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아ㅡ트 (10) 처서맞이

 

이것은 나의 지난 주말 브런치다. 

 

10탄은 19년 8월 13일부터 9월 12일까지 해 먹은 집밥 사진들이다. 처서를 맞이하여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기간의 컬러풀한 제철 식재료를 한껏 활용하였다. 



아침밥. 

명란젓 덮밥, 삼치 데리야키와 구운 채소(가지•대파), 부추달걀탕, 토마토와 어린잎을 곁들인 메쉬드 포테이토, 후숙시킨 황도.

밥에다 저염명란젓, 노른자, 홈메이드 마늘칩을 얹었다. 

 

아침밥. 

명란에그마요감자, 콜리플라워 어린잎 샐러드, 홈메이드 요거트에 홈메이드 자두잼과 잘게 자른 청사과 토핑한 것, 무첨가 두유.

 

아침밥. 

명란젓 달걀말이, 토마토 구운 가지 샐러드, 주먹밥, 숙주 맑은 장국, 청사과.

 


저녁밥. 

수육, 매콤 무말랭이 무침, 콜리플라워 샐러드, 청사과와 천도복숭아, 차가운 히비스커스 티, 밥. 

전기 압력밥솥으로 만든 저수분수육이다. 

자세한 레시피는 아래에 나오는 부타동과 더불어 집밥 아ㅡ트 레시피 (2) 에서 소개. 

https://m.idpaper.co.kr/book/view.html?workSeq=2785 

 

 


 

저녁밥. 

한국풍 부타동, 매콤 무말랭이 무침, 숙주 맑은장국, 콜리플라워 간단샐러드, 청사과. 

전날 삶은 수육을 부타동으로 어레인지했다. 

 

 

아침밥. 

명란젓 달걀말이, 김자반 주먹밥, 샐러드, 시래기 연근 된장국,후숙한 백도.

달걀말이는 홈메이드 마늘칩을 부숴넣은 타르타르 소스에 찍어먹었다. 

 

저녁밥. 

차돌박이 숙주 굴소스볶음, 부추달걀탕, 매콤 무말랭이 무침, 토마토와 완두콩 간단샐러드, 밥, 후숙시킨 황도.

 

요리교실에서 배운 타르트. 

자색고구마 타르트. 조린 밤과 헤이즐넛, 데코레이션用 얇은 초콜릿을 올렸다. 어째 크림 짠 모양이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잘라보니 단면은 썩 훌륭했다. 

코코아 맛의 바삭한 타르트 껍질, 아몬드크림 구운 층, 조린 고구마와 휘핑한 생크림의 층, 자색고구마 크림의 층, 조린 밤과 헤이즐넛과 초콜릿을 얹은 꼭대기로 이루어져 있다. 

 

큼지막하게 한 조각 턱 잘라서 차가운 베트남 녹차와 함께 오후의 간식으로 먹었다. 


아침밥. 

명란에그마요 바게트, 콜리플라워 어린잎 샐러드, 청사과, 홈메이드 요거트에 홈메이드 딸기콤포트 토핑한 것, 냉침한 베트남녹차.

콜리플라워를 한국말로 하면 꽃양배추다. 양배추를 브로콜리 모양으로 만든 듯한 맛인데, 은은한 단맛과 청량감이 있어서 브로콜리보다 맛있다. 

 


저녁밥. 

굴소스 베이컨 숙주볶음, 메쉬드 포테이토, 매콤 무말랭이 무침,

백도, 차가운 히비스커스 티, 밥.

굴소스는 굴 추출물의 함유량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굴소스의 명가 ‘이금기’에서도 다양한 굴소스를 팔고 있다. 무조건 이금기 프리미엄 굴소스를 사라. 이게 제일 굴 추출물 함유량이 높아서 소량을 넣어도 감칠맛이 제대로다.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팬더 굴소스는 가격이 저렴해서 멋모르고 사기 쉬운데 굴 추출물 함유량이 낮다. 

 

저녁밥. 

