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전기밥솥으로 만든 ‘허니 바베큐 등갈비찜’을 메인으로 한 저녁밥상이다. 오늘은 이 허니 바베큐 등갈비찜 레시피를 소개하겠다. 불 앞에 내내 붙어 있을 필요 없이 전기밥솥으로 만드는 간단한 요리지만 퀄리티는 외식 부럽지 않다. 

달콤짭짤한 소스의 감칠맛, 뼈에서 똑 떨어지는 야들야들한 육질! 등갈비찜이라고 썼지만 폭립에 가까운 맛이다. 

재료는 이러하다. (재료 목록은 저장하기 편하라고 1장짜리 사진으로 만들었다) 

간장은 꼭 진간장이다. 국간장 쓰면 망한다. 

청주는 백화수복, 청하(특히 청하Dry) 추천한다. 

미림은 롯데 미림만 추천한다. 어설프게 미향, 맛술 이런 거 쓰지 마라. 알콜 도수가 낮아서 별로다. 

설탕은 백, 황, 흑 무얼 쓰든지 상관없다. 진한 갈색으로 만들고 싶다면 흑설탕 써라. 

1. 신선한 돼지등갈비 1근(600g)을 준비한다. 

(내가 산 것은 720g이라서 모든 재료를 20% 증량하여 비율을 맞췄다) 냉동해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2. 등갈비를 채반에 담아 흐르는 찬물로 잠시 헹군다. 찬물을 받아 담궈둔다. 냉장고로 옮겨 30분 방치해 핏물을 뺀다. 

3. 30분 방치해 둔 등갈비를 꺼내보면 이런 상태다. 물이 연한 핑크색으로 변했다. 이 물을 따라 버리고, 새로 찬물을 받아 담그고 2차로 핏물을 뺀다. 마찬가지로 냉장고에 넣어둔다. 20분 방치한 후 꺼낸다. 전기밥솥에 요리할 거라 중간중간 불순물 거품을 떠낼 수 없으므로 미리 최대한 핏물을 제거해준다. 

4. 직경 25cm이상의 프라이팬을 불에 올린다. 되도록이면 코팅팬 말고 스텐팬이나 무쇠팬을 추천한다. 나는 스텐팬을 약불로 예열해 사용했다. 코팅팬을 사용할 경우엔 예열 생략. 

5. 팬을 예열하는 동안, 2차 핏물빼기를 마친 등갈비를 흐르는 찬물에 간단히 헹군다. 그리고 채반을 털어 물기를 뺀다. 

6. 키친타월을 듬뿍 깔고 등갈비를 펼쳐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다. 

7. 프라이팬 예열 + 등갈비 물기 빼기를 동시에 하는 와중에 등갈비를 조릴 소스를 만든다. 우선 마늘 3쪽을 곱게 갈아준다. 

(마늘3쪽이면 너무 소량이라 푸드프로세서에 갈기도 마땅찮다. 나는 일본에서 사 온 도구를 사용했다. 마늘, 생강, 무, 와사비 등을 갈 수 있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강판인데 이름은 까먹었다)

8. 곱게 갈기 마땅찮으면 마늘 다지기용 도구를 써서 그냥 다지는 정도로 타협해도 좋다. 시판 간마늘을 쓸 거면 1큰술 떠 넣는다. 

9. 스텐팬의 예열이 충분히 되었다면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등갈비를 모두 넣어 표면이 노릇하게 색이 나도록 굽는다. 등갈비를 모두 넣으면 차가워서 팬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니까 불을 중강불로 잠시 올린 후 다시 중불로 내릴 것. 

*식용유는 포도씨유를 추천한다. 

10. 등갈비의 모든 면을 뒤집어가며 빠짐없이 노릇하게 굽는다. 속까지 익히려 애쓸 필요는 없다. 그저 겉만 노릇하게 익혀 마이야르 반응을 이끌어내는 게 목적이다. 이걸 굽는 동안 소스를 계속 만든다. 아까 간 마늘은 볼에 넣고, 

11. 양파를 곱게 다져 볼에 또 넣는다. 분량의 물, 진간장, 벌꿀, 청주, 미림, 설탕, 케첩도 계량해서 마저 넣고 잘 섞는다. 

