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방석

초등학교 1학년 어느 더운 여름 주말이었다.

부모는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고 오겠다며 우리를 할머니 집에 맡기고 놀러 나갔다.

동생이 그때 두 돌 정도 됐었는데 엄마 없다고 계속 울어제껴서 여러 사람을 힘들게 했다.

결국 달래고 달래다 할머니까지 질려버렸다.

동생은 그렇게 계속 방에서 울다가 어느샌가 거실로 나와있었다.


 

나는 한창 거실에서 놀다가 뭐 재미있는게 있나 찾으러 가기로 했다.

그러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여름이라서 바닥에는 대나무 돗자리가 깔려있었다.

그리고 돗자리 위에 처음 보는 방석이 하나 있었다.

노릇노릇하게 바싹 부친 감자전이랑 색깔도 모양도 같은 방석이었다.

, 새 방석이네. 어디 한번 앉아볼까?’

어렸을 때 나는 호기심이 아주 많았는데 인간의 호기심은 재앙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아직 몰랐다. 호기심을 억제할 수 있는 인내심 따위는 1도 없었다.

하나, , !”

그리고 풀썩하고 힘차게 방석에 앉았다.

 


그런데그런데….

당연히 푹신할 줄 알았던 방석이 물컹했다.

그리고 아주 따뜻했다. 왜 자동차 의자에 앉으면 의자에 히터 켜서 따뜻해지는 기능 있지 않나. 그 따땃해진 자동차 의자보다 조금 더 따땃했다.


예상치 못한 느낌에 잠시 멍해진 나는 후다닥 일어났다. 방석을 보니 아까랑 모양이 좀 달라져 있었다.

 


이게 왜 이렇게 됐지?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며 다시 방석위에 풀썩 앉았다.


하지만 방석은 여전히 따땃하고 물컹했다. 다시 일어나서 방석을 보니 뭉개진 것처럼 모양이 또 달라져 있었다.

 


그런데 엉덩이에는 온기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아까보다 좀 묵직했다. 엉덩이에 손을 댔다. 손에 뭔가 묻었다. 손을 보니 방석과 똑같은 감자전 색깔의 질척한 것이 묻어 있었다. 엉덩이 쪽을 보니 바지에도 묻어 있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니야아닐거야

누군가가 필요했다. 지금 니가 보고 있는 건 니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이 아니라고 확인시켜줄 사람이 필요했다.

할머니…”

나는 천천히 할머니 방으로 걸어갔다.


할머니한테 손을 보여줬다.

아이고, 왜 똥을 만졌어.”

아니라고, 나 똥 만진거 아니라고, 방석에 앉았는데 엉덩이가 이렇게 된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할머니를 그 방으로 데려가서 방석을 보여줬다.

아니 누가 여기다 똥을 쌌어.”

그런 짓을 할 사람은 딱 한명밖에 없었다.


눈물이 안 났다. 화도 안 났다. 그냥 현타만 왔다.

그저 할머니가 하라는 대로 움직였다.

욕실에 들어가서 바지를 벗었다.

곧이어 동생도 욕실로 옮겨졌다.

할머니는 동생을 씻기고 내 바지를 손으로 빨아 빨랫줄에 널었다.

똥은 돗자리 채로 버렸다.


할머니 집에는 내가 입을 만한 게 없어서 바지가 마를 때까지 빤쓰바람으로 있었다.

삼촌은 너 오늘 집에 못간다고, 빤쓰만 입고 밖에 나가면 경찰 아저씨들이 잡아간다고 놀렸다.

나는 차 타고 갈거니까 괜찮다고 그랬다. 하지만 속으로는 차 타고 가도 교통경찰아저씨한테 걸려서 경찰서 잡혀갈까봐 조금 겁이 났다.


그날은 아주 더운 여름날이어서 바지는 금방 말랐다.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내가 빤쓰만 입고 있었다는 말에 어이없어 했다.

나는 무사히 바지를 입고 집에 갔다.


 


작품 등록일 : 2018-10-11

▶ 똥테러

똥생ㅋㅋㅋㅋㅋㅋㅋ
밍밍   
똥쟁이 동생 궁금하다
ki******   
끄롤..
시트러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x발 동생근황좀 들어보고싶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똥얘기 진짜 개미쳣넼ㅋㄲ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x발ㅋㅋㅋㅋㄱㅋㅋㄱㅋㄱㅋㅋㄱㅋㅋ
Nothe...   
동생지금 어케사누 근황좀
신지로   
ㅋㅋㅋㅋㅋ
na*****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unt...   
ㅋㅋ 진짜 차에 타도 경찰이 마음만 먹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지!!
너를 많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똥얘긴 역시 재밌어
읏짜   
눈물도 안났대ㅋㅋㅋㅋㅋㅋㅋㅋ 똥에 초연해진 쓰니ㅋㅋㅋㅋㅋ
시트러스   
동생놈 왜케 똥싸고다니냐고 ㅋㅋㅋㅋ
뿌카츄   
귀여워 미치겠다
진미오징어   
동생이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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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진짜ㅋㅋㅋㅋㅋ
우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이귀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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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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