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남자 - 1

뽀얀 피부에 오밀조밀 생긴 이목구비.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없다. 발도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요즘 대세인 내 최애 아이돌 엑스와이 시현이랑 진짜 비슷하게 생겼다. 살짝 다르게 생겼는데 이 정도면 거의 비슷하다.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고 있다.

 

신규가입이세요, 기변이세요?”

그냥 구경하고 있었어요.”

 

직원 때문에 구경은 그만해야 될 것 같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모델이에요. 가격도 잘 나왔어요. 이번에 약정하시면 보조금도 추가로 지원되고요.”

오늘은 그냥 지나가다 온 거라서 다음에 올게요.”

. 잘 생각해보고 와주세요.”

 

내가 진짜로 살 것 같은지 직원은 웃으면서 친절하게 말했다.

 

AI 남자.

비혼 여성이 늘면서 보편화 되고 있는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이다. 클램프 만화 쵸비츠에 나오는 것처럼 인간처럼 움직이는 로봇인데 딥러닝으로 점점 사람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쵸비츠같은 여자형 AI가 먼저 출시됐는데 재밌게도 AI 여자는 판매 부진으로 생각보다 일찍 단종되고 AI 남자만 대중화되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에 왔다. 요즘은 해가 일찍 떨어져서 집에 오는 길이 어둡다.

아무도 없는 깜깜한 집에 들어오고 재빨리 불부터 킨다. 아무도 없어서 어두우면 무섭다.


티비를 켰다.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린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가에서……”

 

아 또 저런 뉴스 나와. 지긋지긋해 죽겠다. 무서워서 살겠나 진짜. 하긴 저러니까 다들 AI 남자 하나씩 끼고 사는 거겠지.

 

소파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냉장고를 열었다.

먹을만한게 없다. 이번주엔 바빠서 장 볼 시간이 없었다. 뭐 만들어 먹는것도 귀찮다.

그냥 두유 한 팩 마시는 걸로 저녁을 때웠다.

 

일하면서 집안일 하려니까 너무 힘들다. 도우미 부를까 생각도 해봤는데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모르는 사람 드나드는 것도 찜찜하다. 요즘에는 워낙 여혐 범죄도 많아서 배달 음식도 무서워서 못 먹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리모콘을 집어들어 채널을 돌려보았다.

엑스와이 나온 예능이 재방하고 있다. 생각도 못한 개이득이라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미 본방도 보고 조각영상도 여러번 봤지만 시현이는 봐도 봐도 이쁘다.

순간 아까 전자마트에서 본 AI 남자가 생각났다.

시현이랑 되게 비슷했는데

 

초상권 때문에 AI 남자는 연예인 얼굴과 완전히 같은 얼굴로는 출시되지 않는다. 물론 유행에 맞는 얼굴로 만들어 팔다 보니 연예인과 비슷하게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다. 요즘에는 AI 남자 외형도 기능도 커스터마이징이 되는데 제작이 며칠 걸린다고 한다.

 

아까 그거 사실 마음에 들었다.

갑자기 지출이 늘어나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가사도우미 비용, 외식비, 안전 비용 등등을 생각하면 이래 돈쓰나 저래 돈쓰나 그게 그거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 내일 다시 가보자. 가서 물건 자세히 보고 생각해보자.


작품 등록일 : 2018-12-30

▶ AI남자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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