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지 포르노인지 의견이 분분한 영화가 있다. 바로 감각의 제국. 일본 영화 감독 오시마 나기사가 만들었다. 나는 이 영화를 21살 때 교수님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던 영화. 분명 숨은 뜻이 있을거라며 집중해서 보았지만 첫인상은 기괴하다, 였다.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나가노의 술집에서 일하는 유녀인 사다는 그 곳에서 주인인 이시다 기치조를 만나게 된다. 첫눈에 이끌린 두 사람은 응접실이나 객실 등에서 지속적으로 밀회를 나누다가 기치조의 아내에게 발각된다. 사다는 가게를 나가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기치조는 부인을 버리고 사다와 결혼아닌 결혼을 하며 여관에 틀어박혀 격렬한 사랑을 수 차례 나눈다. 그러나 가지고 있던 돈이 모두 떨어지고, 사다는 다시 아는 남자들에게 몸을 팔며 돈을 벌어온다.
사다는 '유녀(술집여자)' 다. 하지만 그녀가 유녀 일을 하게 된 데에는 결혼한 남편의 무능력 때문이 크다. 그런데 사다는 다시 술집 주인 기치조에게 끌리는데 결국 또 그로 인해 유녀 일을 하게되는 기구한 운명의 소유자다.
사다는 알고 있다. 자신이 타인의 사랑을 바라지 않는다면 남편 때문에 유녀 일을 할 필요도 없고, 기치조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다시 유녀 일을 시작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 일을 선택한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마츠코처럼, 결은 다르지만 타인에게 인정을 바란다는 점은 똑같다. 그렇지만 나에게 마츠코보다 사다가 더 서글프게 다가오는 건, 그녀는 감성적인 면으로 사랑받기보다 남자의 욕망에 동화되어 오히려 자신이 더(?) 기치조의 몸을 원하는 형식으로 자신을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유녀 일을 하면서 남자의 성욕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 장면은 처음 부분에서 나온다. 한 늙은 남자가 사다를 보고 색욕을 못이겨 돈을 줄테니 자신과 자자고 하는데, 늙은 그는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사다는 그런 그를 경멸어린 시선으로 보지 않고 측은하게 바라본다.
자신을 지워버릴 만큼 타인의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 그 모습이 겉으로 보기엔 그저 과다한 성욕으로 보이겠지만 두번 세번 보니 그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런 사다의 마음을 다가오는 관계의 끝에서나마 느낀 탓일까. 기치조는 정사 중 자신의 목을 졸라달라는 사다에게 '불쌍해서 못조르겠어.'라고 말한다.
사다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사랑받길 원하는 여자의 원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기치조는 암사마귀가 성교중에 숫사마귀의 머리를 먹듯, 여자의 과한 사랑 앞에서 서서히 무능력해지고,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술집주인과 종업원의 관계로 만났을 때는 기치조는 약간은 권위적이고, 위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가게에서 나와 사다가 돈을 벌기 시작한 후부터는 몸을 팔러 나간 사다의 옷을 입고 마중을 나가는 어린아이같은 행동을 보인다.
사다는 돈이 떨어진 후 기치조와의 생활을 위해 자신이 아는 남성에게 처음 몸을 팔러 나간 날, 자신을 세게 때려달라고 말한다.
사다는 그런 생활을 계속하면서 자신이 고갈되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기치조와의 관계에서 더욱 많은 것을 얻고자 했다. 정사 중 상대의 목을 조르는 행위까지 하게 된 것이다. 이 사람이 나 때문에 죽을 수도 있나? 하는 사랑 그 자체에 대한 광기. 결국 진짜로 기치조를 목졸라 죽였을 때, 기치조는 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반항하지 않았고 순순히 죽어줬다.
그것은 사다의 남편도 하지 못한 일이었고 병으로 돌아간 그녀의 어머니도 그녀에게 주지 못한 사랑이었다. 사다는 결국 그가 죽어서야 그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었고 사다는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피로 그의 배에 '사다와 이시다는 영원히 함께' 라고 쓴다. 사람들에게 발견된 그녀는 누구보다 행복해보였으며 그런 그녀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동정을 이끌어냈다.
1936년 일본에서 일어난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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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분석적으로 생각하진 못했지만 한번도 포르노라고 생각한적 없다 예술영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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