반쎄오(베트남 부침개), 쏘이가(닭고기 찹쌀밥), 고이 묵(갑오징어 샐러드), 페퍼 새우.

요리교실에서 배운 베트남 가정식 한상. 고수를 못 먹어서 빼고 만들었다. 반쎄오는 오코노미야키 또는 식사용 크레페의 베트남 버전 같았다.

 

저녁밥. 

소이가(닭고기 찹쌀밥), 구운 가지, 매콤 무말랭이 무침, 청사과, 무첨가 두유.

 

아침밥. 

크래미 치즈 주먹밥, 스크렘블 에그, 견과류, 시래기 연근 된장국, 토마토 샐러드, 청사과.

 

술상. 

해물부추전, 매콤 무말랭이 무침, 멜론, 술-매실칵테일(홈메이드 매실청+청주+얼음). 

부추전에는 오징어와 새우를 듬뿍. 2장 부쳐먹었다.

 

2장째의 해물부추전. 


두번째로 좋아하는 잔. 선명한 초록빛의 유리 술잔이다. 일본의 주방용품 도매상가 거리인 갓파바시에서 사 왔다. 이렇게 유리를 파내서 무늬를 새긴 제품만 전문으로 파는 집이었다. 


저녁밥. 

닭가슴살 병아리콩 햄버그, 토마토와 데친 브로콜리, 매콤 무말랭이 무침, 시래기 연근 된장국, 후숙한 황도, 밥.

*시래기는 올가의 유기농 시래기. 전기 압력밥솥의 만능찜 기능으로 40분 삶고, 식힌 후 굵은 줄기의 겉껍질을 벗겨낸 후 국물채로 소분 냉동하면 국 끓일 때마다 유용하다. 

 


휴일의 브런치. 

크림치즈 딸기콤포트 샌드위치, 부추와 홍피망의 소테 + 구운 소시지 + 유자후추와 홀그레인 머스타드, 멜론, 아이스 우롱차. 부드러운 빵에 홈메이드 딸기 콤포트와 알라 크림치즈를 듬뿍 끼워넣었다. 

*빵은 <나폴레옹>의 소프트롤. 

 


아침밥. 

달걀프라이, 주먹밥, 사골황태국, 매콤 무말랭이 무침, 브로콜리 토마토 샐러드, 청사과.

8시간 넘게 끓여 뽑아낸 진한 사골 육수로 만든 황태국. 집에 갑자기 사골이 선물로 들어와서 생전 처음 사골 육수를 끓여봤다. 이 무슨 비효율적인 짓거리인지 모르겠다 생각했지만 맛은 끝내줬다. 

 


휴일의 아점. 

삼치 고추장양념구이, 소이가(닭고기 찹쌀밥)로 만든 주먹밥, 구운 미니새송이와 홍피망의 참나물 샐러드, 고구마 넛츠 샐러드, 복숭아, 아이스 우롱차.

참나물을 참깨 드레싱에 버무려 샐러드로 먹으면 향긋하고 쌉싸래한 것이 어찌나 맛있는지. 

 

아침밥. 

닭가슴살 병아리콩 햄버그, 차가운 군고구마, 토마토와 데친 브로콜리, 천도, 냉침한 청포도향 녹차. 

저녁에 해먹고 남은 햄버그 반죽을 다음날 아침에 구워 먹었다. 아침인데 거해서 밥은 생략하고 고구마를 곁들였다. 

*차(茶)는 오설록의 아이스티 전용 제품 <산호섬>.

 

저녁밥. 

차돌박이 홍피망 숙주볶음, 데친 브로콜리 줄기의 참깨페이스트 무침, 부추달걀국, 밥, 허니듀 멜론.

매년 여름이면 이마트에서 특매로 파는 허니듀. 4박5일 후숙시켜 먹었다. 엄청 달고 향기로웠다. 

 

아침밥. 

삼치고추장양념구이, 대파와 홍피망 구운 것, 주먹밥, 부추달걀국, 허니듀 멜론. 