*벌꿀은 사양꿀도 상관없지만 맑은 꿀이 좋다. 꽃가루가 많이 섞여 탁하고 꾸덕한 꿀은 적절치 않다. 예를 들어 밤꿀, 마누카꿀. 나는 토종 아카시아 벌꿀을 사용했다. 

12. 가끔씩 고기 상태도 봐 가면서 타지 않게 4면을 고루 뒤집어준다. 

13. 이제 드디어 가정용 전기 압력밥솥이 등장할 타이밍이다. 

나는 ‘쿠쿠 IH 압력보온밥솥 10인분(1.8L)’ 제품을 사용했다. 

*Ganan해 보이는 노란장판이 맘에 걸린다면 달러 좀 줘라.ㅋㅋ

14. 밥솥의 내솥에다 방금 구운 등갈비를 넣는다. 되도록 겹치지 않게 고루 깔아준다. 

15. 등갈비를 구운 스텐팬에 육즙과 고깃기름이 남아있다. 이것도 놓칠 수 없다. 

16. 잘 섞어둔 조림용 소스를, 

17. 등갈비를 구웠던 팬에 붓고 바닥을 벅벅 긁어가며 다시 한 번 잘 섞는다. 

18. 잘 섞은 조림용 소스를 등갈비에 붓는다. 

19. 좁아서 어쩔 수 없이 몇 조각은 삐져 나오는데, 최대한 소스에 푹 잠기게 쑤셔 넣어보자. 

20. 분리했던 내솥을 밥솥 본체에 부착하고, 뚜껑을 닫는다. 

21. 평소 밥 할 때랑 똑같은 버튼 (압력취사 또는 일반취사 라고 일컫는 버튼)을 누르고 내버려둔다. 그동안 아까 나온 설거지도 하고 이드문학관도 구경하고 그러자. 

22. 일반취사가 완료되고 보온으로 넘어가면 거기서 1시간을 또 내버려둔다. 바로 먹고 싶다고? 아니... 좀만 더 참아봐... 보온 1시간 방치가 야들야들 뼈에서 똑 떨어지는 육질의 핵심이야. 

23. 일반취사 후 1시간 보온을 거치고 최종 완성된 허니 바베큐 등갈비찜의 모습이다. 난 짜게 먹는 게 좋다! 라면, 소스만 따라내 작은 냄비에 조려서 등갈비에 부어주면 된다. 

소스가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인 것을 등갈비에 부어주고 ‘보온 재가열’버튼을 누르고 30분 더 방치하면 이런 비주얼이 된다. 

엄청 진하게 소스가 고기에 딱 달라붙어 있는 맛이다. 

술안주로도 좋고 밥반찬으로도 좋다. 

에어프라이어로 만든 홈메이드 마늘칩과 파슬리 가루를 뿌려냈다. 

뼈를 발라내며 먹는 게 귀찮으면 살만 발라내 양념 두어 스푼 넣어 촉촉하게 버무리고 밥에 얹어 달걀노른자 하나 똑 떨어뜨려 덮밥으로도 먹어보자. 

어째 사진이 좀 간짜장처럼 나왔네. 이렇게 먹어도 정말 맛있다. 

다 먹고 남은 소스도 허투루 할 수 없지. 

뜨겁게 데운 소스에 갓 지은 흰쌀밥 넣고 송송 썬 쪽파 듬뿍 뿌려 비벼먹었다. 

홈메이드 마늘칩을 얹어먹었다. 이것마저도 맛있다. 마지막 한 방울의 소스마저도 놓칠 수 없는 마성의 맛이다. 

첫 사진으로 다시 돌아와서. 

이것은 일반취사ㅡ1시간 보온을 거친 등갈비찜에다가 구운 감자와 구운 대추방울토마토를 곁들이고 소스를 넉넉히 끼얹어 낸 것이다. 구운 감자, 메쉬드 포테이토와도 궁합이 좋다. 

엄청 맛있으니까 집에 전기밥솥 있으면 도전해보자. 

아 그리고 다 만들고 나면 밥솥 내솥뚜껑 꼭 닦아줘. 간장 때문에 뭐 시커멓게 묻어나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