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여행기#6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의 초록색 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호치민시에서 버스를 타고 하노이에 도착했다. 

무려 1500km의 거리.

호치민시부터 판티엣, 무이네, 호이안, 캄탄, 다낭, 후에. 

여러 도시를 거쳐 오면서 베트남은 어딜 가든 똑. 같. 다. 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하노이 첫인상 역시 별다를 바 없었다. 

그냥 똑같은 베트남 도시 시내.

하지만 수도인 만큼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갔다.

 

하노이는 수도인 만큼 엄청나게 거대한 건물들과 넓게 뻗은 도로가 있는 지역도 있고, 

후줄근한 베트남 그 자체의 느낌을 지닌 지역도 있고 그랬다.

하노이 도시 자체가 엄청나게 컸고, 

발전된 지역은 서울 저리가라 할 정도로 거대했다.

서울보다도 도쿄 느낌이 많이 났는데 그 지역을 안 갔다면 베트남의 발전하는 모습을 제대로 못 봤을 뻔. 

 

이번 글에서는 그런 지역 말고 하노이에서 유명한 곳을 좀 돌아본 날을 쓴다.

 



저 알로하 커피 옆에 있는 문, 호텔&트래벌. 저 문으로 들어가면 내 숙소가 나온다.

하노이 올드쿼터 호스텔. 2박 3일 지냈고, 1박에 9,197원.

9200원 꼴의 가격이 괜찮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나는 1박에 4500원짜리 호스텔도 들렀던 참이라 조금 비싸게 느꼈다.

하지만 위치가 하노이 올드쿼터 중심에 있기도 했고, 깔끔한 걸로 퉁치자.

 

올드쿼터 지역은 말 그대로 올드한 그 상태를 유지하는 곳이다. 

하노이에서는 딱히 갈 곳이 없다. (베트남 어디서도 갈 곳이 없다.)

하노이 오면 음식 먹고 야시장 본 다음

버스나 차 타고 사파 같은 곳 멀리 가거나 하는데 

난 그러지는 않았다.

대신 하노이에서 유명한 곳을 좀 보자는 심산이었다.




올드쿼터 느낌은 대충 이렇다. 

뭐 다를 게 별로 없다. 시장이 넓다는 거? 

맥주거리도 있는데 재밌었다.

이 구역을 제대로 돌아본 건 다음에 다른 글로 쓸 거고, 

일단은 9200원짜리 숙소가 어느 정도 되는가,



나름 깔끔하다고 할 수 있다. 

호스텔 기준이 몇 가지 있는데 

- 커튼이 있는가

- 에어컨 잘 나오는가

- 선풍기 있는가

- 욕실이 깨끗한가

- 진드기, 벼룩이 없는가

- 락카가 있는가

이 기준들에 모두 부합했다. 

요새 와이파이 안 되는 곳 없고, 침대 옆에 콘센트 없는 곳도 없으니 

있을 거 다 있고 깔끔한 편이었던 호스텔. 





욕실에 샤워부스도 있는 걸 보면 꽤 신경 쓰는 편.

여기 호스텔은 직원이 아주아주 친절했다. 영어도 잘하고. 

밥 먹었냐 물어보기도 하고, 식당 추천도 해주고, 어디가 좋고 어디가 볼 거리가 있고 뭐 그런 거. 

아침에 잘 잤냐고 인사도 꼬박꼬박 해주고 복장도 단정했고 그런 거. 

청소도 매일 깔끔하게 오래 하더라. 수건도 매일 갈아주고.

 

사실 이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혼자 여행 다니는 찐따한테는 그냥 분위기 조용하고 적당히 깨끗하면 된 거. 

 

-

 

아침에 늦잠을 자고 나왔다. 10시에 일어나서 입구에 걸터앉아 담배나 피우는데 

한국인 애들 2명이 나가고 있었다. 

얘네도 호치민에서 하노이로 비행기 타고 온 거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버스타고 왔다고 했다. 

놀라면서 버스를 타고 올 수가 있냐고 그런다. 

나도 별로 얘기 하고 싶지 않고

빨리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금세 빠이빠이.

 

체크아웃 하는 날인데 저녁에 비행기 타고 호치민시 가야 해서 캐리어를 맡겨뒀다. 

흔쾌히 받아주던 다정한 직원들.

 



길을 가는데 예쁜 수탉이 나무 위에 올라 앉아 있었다. 

닭을 풀어놓고 키우고 있었다. 신기.

 



근데 고 옆에 새끼고양이가 있었는데 묶어놓고 키우고 있었다.

어떻게 닭은 풀어놓고 키우면서 고양이는 묶어놓고 키우지? 

새끼라서 차에 치일까봐 그런가? 

아무튼 이상했다.



 

베트남 평균 풍경. 

터덜터덜 걸어서 호치민 무덤으로 가볼까 했다. 

가기 전에 한 곳을 지나갔는데 

기찻길이다.

 

 



저기가 나름 명소인지 외국인들 사진도 많이 찍고 그런다. 

맑은 날 빨래 가득할 때 사진 찍으면 정말 예쁘게 나올 것 같았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카페가 나란히 줄지어 있다.