 

저녁밥. 

부추달걀말이, 무말랭이 피클, 메쉬드 포테이토와 토마토, 표고 두부 된장국, 밥, 허니듀 멜론. 

부추달걀말이에는 꼭 케첩을 곁들인다. 잘 어울리더라구. 

 


아침밥. 

앙버터와 앙치즈 샌드, 구운 소시지+허니머스타드와 유자후추, 샐러드, 후숙한 황도, 아이스 우롱차. 

파티세리 김영모의 덴마크 모닝빵으로 만든 앙버터&앙치즈 샌드. 홈메이드 통팥앙금, 엘엔비르 고메버터, 알라 크림치즈를 끼워넣었다. 앙치즈는 처음 시도해봤는데 담백하면서 고소한 크림치즈와 달콤한 통단팥의 조화가 훌륭했다. 

 

저녁밥. 

차돌박이 고추장 수제비, 무말랭이 피클, 청사과와 천도. 

유기농 우리밀로 만든 얼큰한 수제비. 빵 만들고 남은 우리밀을 한 큐에 처리하려고 만들었다. 반죽할 때 재밌었다. 

 


아침밥. 

부추달걀말이, 크래미 치즈 주먹밥, 표고두부된장국, 멜론. 

부추 1단 산 걸로 해물부추전, 달걀말이, 볶음, 달걀탕 등등 열심히 해 먹었는데 그러고도 남아서 아직 싱싱할 때 씻어서 물기 제거하고 소분 냉동해놨다. 냉동부추는 취급하기 조금 까다롭지만 달걀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아침밥. 

크림치즈 딸기콤포트 토스트, 부추달걀, 토마토 간단 샐러드,

아이스 우롱차. 

딸기 건더기를 다 건져먹어서 액체만 남은 딸기콤포트를 토스트에 얹어 먹었다. 딸기콤포트가 딸기잼과 뭐가 다른가? 딸기콤포트는 빵에 얹으면 펴 바를 것도 없이 스르륵 혼자 퍼진다. 팬케이크에 얹으면 천천히 흘러내리고. 시럽과 잼의 중간 텍스처. 

 

코코아맛 휘낭시에. 

오븐에서 막 꺼냈을 때의 향기가 환상이었다. 코코아와 버터가 섞인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 럼주를 넣어 향긋한 초콜릿맛 크림을 올리고 냉동 산딸기와 생 블루베리를 얹었다. 



다음날 냉장고에서 꺼내보니 녹은 산딸기에서 나온 붉은 색소가 크림에 번져서 살짝 아쉬웠다. 양과자 만들기가 아직 미숙해서 100퍼센트 맘에 드는 비주얼은 구현하기 힘들다. 



진하게 탄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곁들여 휴일의 티타임. 피스타치오를 뿌려 구운 버전도 함께. 


저녁밥. 

닭칼국수, 무말랭이 피클, 오이 스틱, 복숭아. 

수제비 해 먹고 남은 반죽을 소분냉동해 둔 걸로 칼국수 면발을 뽑았다. 

 

아침밥. 

크래미 치즈 주먹밥, 스크렘블 에그, 참나물 토마토 샐러드, 무 된장국, 청사과.

 


아침밥. 

명란 주먹밥, 달걀프라이, 무 된장국, 참나물 병아리콩 샐러드+고구마 넛츠 샐러드, 청사과와 천도.

*명란젓은 장석준 명장 제품. 

 

저녁밥. 

닭고기 달걀덮밥(오야코동), 유부 무 된장국, 두반장 오이절임, 고구마 넛츠 샐러드, 청사과.

 

아침밥. 

베이컨에그, 고구마 넛츠 샐러드, 참나물 미니새송이 샐러드, 주먹밥, 무 된장국, 천도.

참나물에 아주 푹 빠졌다. 

 

술상. 

해물부추전, 무말랭이 피클, 허니듀 멜론, 우롱하이(우롱차+청주). 

 

저녁밥. 

