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앨범과 백지영 언니 앨범을 함께 샀던 게 기억난다. 내가 머리털 나고 처음 산 CD였다. 백지영 언니 앨범 커버가 너무 야해서 한참을 들여봤던 기억이 난다. 참 앞서 나간 언니다.
사실 나도 그때 보아'까'로 활동했다. 당시 HOT 팬들은 SM에서 HOT를 해체시키고 신인가수 보아를 밀어주는 이수만에 대해 강한 적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보아에 대한 온갖 욕을 욕을 써놓았다. 그당시 보아가 13살인가 14살인가 그랬을 때다.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들이었는데, 원래 욕은 그 나이때쯤 배우는 거다. 나는 god 팬질 하는 동시에 맨날 보아 사이트 들어가서 욕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보지니 참치니 온갖 상스러운 단어들을 그때 다 배웠다. 그래놓고서 보아 CD는 맨날 들었다. 'ID Peace B'는 구렸지만 'Sara'는 독특허니 좋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참 다들 보아에 관심이 많던 시기였다. 보아가 안티 때문에 제대로 등교도 못한다고 뉴스에 나고 그랬으니까.
신화에 대한 마음도 이중적이었다. 그때 god 팬들은 다 잡팬이라고 하도 욕을 먹던 시기라 (초딩놈들은 그런 비난 받는 거에 제 목숨걸고 바락바락 대들었다) 나는 신화를 '일부러' 졸라 까고 다녔다. 유승준도 그렇게 욕하고 다녔다. 하지만 신화는 당시 진짜 제대로 잘 나가던 아이돌이었기 때문에 어찌됐든 내 시야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일단 'T.O.P' 노래가 겁나게 좋아부렀다. 아 진짜 뮤비나 노래나 너무 좋았다. 신화는 섹시함을 밀고 나가는 아이돌이어서 초딩이었던 나에게 그렇게 어필되진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쿨워터 이민우를 좋아했다. 그때부터 까리하게 생긴 남자를 좋아했나 보다. (근데 대체 god는 왜 그리 좋아했던거지?)
아, 초5때 신화랑 같이 바이킹을 탄 적이 있다. 에버랜드를 놀러갔는데 바이킹에서 내 맞은 편에 신화 멤버들이 여섯명 주르륵 앉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상 그런 영광이 없는데 나는 '순수 god 혈통'임을 굳게 믿고 있었던지라 놀라지도 않고 멤버들 졸라 째려봤다. 그것도 가장 가까이서. 신화 멤버들은 촬영하느라 신경도 안 썼겠지만 나는 열심히 째려봤다. 내 기억엔 제일 인기 많은 김동완이 가운데서 제일 시끄러웠고 당시 인기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에릭은 촬영 중인데도 엄청 조용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나중에 큰이모가 신화 누드집을 보여줬다. 직접 구매하신거다. 뭐 고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궁둥이 몇 짝이어서 아무 감흥 없었다.
초6 때 god도 거의 해체 수순을 밟고 있었다. 100회 콘서트도 한 번 안 간 나이지만, 해체한다니 마음이 아... 픈 적이 없다. 나는 당시에 2002년 월드컵에 미쳐서 홍명보랑 황선홍 게이물을 졸라게 파고 있었다. 그래서 god 5집에 대한 기억이 아예 없다.
섬광처럼 짧고 굵은 축덕질을 하다가 중딩이 되었다. 이제 새로운 음악을 들을 때가 온거다. 나는 당시 할아커('할리우드의 아름다운 커플들'이라는 다음 카페) 유저였다. 팝송의 세계에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한거다.
처음 좋아했던 팝 가수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다. 막 2집을 냈을 때 아길레라에게 푹 빠져버렸다. 2집이 진짜 명반이거등.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좋다. 중2병 걸려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 'Beautiful' 들으면서 위로 받았다. 크리스티나 1집까지 사면서 뭔 갭모에가 이렇게 크지 싶었다. 1집도 진짜 너무 좋다. 'What a girl wants'는 지금 들어도 상큼미 터지지 않나 ㅠㅠ 2집 이후로는 관심을 접어서 크리스티나 어떻게 발전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브리트니 보다 크리스티나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브리트니도 좋아하긴 했다. 특히 노래와 뮤비 등등을. 워낙 트러블 메이커라 그렇게 인간적으로 좋아하지만 않았지만 'I'm a Slave 4 U'의 뮤비의 파격성은 엄청 났던 것 같다. 이후에 마돈나랑 같이 낸 'Me Against Music'이었나 그 곡도 엄청 좋아했다.
크리스티나에 한창 빠져있을 무렵이었다. 할아커를 서핑하다가 게시물 브금으로 깔린 어떤 노래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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