명 중 999명은 매일 굶더라. 세상을 올바로 보자.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모든 인간이 평등해지고
증기기관과 공장이 들어서면서 각종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온갖 제도와 체계가 세워지며 인간의 미래는 한없이 밝아보였지만
저~언~혀 낌새도 안 보였다는 거지.

20세기 초반 세계대전으로 인한 반골기질은 이때부터 자리잡았다.
인간 이성에 대한 회의.
화가들은 고전적 기법을 버리기로 한다.
우리가 보이는 그대로, 이성으로 만들어낸 틀을 벗어나
희뿌옇게 보이면 그런대로, 색이 알록달록하면 알록달록 한대로.
그러나 엄밀히는 그렇지도 않은 것이 여전히 과학에 기댄다.

그동안 고전적 기법으로 정형화된 그림을 제작했지만
그것을 벗어나는 방법에서 또 다시 과학과 이성에 기댄 것이지.

2. 과학적
뉴턴은 프리즘을 가지고 놀았다. 찐따새키가 방구석에서 햇빛에 유리조각 들이밀고 논 거임.
그러다 보니 어라? 하얀 빛에서 무지개가 나오네?
이후 수백년간 빛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다.
빛은 여러가지 색이 있고 그것들이 합쳐지더라.
기본적으로 인간은 빨강초록파랑의 빛을 인지하고 이게 삼원색이더라.
이 세가지 색만 있으면 색을 전부 만들 수 있다더라.

빛에 대한 연구가 화가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준다.
우리가 본다는 것. 보다 라는 것에 대한 고대 그리스부터 많은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과학이 딱 정해주는 거임.
본다는 것은 눈이 빛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빛을 그리기로 한 거지. 어떤 빛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고 그것을 그림에 표현하려 노력하고.

이때 한 가지 발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튜브가 발명된 것.
그동안은 물감이라면 돌을 갈거나 해서 큰 페인트 통 같은 데에 담아뒀다. 가지고 나가면 금방 굳거나 햇빛에 색이 변해버리거나 비라도 오면 온통 버려야지. 유럽 날씨가 보통 좆같나.
그런데 이제는 치약 튜브처럼 안에 담아가지고 들고 나갈 수 있게 된 것.
이게 왜 이제서야 발명 됐냐고? 몰러 ㅅㅂ

가볍게 가방 하나랑 이젤만 챙기면 어디서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게 화가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다.
그동안은 나가서 스케치 따오고 집에서 스케치 하고
밖에 나가서 장면을 눈에 담아서 집에 와서 그리고.
근데 직접 나가서 볼 수 있게 된 거.

더군다나 빛에 대한 인식이 바뀔 무렵이니
모네 같은 찌질이가 하루종일 루앙성당 앞에 죽치고 있기 딱 좋은 상황이 된 것이지.

그외 기법적인 배경은 서론에 나와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1870년 즈음
인상주의라는 것이 정립된다.


인상주의라는 말은 1876년인가 74년인가
아무튼 이때쯤 모네를 비롯한 생각이 비슷한 놈들이
프랑스 살롱전에 그림을 낸다. 근데 단체로 떨어진다.
그래서 모여서 지들끼리 전시를 한다.
이게 모네 마네 피사로 시슬리 등의 화가들.
이때 모네가 '인상-해돋이'라는 작품을 걸었는데
비평가가 보고 '이 그림도 제대로 못배운것 같은 빙신들은 뭐냐? 인상은 지랄 개뿔. 인상주의자냐? ㅋ' 했는데
애들은 부랄을 탁 치면서 그래 우리가 인상주의다.

사실 이때 해돋이를 본 사람들은
미완성에 색도 이상하고 별 그림 같지도 않은 그냥 물감만 칠한 술주정뱅이가 입으로 붓 물고 그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왜냐면 해라고 그린건 빨간 점 뿐이고 온통 흐리멍텅한 데다가 형태가 있는 건 나무기둥이라고 해놓은 짙은 선과 검은 실루엣의 배 뿐이니까.

이게 바로 위대한 모더니즘의 시작임.
그리고 실제로 보면 꽤나 이쁨. 사실 졸라 이쁨.

엥 이전 글에서는 쿠르베라며? ㅇㅇ 맞아.
이것도 맞아.

아무튼 이렇게 시작된 인상주의는 1870년 이후
삼사십년 정도 이어진다.
인상파 화가들은 모두 파리로 모여들었고
파리는 아직도 그 영광을 잊지 못하고 있다.
파리 미술관에 가면 가장 많은 작품들이 인상파 그림이고
피사로 시슬리 그림 정말 많다. 진짜 뒤지게 많아.

그런데 그냥 인상주의로 퉁치기에는
인상파 화가들이 넘나 많았다는 사실.

인상주의는 3개로 나뉘어진다.



그런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만.

글쓴이 전공이? 예술학과?
ki***** 2018-07-17
답글쓴이 돈주기   
재밌다
in******** 2018-07-17
답글쓴이 돈주기   
재밌어
su****** 2018-07-19
답글쓴이 돈주기   
ㅋㅋ 돈줍니다 사랑은 돈으로
ca******** 2018-07-19
답글쓴이 돈주기   
돈주께 고마워
v1******** 2018-07-19
답글쓴이 돈주기   
선생님 글에 있는 돈 다 털어드렸읍니다
진미오징어 2018-07-19
답글쓴이 돈주기   
2000년대까지면 뭐 첨부터 끝까지 다 정리해주는거네 ㅋㅋㅋ 현대미술은 아무것도 모르고 보면 지들끼리 아주 재밌구나? 싶은데 알고 보면 정말 재밌음. 좋은전시 있나 찾아보고 현대미술관을 자주 가게 됨. 이런 콘텐츠 유익한듯.

미술사에 대해서 관심 있으신 분들은 「현대미술강의」 -조주연 이라는 책 추천드림
su****** 2018-07-19
답글쓴이 돈주기   

사업자번호: 783-81-00031

통신판매업신고번호: 2023-서울서초-0851

서울 서초구 청계산로 193 메트하임 512호

문의: idpaper.kr@gmail.com

도움말 페이지 | 개인정보취급방침 및 이용약관

(주) 이드페이퍼 | 대표자: 이종운 | 070-8648-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