일식 고기감자조림(肉じゃが,니쿠쟈가), 유부 무 된장국, 참나물 홍피망 샐러드, 골드 키위, 밥.

 


휴일의 아점. 

에그마요 덮밥, 얼갈이 유부 된장국, 대추방울토마토 치커리 샐러드, 천도. 

 

아침밥. 

치커리를 곁들인 삼치 양념구이, 반숙으로 삶은 달걀과 구운 대추방울토마토, 얼갈이 배추 된장국, 아몬드 주먹밥.

빻은 아몬드를 펼치고 그 위로 갓 만든 따뜻한 주먹밥을 굴려주면 아몬드 주먹밥이 된다. 


저녁밥. 

허니바베큐 등갈비찜, 치커리와 대추방울토마토 샐러드, 메쉬드 포테이토, 냉침한 베트남 녹차, 천도.


저녁밥. 

허니바베큐 등갈비찜, 데친 브로콜리, 대추방울토마토, 메쉬드 포테이토, 냉침한 베트남 녹차, 사과.

이틀 연속 허니바베큐 등갈비찜 삼매경이다. 

 


홈메이드 마늘칩을 뿌려낸다. 이거 먹을 때마다 내 늙고 작은 개가 유독 구슬픈 눈망울로 지켜본다. 냄새가 너무 유혹적이라 그런 것 같다. 

 

아침밥. 

고기감자조림, 무 유부 된장국, 두반장 오이절임,밥, 후숙한 황도. 

이 황도는 무려 6박7일을 후숙시켰다. 이러다 자칫 썩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의 모험이었지만 대성공. 인내로 완성한 꿀맛. 

 


브런치. 

치즈 2종류 왕창 올리고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피자토스트, 토핑 듬뿍 치커리 샐러드, 무첨가 두유. 

*빵은 옵스(롯데 본점 지하)에서 산 뺑드미. 바게트 생지를 식빵틀에 구운 빵이다. 

 


저녁밥. 

구운 돼지 목살 덮밥, 얼갈이 배추 된장국, 토마토와 데친 브로콜리에 마요네즈와 가다랑어포를 뿌린 간단 샐러드, 4박5일 후숙시킨 황도.

소금후추로 밑간한 두툼한 목살을 스탠팬에 양파랑 같이 굽고, 갓 지은 밥에 얹은 후, 허니바베큐 등갈비찜의 소스(고기는 다 먹고 요것만 남았다)를 뜨겁게 데워 끼얹고, 파랑 노른자를 토핑했다. 엄청나게 맛있었다. 


브런치. 

감자달걀샐러드 샌드위치, 치커리 샐러드, 복숭아, 무첨가 두유. 

갓 만든 감자달걀샐러드로 만든 샌드위치. 

*빵은 <파티세리 김영모>의 덴마크 모닝빵. 

 

저녁밥. 

돼지목살 소금구이(허니머스타드와 유자후추를 찍어먹음), 구운 대추방울토마토, 데친 브로콜리, 고구마 된장국, 찰옥수수와 귀리를 넣은 밥, 사과. 

제철일 때 찐 찰옥수수의 낱알을 냉동해뒀다가 밥 지을 때마다 넣곤 한다. 냉동실에 박제한 계절을 조금씩 꺼내 맛보기. 


아침밥. 

솔부추를 다져 넣은 콘버터라이스로 만든 주먹밥, 토마토 달걀볶음, 샐러드, 복숭아, 무첨가 두유.



저녁밥. 

두툼하게 자른 돼지 목살로 만든 고추장불고기, 감자달걀샐러드, 얼갈이 배추 된장국 약간, 복숭아, 밥. 

감자달걀샐러드 만들 때 하인즈 갈릭 마요를 넣어봐라. 그냥 마요네즈 넣었을 때보다 훨씬 맛있어진다. 



아침밥. 

크림치즈 바른 바게트 토스트에 홈메이드 딸기 콤포트 끼얹은 것, 구운 소시지+허니 머스타드와 홀그레인 머스타드, 사과 슬라이스를 곁들인 샐러드, 차가운 우롱차. 

