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아저씨들 첨 본 사람한테 같이 밥먹자고 하냐?

한국 영사관이 있는 동네에 산다.

 

투표를 하기 위해 영사관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한국아재 사장님과 조선족 부장님이 한식파라

서울에 살 때보다 지금이 한식 섭취 횟수 훨씬 많다.

 

국밥 줜나 먹고.. 국밥 맛있긴 한데.. 내 생에 이렇게 국밥을 자주 먹은적이 없다.. 과장 조금 보태서 평생 먹은 국밥보다 칭다오 와서 먹은 국밥이 더 많음 

 

아무튼 이 날은 투표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사관 옆건물 시베이음식 하는 면집을 갔다.

 

西北二蛋이라는 체인이다. 지난번에도 한 번 가서 좀 특이한 중국식 수제비 같은거 먹었는데 사진을  찾을수가 없네 (귀찮)

 

西北는 중국의 서북지역을 말하고

二蛋이 뭔가 해서 찾아봤더니 덜렁거리는 사람들을 별명처럼 二蛋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집은 아니고 옆 음식집에 오리를 말려놓았다. 



오리를 말려먹는건 듣도보도 못했는디 

겁나 텁텁할거 같은데 

사장이 "생선도 그냥도 먹고 말려서도 먹잖아" 라고 해서 수긍했다. 

아 근데 쓰면서 생각해보니 육포가 저거구나.. 오리육포는 안먹어봤지만

 



한국인이랑 조선족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김치가 밑반찬으로 있다.

두부 밑반찬 저거 개맛있다 .. 아주 꼬소한 챔기름에 절여져있음 

이렇게 면집이나 국수집에서는 면수를 준다

노맛..

이거 왜먹는지 모르겠더라 

아니 뭐 고기국물도 아니구 밀가루 끓인물을 왜주노 

난 면수 주는거 최근에야 어느 중국 만두집에서 처음 경험해 보고 중국만 이런줄 알았는데 

사장피셜 한국에 제일면소인가 그 CJ에서 하는 면 체인도 면수 준다며?

아무튼 노맛



인당 먹는 국수 말고 같이 먹는걸로 먹어보고 싶어서 메뉴 정할때 은근히 그걸로 몰아감 

소스에 야채랑 괴기 들어간걸 먼저 솥에 붓고 

면을 넣는다




면을 넣고 젓지 않고 뚜껑을 닫는다. 

타이머 7분 맞추고 대기 ..!

 

면 마니아 사장이 국물면도 먹어보고 싶다해서 저것도 따로 시킴

국물맛이 약간 일본식 미소라멘 느낌이었다.

사장이 가보고 싶어하는 일본라멘집이 있는데 

한족 회계언니가 거기 이미 먹어봤는데 존나 맛없다 해서 못가봤다 ㅋㅋㅋㅋ 

사장이 이 국물면을 먹고 중국어로 '일본 라멘이랑 비슷하다 일본 라멘 중에도 이런 거 있다'고 말했다

그 일본라멘집 가자고 밑밥깐거 같은데 

한족 회계언니가 '이건 우리 중국껀데 어디가 일본 라멘이랑 비슷하냐'고 발끈한다.

사장은 중국어가 짧아서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7분 후 저어준다. 




대존맛이었음

사장은 국물면이 더 좋았다고 했고 나머지 3명은 다 이 볶음면 픽

이런 맛의 볶음면은 처음 먹어본 것 같다

길거리에서 볶아주는 그런 볶음면이랑 또 다름

약간 중국식 고기볶음에 면이 들어간 느낌 

고기랑 야채가 엄청 실하게 들어있다 

 





 

이거 볶음면이라고 쓰다가 음.. 맞나..? 해서 앱에서 식당 찾아보니까

炒面(볶음면)이 아니라 焖面 먼미엔이라고 한다. 

조림면... 이라고 해야하나 정식 영문명은 braised noodle인가본데 

 

焖 이라는 글자

黄焖鸡라는 닭도리탕 같은 음식이 있는데 거기서 보고 먹을줄이나 알았지 뜻을 자세히 살펴본 적은 없었다. 

'뚜껑을 닫고 약한 불에 익히는 것' 이라고 나오네 

아까 뚜껑 닫고 7분 조려서 조림면이라고 부르나 보다.

