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남자
축제가 지긋지긋하다.
남녀공학을 벗어나 여고에 와서 무척 좋았다. 
여자들은 좋은 냄새가 난다.
안 그런 애들도 없다고는 못하지만 대부분 젖가슴에서 나는 포근한 향을 풍긴다. 나는 냄세에 매우 민감했다.
적어도 쉰내나는 홀애비 청국장 냄새는 거의 맡을 일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냄새 때문만은 아니다.
남자들은 지긋지긋하다.

뭔 놈의 축제가 일주일씩이나 하는지.
1학년 때 뒤에 앉은 여자애의 손에 이끌려 동아리를 들었다. 나올때 나오고 들어갈때 들어간 호리병같은 그애의 몸매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다. 그 품에 안기면 온몸이 사르르 녹을거 같았다.

동아리는 역시 짜증나는 곳이었다.
짝선배를 정해주고 편지나 과자선물을 하라는 둥 매우 귀찮게 했다. 하라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선배들을 자주 울렸다. 내가 마음에 안들면 따돌리던가 퇴출하라지 싶어 막나갔지만 선배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냥 내 앞에서 울었다. 열심히 해보자고. 나는 남자든 여자든 우는 사람이 너무 싫었다. 내가 잘 울기 때문이다. 나는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우는 모습 꼴보기 싫어서 적당히 맞춰 줬다. 

동아리의 최대 행사는 축제였다.
호리병여자애 뿐만 아니라 학교 여자애들은 축제때문에 설렘 가득한 표정들을 숨기지 못했다. 교내 가득히 진하고 심장이 벌렁거릴만큼 유혹적인 젖가슴 냄새가 흘러 넘쳤다.

동아리에서 준비한 행사는 참여하지도 않았고 아무것도 몰라서 축제당일날 삐끼같은 역할을 했다.
부랄털 냄세 풍기는 남자애들을 끌고 동아리 부스까지 데리고 오라는 것이다. 너무 하기 싫었지만 동아리 여자애들 모두 눈빛을 반짝거리며 내가 팔짱을 껴댔다. 호리병여자애의 가슴이 내 팔뚝살을 비벼대니까 나도 모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옆 남고 뿐만 아니라 어디서들 왔는지 모를 교복을 입은 남자애들이 빼곡했다. 
호객행위를 하겠다고는 했는데 남자애들한테 저 여자들처럼 아양 떨면서 데리고 가야 하는게 너무 귀찮아서 관두고 체육관 뒤쪽 벤치에 누워있었다. 

잠깐 설잠이 들었는데 남자애들의 인기척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들은 담배를 피러 으슥한 곳을 찾아온 것이다. 교복 상하의 모두 남색인 학교는 처음보는 거라 유심히 봤다.
몇몇은 나를 보고 흠칫 놀라 다시 나가려고 했다.

그중에 조인성닮은 놈이 태연하게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그는 내 첫사랑 J 다. 
나는 J의 무리가 담배들 다 필때까지 그들을 지켜봤다.
나를 보고 '쟤는 뭐냐' 하면서 황당해하는 반응들이었지만 J는 아랑곳 않고 말했다.

" 담배냄세 맡고싶나보지 "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담배냄세다 이놈들아..'

아빠가 담배를 피기 때문에 나는 담배냄세를 혐오한다.

나는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대체로 다들 훈훈하게 생긴 저 남자애들을 이끌고 동아리로 돌아가야겠다고.
여자애들은 맨 얼굴이 발그레지며 어쩔줄 몰라할테지. 

그들이 담배꽁초를 발로 짖이기며 떠나려했다.
나도 모르게 막아섰다.

" 나 따라와 "

그들은 어이없어하며 선생님한테 가자는거냐는 둥 놀리기 시작했다.

" 우리 동아리 부스에 가자고.
안 가면 여학교 축제와서 담배피는 못생긴 남자애들이 있다고 말할려고."

나는 앞정섰고 J의 무리는 재밌을거같다고 따라왔다.

작품 등록일 : 2018-10-26

▶ 축제의 남자 2

글 좋다 잘썼다 이전 글도 좋아
냄세 -> 냄새 이것만 바꿔주라,,
치코리타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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