딸기 다 건져 먹고 시럽만 남은 딸기 콤포트를 바삭한 바게트에 확 끼얹으니 새콤달콤한 시럽이 촉촉하게 스며 들어 맛있었다. 

*바게트는 파티세리 김영모의 프랑스 대통령 바게트. 


아침밥. 

부추달걀, 주먹밥, 데친 브로콜리 줄기의 넛츠 샐러드, 복숭아, 대파만 넣은 된장국. 

냉동한 부추로 만든 부추달걀. 아침이니까 평범하게 소금후추로 할까 하다가 이금기 치킨파우더와 이금기 프리미엄 굴소스를 약간 추가했더니 감칠맛 급상승. 

 


저녁밥. 

순두부찌개, 데친 브로콜리 줄기의 참깨 페이스트 무침, 구운 대추방울토마토, 복숭아, 찰옥수수와 귀리를 넣고 지은 밥. 

순두부찌개에는 돼지 목살, 냉동 조갯살, 달걀을 푸짐하게 투하. 

 


휴일의 브런치. 

홈메이드 딸기콤포트•크림치즈•고메 버터를 토핑한 팬케이크, 견과류, 참나물 참치 샐러드,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할머니의 괴식>

 

나의 할머니는 요리를 엄청 못 한다. 

솥뚜껑 운전 60년 이상인데 할머니가 만든 음식은 대체로 맛이 없다. 할머니의 요리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웠다. 어떻게 저런 걸 생각해 낼 수가 있지...? 싶은 메뉴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요리를 만들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외국인 새댁처럼. 

 

기억 속에서 애써 지워낸 괴식 메뉴 중 하나 떠오르는 건 양배추 찌개. 볶음인지, 조림인지, 스튜인지 모를 이상한 모양새였는데 할머니는 찌개라고 주장했다. 양배추가 몸에 그렇게 좋단다. 할머니는 내가 진절머리를 내며 안 먹는다고 할 때까지 권했다. 한 솥의 양배추찌개는 결국 할머니가 혼자 다 먹었다. 

 

그렇다. 나의 할머니는 언제나 특정 식재료에 꽂혀서 한동안 모든 음식에 그걸 때려넣어 만드는 버릇이 있다. 

빌어먹을 아침 정보방송..! 저주받을 방송국 놈들..!  

 

기억력이 감퇴해 “돌아서면 까먹는다”고 자기 입으로 하루 열댓번도 더 말하는 할머니. 어째 방송국 놈들이 뭐 하나 몸에 좋다고 특집방송으로 떠들면 요거 하나만큼은 귀신같이 기억한다. 

그리고 맛과 향과 모양새의 조화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불도저처럼 모든 음식에 그 재료를 때려넣는 것이다. 

 

예를 들어... 된장찌개에 매실청 넣는 사람 봤냐? 

있더라. 응. 있어. 

매실청을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하더라구. 내가 그때 그거 특집방송 테마로 제안한 놈 잡아다가 올드보이 사설감옥에 가둬서 아주 그냥 묶어 놓고 입에다 깔대기 꽂아 매실청만 먹이고 싶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괴식 요리사로 논란을 일으켰던 맹기용 (자칭)쉐프를 기억하는가?

그의 괴식 퍼레이드를 보면서 나는 아아 내 할머니 같은 괴식 요리사가 세상에 또 있구나, 어쩌면 저 이가 내 할머니의 손주로 태어났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와 내가 실수로 집이 바뀌어 태어난 걸까, 하는 헛생각을 3초쯤 했다. 

그러고보니 요새 맹기용은 뭐 하고 살까? 되게 웃겼는데. 

 

아무튼. 

 

나의 할머니는 어떤 의미에서 존경스럽다. 

9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자기가 먹을 음식은 스스로 요리하고, 차려먹고, 설거지를 한다. 

