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앗싸 센빠이 1

개강했다고 고기파티한다고 하길래 은근슬쩍 
3만 원 내밀었다.
막상 가기로 하니, 영어 한다고 인터넷 강의든, 운동이든 돈 낼대로 다 내놓고 영원히 안 하는 염병짓이 스멀스멀 돋아났다.

동기들은 여름 동안 선배들 졸업작품이며 워크숍이며 도와주러 다니고 자기들끼리 뭐를 찍었네 편집해봤네 시나리오를 썼네 이러는데, 
나는 아무도 안 불러줬다.
솔직히 선배들 현장에서 발에 불나게 뛰어다니기 싫었고, 
그래서 슬슬 피해 다녔더니

"영화는 혼자 찍는 거 아니다."

훈계만 고막 터지도록 듣고 소외된 것이다.
하필 나는 술도 지지리도 못 먹어서 신입생 때 안 마신다고 똥고집 피웠더니 
술자리는 안 껴줘서 도무지 이미지를 바꿀 수가 없었다.

남자 선배들은 내게 아중선배가 보인다고 
제발 그러지 말라며 침튀기며 말했다.

아중선배,
본명이 아니다.
김아중을 닮았고, 긴 갈색 머리에 고데기로 웨이브를 넣고 섹시하게 입고 다녔다. .

당시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예상외로 흥행하자 
다르덴 형제 따라 하며 핸드헬드만 찍어대는 
영화과 찐따들은 도무지 인정할 수 없었기에 매일 밤 술자리에서 피를 토하며 관객들의 안목를 걱정했다.

영화 덕분에 김아중을 닮은 아중선배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아중 선배가 아중 선배인 이유는 수업 중에 울린 벨 소리 때문이었다. 

뷰티풀 걸. 

" 이 노래 존나 신나지 않니? "

전도연보다 예쁜 미소로 말했다는 것이 전설처럼 회자됐다. 

누가 봐도 평범해서 어딜 가나 어디서 본 적 있다는 소리를 듣는 내 얼굴이 김아중을 닮을 리는 없고. 

역시 다들 오랜만이라며 왜 연락도 안하냐고
아는척하더니 주류 비주류 칼같이 나눠서 무리 지어 놀았다. 혼자 덩그러니 앉아 고기 3점씩 쌈장에 찍어 먹으려니 소위 '현타'라는 게 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도 모두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영화는 혼자 찍는게 아니잖아. 
찍으라면 찍을 수 있겠지만 내가 추구하는 게 원맨쇼는 아니니까.

" 고기 익었냐? "

아중선배였다.

" 아.. 익었을걸요? "

실물을 이렇게 가까이 본건 처음이다. 
김아중은 김아중인데 동남아 김아중 느낌,
몸에 딱 달라붙는 주황색 브이넥 골지 티를 입어 가슴골이 보였다. 안 보고 싶어도 눈이 가는 왕가슴이다.


" 돼지는 안 익은 거 처먹으면 뇌가 뻥뻥 뚫린다." 
" 네??? "
" 호호호 익었는지 보고 먹어야지 " 


웃는 얼굴이 전도연 보다 예쁘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아중선배는 고기를 하나 집어 들더니 중간을 젓가락으로 찢어서 요리조리 봤다. 

" 봐봐라. 시발 하나도 안 익었잖니" 
" 웩! "

삼겹살은 그나마 익었는데 목살은 속에 하나도 안 익어 피가 보였다. 비위가 약한 터라 토할 거 같았다.
저 멀리 학생회 여학우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숯불 앞에서 고기를 굽고 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났다. 
아중선배는 교수님도 계시는 메인테이블에 가서 주먹을 내려쳤다.

" 개새끼들아! " 

모두들 황당해서 아중 선배를 봤다.

게스 로고가 불룩하게 엉덩이에 달려있는 것이 나올 대 나오고 들어갈 대 들어간 아중선배의 몸매, 
나는 엉뚱하게도 그 모습에 감탄했다. 


"교수님, 이거 이거 하나도 안 익었어요! " 

아중선배는 고기 접시를 던졌다. 

" 이 개새끼들 맨날 앉아서 처먹을 줄 만 알고 시발 가서 빨리 제대로 안 구워 와?"

실로 그 테이블에는 남자들이 대부분이라
개새끼라는 말이 딱이었다.

사내놈들이 일사불란하게 일어나 고기굽는 진풍경이 일어났다. 아중선배는 자리를 잡고 앉아 내게 오라고 손짓했다.

남자 선배 몇몇이 너스레를 떨고

" 아이 진짜 고기가 안 익으면 안되지."
" 그래, 얘들아 차라리 탄 거 먹고 암 걸리게 바짝 구워와 "

갑자기 아중선배는 그들에게 젓가락을 던졌다. 

" 대가리에 똥찼니. 이 많은 애들 불러 놓고 숯불로 고기 굽는 게 정상이야? "

교수님은 어느새 다른 테이블로 가셨다. 
한마디로 갑. 분. 싸.

아중선배는 잘 나타나진 않지만 한번 나타나면 분위기를 조져버리는 걸로 유명했다. 
마음씨 여린 영화과 사내놈들의 멘탈과 마인드를 인정사정없이 난도질했다.

" 아니 근데 이년들이 교수님 있다고 고기를 잘 익혔네?? "

그렇다. 여자 남자 가리지 않고 저격했다. 
점점 다들 화장실 간다는 둥 핑계를 대고 사라졌다. 
메인테이블이었는데 다시 아중선배와 나만 남았다. 

" 오예야. 우리 다음부터는 고기파티 오지 말자. " 
" 그러게요. 3만 원이나 냈는데. 제대로 먹지도 못했어요."
" 어머. 3만 원이나 냈어? "
" ?? 얼마 내셨어요? "
" 안 냈는데?? "
"..."

그날 나는 너무 억울해서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남는 콜라를 찾아다녔고 아중선배는 깔깔거리며 구석에 새 거 있다고 귀띔해줬다. 
그런 정보는 귀신같이 알아놓고 
본인은 콜라는 싫단다. 도대체 뭐가 들어갔을지 모른다고.

작품 등록일 : 2019-03-14

▶ 핵앗싸 센빠이 2

너무 재밌서여
Jen   
하 왕가슴..
le******   
재밌다
$!%*   
ㅋㅋ 재밌네
빡빡2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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