 

거의 다 먹어가는데 

어떤 아재가 식당에 들어오자마자 우리한테 한국어로 '맛있어요?' 라고 묻는다.

울 사장이 국물있는게 더 맛있다고 말해줬다. 

잉 한국인인줄 어떻게 알았지..? 여기 사장인가 하고 있는데

종업원을 붙잡고 우리 테이블에 데리고 와서 한국 액센트 넘치는 중국어로 '쩌거 쩌거 (이거요 - 대충 이거 달라는 뜻)'를 시전한다. 

 

우리가 한국인인 줄 어떻게 알았을까! 했더니 

좀아까 사장님이 나가서 담배피우고 있는데 길거리에서 저 아저씨가 울 사장한테 

'한궈차이.... 짜이날.?' (한국 음식은 어디 있습니까?) 

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래서 사장이 아 한국인이시냐고 여기 면집 괜찮다고 추천해 줬고 

그 아저씨가 "혹시 식사 안하셨으면 같이 하자"고 했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냐.. 아재들 길에서 친구 겁나 쉽게 사귀네 

아쉽게도 이미 우리랑 먹은 후라 번개는 결렬됐다고 한다..

 

난 잘 모르겠는데 사장님 아주 중국인같이 생겼는지 

중국에서도 그렇게나 길거리에서 길을 물어보고

 

부장님이 말해준건데 사장님이랑 동남아 출장 가도 

'시쇼지엔 짜이날?" (화장실 어디인가요?)

중국인들이 사장님들한테 중국어로 자꾸 말건다고 함

사장은 중국인으로 오해받는게 너무 익숙한 상황이라 "짜이나비엔" (저쪽입니다) 라고 알려준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아닌척 했는데 새럼들 나한테도 길 마니 물음...

마트에서 생리대 어느쪽이냐 

나이키에서 이거 사이즈 있냐 질문도 들어봤다 

리테일 종사자같이 생겻나봄,, 

고급짐과는 거리가 먼가보오 

 



재외투표 처음이다.

준비물: 여권, 핸드폰 (건강마 보여줘야 들여보내쥼), 마스크 

 

중국은 지금 마스크 잘 안쓰는데 

관공서 백화점 대중교통에선 입구에서 검사한다.

솔직히 입구만 통과하면 그담엔 별로 신경 안쓴다

형식주의 ㅇㅇ



 

투표하는 사람은 우리 포함 3-4명이었다.

관리하는 사람은 못해도 15명은 되어 보였음

알바라면 개꿀일듯

사람이 없어서 영사관 입구부터 투표하고 나오는 데까지 10분도 안 걸린 것 같다. 

 

영사관 홈페이지에 보니까 주변 다른 도시에서 여기로 셔틀버스도 운영하더라... 

근데 정말 솔직히 버스타고 3-4시간 가서 투표하라면

난..안했을 것 같다;; 개귀차너 

멀리 가서 투표한 새럼들 리스펙

 

 

 

회사로 다시 돌아가는 길

사장은 그 아저씨가 본인이 추천해준 면을 맛있게 먹었을까 궁금해 했다. 

 

두분의 인연이 다시 한 번 닿아 

그 궁금증의 답을 얻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작품 등록일 : 2022-02-26

▶ 상하이 출장 중 한식만 먹는 사람이 있다?!

▶ 취저우 출장 2 백주를 좋아하게 됐다

메밀면 면수는 맛있어!
ya****   
진짜 맛있어 보인다
The amps   
ㅋㅋㅋㅋ 마자 한국아재들도 술 먹다가 합석 존나 잘하고 중국인들은 작은 식당에서 밥먹다가 모르는 사람들끼리 대화 존나잘함. 이 테이블에서 어쩌고 하면 저 테이블에서 맞아 그렇지 저쩌고 하는거 넘웃기더라

글고 나 포함 중국거주했던 한국인 일본인 지인들 다~ 길에서 마주친 중국인들이 중국어로 말 존나 걸었었다 ㅠㅠ화장실이 어디냐 뭐? 너는 어디나라 새럼임?

당연히 중국인이겠거니 하나봨ㅋㅋㅋㅋㅋ
시진핑 사생팬   
수초면이라고 한국에서도 판다. 화상집 가면 있음.
PLEC   
보끔면은 중국이지
룰루랄러   
저런 볶음면 처음 봤어 신기해
벌꿀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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