 

재작년에 할머니가 담석이 생겨서 생애 첫 입원을 했을 때의 일이다. 끼니를 절대 거르지 않는 할머니가 애처럼 어찌나 밥 투정을 부리는지, 할머니 제발 한 숟가락만 더 먹자 하고 어르고 달래며 떠먹여 줘야 했다. 그때 나는 할머니가 낳은 세 명의 자식들보다 더 많이 병상을 지켰다(별로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입원한 지 일주일쯤 된 날, 점심 몇 술 억지로 넘기고 잠든 할머니가 슬픈 얼굴로 깨어나서는 꿈을 꿨다고 얘기했다. 

할머니, 무슨 꿈이었는데?

밥 하는 꿈...

꿈에서 밥을 했다고?

으응, 집 가서 밥 하는 꿈... 된장찌개 끓이고 밥 지어서... 쟁반에 다 담아가지구 테레비 앞에 놓고 먹을라는데...깼어.

 

그 말을 듣고나니 이상하게 가슴이 짠ㅡ해지면서,

아, 이 사람한테는 지금 하루 세 끼 자기 손으로 밥 해서 챙겨먹는 게 삶의 낙이자 이유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食에 대한 강한 애착. 

그거 하나만큼은 내가 아무래도 할머니 닮은 것 같다. 

할머니, 피는 못 속이나 봐요. 

그렇지만 내가 양배추 찌개를 끓이는 일은 영원히 없을껴. 

 

 

-끝-

작품 등록일 : 2019-09-25

▶ 집밥 아ㅡ트 레시피 (3) 주말의 핫케이크 브런치

▶ 집밥 아ㅡ트 레시피 (2) 살살 녹는 수육 大특집

와 진짜 예쁘게 잘 차려먹네
배고파졌어
kk****   
할머니 얘기 더더 해줘
ann   
미쳤다 어떻게 이렇게 잘해먹고 사냐
vi*****   
달라 없지ㅏㄴ... 그동안 언니글 다 공짜로 봣디만 오늘만은 조금이라도 달러 드릴게용 짱짱
hu*******   
마지막 문단 찡하네
  
쓰니같은 딸있으면 진짜 기특하구 사랑스럽겠다 잘봤어!
va****   
자닌한 뇨자..
진찐 언니랑 살고싶으다ㅠㅠ
음식사진 너무 좋아
베이킹도 하다니
그냥 너무너무 존경스러울뿐
wi******   
요리교실 언제 열꺼야 선상님으로 모실게 빨리 열어!!!!!!!!!!
엉셩떼   
박수가 나옵니다
R2**   
최고입니다
ll***   
귀엽고 사랑스럽다.. 혼자 살고싶다
Bella   
요리사세요?
re*****   
초면이지만 사랑함니다
wo*****   
와 이게 현실 가능한거야?
pl******   
행복하다 날 위한 한끼
벌거벗은복...   
으아악 위꼴ㅠㅠㅠ
과메기   
마지막 할머니 얘기 넘 찡하다...
혜림   
요리책 내줘 ㅠㅡㅠ
딸기   
인스타 및 이드에서 언니 요리 눈팅 언제나 열렬히 하는중...♡
친절한년   
보패언니 나 보늬밤조림 만든애야 하이파이브 하러옴
친절한년   
쩐다아아
rl*********   
글도 잘 쓴다
Sunnn...   
으으 사랑행 언니
미숫가루   
베리굳
가타**   
미쳐따 진짜..나 식욕 없는데 언니 글 보고 식욕 돋음
뚜비   
언니 나랑 결혼해줘!! 으아아아아ㅏ아앙아
de****   
언니가 하는 모든 요리를 사랑해
김씨   
헝헝 해물부추전 메실칵테일 씨바..
아이스우롱차 존나 맛있겟다리
언니 피부 짱좋겠다 과일이 거의 매식사 마다 들어잇어
젖몽우리   
헐 사진짱 책이나 잡지 내자! 제발!
na*****   
언니제발 책내줘..
마멜   
언니능 사랑이라능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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