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까지 들고 오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매장에서 일단 전원을 켰다. 초기 설정은 집에서 찬찬히 해야 할 것 같아서 전원만 들어온 채로 손 붙잡고 집까지 데리고 왔다.
이제 세팅을 시작해볼까.
아까 매장 직원이 알려준 대로 뒤에서 바지를 내리고 꼬리뼈 부분에 있는 작은 전원 버튼을 짧게 누른다.
AI남자의 눈이 순간 번뜩한다. 코난이 뭐 발견하고 “이…이것은…” 이라고 독백하는 것 마냥 잠깐 빛이 찌릿하고 들어왔다가 나간다.
“안녕하세요. 화랑 S075-13 입니다. 저의 이름을 정해주세요.”
AI남자가 말을 한다.
음…. 뭐라고 할까… 그냥 시현이라고 하자.
“시현”
“시. 현. 이 맞습니까?”
“네.”
“사용자의 홍채와 지문을 등록해주세요.”
시현이가 양손을 내민다.
그 손바닥 위에 내 손을 포갠다.
“홍채등록을 위해 눈을 마주쳐 주세요.”
고개를 들어 시현이와 눈을 맞춘다.
꺄아악!!! 아이컨택한다!!!! 벌써 3초 넘었어!!!!!
“홍채와 지문이 등록되었습니다.”
이제 끝났다. 나머지는 사용하면서 하나씩 알려주면 자가학습한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시현이가 웃으며 인사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하다. 광대가 자꾸 올라가서 얼굴이 땡긴다. 집도 더 환하고 깨끗해진 느낌이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넌 그냥 존재자체가 도와주는 거야. 얼굴이 도움이야.
“일단 이것부터 정리해.”
그래도 시킬 건 시킨다.
시현이는 주변 물건들을 치운다.
“가방은 어디에 둘까요?”
“방에 갖다 놔.”
“상자는 어디에 버릴까요?”
“세탁실에 쓰레기 모아 놓은 데다 갖다 놔. 월요일마다 재활용 쓰레기 내놓고.”
처음이라 이것저것 알려주는 게 귀찮지만 그래도 척척 알아듣고 다 하는게 신기하다. 덕분에 앞으로 편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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