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남자 2
학년이 바뀌고 그 해 봄, 다시 축제가 시작했다. 동아리의 선배들이 수험생이되고 상큼한 후배들이 몇명 들어왔다. 이번에도 아무것도 참여하지 않았으니까. 호객행위나 
떠 맡았다. 
호리병여자애는 남자애가 수시로 바뀌었다. D컵인줄은 알고있었는데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 너 가슴 만지는 남자애들 좋겠다"
" 아잉. 그게 무슨 말이야~ "
" 만져보고 싶어서."

혹시나 만지게 해줄까 싶어서 물어봤는데 깔깔 웃으며 팔둑만 맞았다.

암수의 호르몬이 뿜뿜대는 축제의 열기는 고조되고
나는 적당한 빈 교실을 찾아 엎드려 앉아 있었다.

J는 뭐하고 있을까. 대학교 축제 갔나. 이런거 시시하겠지 이제. J랑 키스하고 싶다. 담배맛 키스. 
솔직히 너무 싫다. 담배맛, 그런데 끊임없이 서로의 타액을 주고받다보면 갑자기 달달하고 아주 음란한 맛이 느껴진다. J가 키스를 잘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순간이 되면 아래가 척척해진다.

고개를 돌리면 그녀 생각이 난다.
호리병 여자애는 언제쯤 가슴을 만지게 해줄까. 한 손 가득 꽉 움켜쥐고 빨아보면 어떨까. 내 손은 여자치고 꽤 큰데..졸업하기 전에 젖꼭지나 돌려볼 수 있을까.

나는 변태다. 하고싶은게 많다.
그게 아주 불손하더라도. 

이런 저런 생각중에 복도가 시끄러웠다. 

" 뭐야~ 왜 여기 있어! 지금 난리났어!"

갑자기 호리병여자애가 나타나 나를 끌고나갔다.
해맑은 그녀의 옆 모습을 바라봤다. 그녀는 타르코프스키의 "거울"에 나오는 엄마역할의 러시아 여자를 닮았다.
오랫동안 남편을 기다리며 육덕진 그 몸이 달아올라도 닭의 목이나 비틀며 아이들을 건사하지만 이따금 석양을 보면 흐드러지게 그 빛에 범해지고 싶겠지. 

나는 진성 변태다.

" 뭐가 난리야? "
" 너여야만 한대! 진짜 웃겨! "

동아리 부스에 도착하니 부랄 숙성도가 딱딱한 단감인 거뭇거뭇한 남고생 4명이 있었다.

그중에 한명이 유독 못생겼다.
직사각형 얼굴형에 여드름을 환 공포 수준으로 때려 밖고 눈은 강호동처럼 찢어져 날카로왔다.

호리병 여자애가 나에게 찰싹 붙어 껴안고 귓속말을 했다.

" 저 애 지금 벌칙 받아야하는데, 꼭 너하고만 하고 싶데 !"

그녀의 젖냄새가 코끝에 확 끼얹어졌다. 지금 가슴 만지게 해달라고 하면 난 진성 또라이 변태녀에 미친년이 되고 나를 안만나 주겠지. 

나는  조금 거칠게 그녀를 떼어냈다.
그녀는 영문을 몰라 놀란 토끼눈이 되었다. 
괜히 짜증이 차올랐던 나는 성큼성큼 그 못난이 앞에 갔다.

" 용건이 뭐냐"

남자애는 내 눈도 못마주치고 얼굴이 새빨게졌다.
입도 못 떼는 남자애를 대신해 친구가 풍선을 껴안고 터트리는 벌칙을 같이 해달라고 말했다.

" 여기! 빨랑 풍선 줘봐! "

나는 풍선을 가슴팍에 두고 그 남자애를 꽉 껴안다.
풍선은 아주 요란하고 허무하게 터졌다.

" 됐냐? "

뒤돌아서서 가려는 나에게 남자애가 말했다.

" 제..제이름은 A 입니다! 핸..핸드폰 번호.. 알려주세요! " 
" 씨발, 너라면 알려주겠냐? "

A는 놀라서 그 작은 눈을 최대한 크게 떴다. 아주 괴롭혀주고 싶은 표정이었다. 


좇같은 축제에서 해방되니 이제는 합창대회를 한단다. 
범생이들 밖에 없는 반 여자애들의 대상을 받겠다는 사기가 드높아졌다. 또 귀찮아질 일이 생길 거 같다는 예감이었다.

호리병여자애는 시무룩해있는 나를 반드시 알아채고 다가왔다.

" 귀찮아 지는 게 싫지? "
" 범생이들 꼴보기 싫어."
" 덕분에 다들 공부도 열심히 하니까 좋잖아. 이제 중요한 시기니까! 헤헤"

그녀는 매사에 긍정적이었고 틀린말 하나 없었다. 하지만 알지 못하면서, 나는 그녀가 아니였으면 범생이 소굴 이과에는 지원하지 않았을거다. 

어느날 좀처럼 왕래가 없는 문과 여자애들 몇명이 우리반에 찾아왔다.

"ㅊ남고 A 알지? 걔한테 너 번호 줘도 돼? "
" 아니"
" A 걔 진짜 부잣집 아들이야. 돈도 잘쓰고, 걔가 너한테 지금 완전 푹 빠졌어! "
" 그래서? "
" A가 나한테 상담하는데 너무 안쓰러운거야.. 나도 하필 너를 좋아한다길래.. 힘들거라고 하긴했지만 걔가 너무 안됬잖아. "
" 너 A 좋아하냐? "

여자애는 동요하지 않은척 깔깔 웃었다.

" 그럴리가! 암튼 연락처 준다~ A 귀엽게 봐줘 그래도 연하잖아"

여자애들은 왜 항상 저 모양일까.
자기들이 뭔데 나서는 거야.
나는 더이상 대꾸하기도 싫었다.

그 뒤로 A는 매일의 날씨를 보내왔다.
덕분에 비오는 날에는 우산을 챙겼다.
작품 등록일 : 2018-10-28

▶ 축제의 남자 3

▶ 축제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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