이 날 오후에 간다.

 

그리고 밥을 먹으러. 

백종원이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2에서 먹었다고 하는 곳인데 

원래 이런 곳 안 가는데 베트남 음식 워낙 물린 상태라서 

맛집 한 번 가볼까? 해서 갔다.



그냥 길거리에 주저 앉아 먹는 곳.

가게가 꽤 컸는데 여기도 있고, 저 건너편에서 빵이랑 국물 만드는 곳이 따로 있었다.

아참, 솟 방 이라는 메뉴를 먹었다. 




사진에서는 별로 사람이 없어 보이는데 시간이 조금 일러서 그랬고 

앉자마자 베트남 사람들 잔뜩 몰려왔다. 

백종원이 갔던 곳이라 한국인 바글바글 할 줄 알았더니만 죄다 베트남 사람이었다. 

베트남 현지인 맛집인 듯. 젊은 사람들 엄청 몰려왔다.

 

앉아서 메뉴 보는데 아지메가 오더니 ‘솟 방?’ 하면서 의자를 깔아줬다.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포장마차 의자에 음식 올려서 먹는 거다. 

맛은 있었는데 뭐 그냥저냥. 

와인으로 맛을 낸 고기지방, 내장, 껍데기 국물에 빵을 찢어서 찍어 먹거나 국물을 올려서 먹는 거라고. 

 

구글 리뷰 보면 위생 지적이 많다. 근데 베트남에서 위생 지적하면 아무것도 못 먹는다. 

그냥 뭐 대충 먹는 거지 쭈그려 앉아서. 

 

그러고 살살 걸으면서 기찻길을 지나갔다.


 

온갖 국적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차 한 잔 즐기고 사진을 찍는 곳. 

실제로 기차가 지나다니는 거리. 

 

나는 여길 지나서 호치민 묘소로 걸어갔다. 

가던 도중 레닌 동상도 만났다.





사실 여기 오면서 대사관을 많이 봤는데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대사관을 지나갔다. 

게시판에 김일성, 김정은 사진이랑 여러 홍보물이 있었다. 

사진 찍으려는데 경찰이 웃으면서 ‘노 포토’ 한다. 

그래도 찍긴 했다 ㅎㅎ 올리진 않을 거다. 

여기 북한 대사관이냐 물으니까 맞다고 그런다. 

뭔가 신기했다. 

웃으면서 빠빠이 하고 쭉 걸어서 호치민 묘소.

 

꽤 거대했다.

 



저 멀리 보이는 저 건물이 묘소다. 

굉장히 탁 트인 공원처럼 해놨다. 

들어갈 때 검사도 하고 그런다. 



호 - 치 - 민 




군인인지 경찰인지 순찰도 돌고 저렇게 지키고 서있기도 하다. 

들어가진 못했다. 

뭐 들어가는 프로그램이 따로 있는 것 같고 그랬는데 내가 갔을 때는 못 들어가는 것 같았다. 

다들 저 근처에서 사진찍고 그랬다. 

저 위로 올라가는 것도 금지였고, 너무 시끄럽게 웃고 떠들고 하면 와서 제지도 시키고. 

되게 성스러운 장소로 관리하는 듯. 

 

저 안에 들어가면 사진도 금지고, 되게 엄숙한 분위기에 줄서서 본다고 하는데 

그걸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이 옆에 어떤 건물이 있는데 호치민이 독립선언서 낭독한 곳이라고 한다. 

의미 있는 장소에 의미 있게 묻혀있다.

 

그러고 좀 돌아다니다 보니 뒷쪽에 이렇게 작은 사원이 있었다.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곳. 

한국인 가이드가 설명하는 거 몰래 엿 들었는데 

무슨 절을 만들려다가 무슨 이유 때문에 부처님을 못 모시고 관음보살을 모신 거라고 한다.

 

그리고 뒤쪽으로 가면 절이 하나 또 있다. 

근데 바로 뒤쪽에 지을 거였으면 여기는 왜 못 지었을까? 했지만 뭐.. 




이렇게 휘황찬란합니다. 

신기한 게 과자도 막 올려놓고, 옆에는 코카콜라를 올려놓는다. 

시대 흐름에 따라가는 거냐. 

화려한 조명이 부처를 감싸는 베트남의 절. 



여기서 신기한 게 또 있었다. 

벽에 이런 걸 가득 붙여놓았다. 

불교적 사고방식들. 

번뇌의 씨앗에서 수많은 번뇌가 나오는 걸 그린 것 같다. 

다양한 언어로 적어 놓은 게 너무 신기했다.

 

그런데 옆에는 더 재밌었다.

 

이런 식으로 ‘~~하면 ~~ 한다’ ‘~~ 안 하면 ~~ 한다’ 식의 내용이 잔뜩 붙어있는데 

모국에 충성하지 않으면 외롭고 무력해진다. 

불교에 이런 말이 있나? 싶었다. 

이전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난 베트남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점을 참 신경 쓴다. 

공산주의 국가에 불교가 있는 것도 신기한데 

절에서 이렇게 국가에 충성하지 않으면 외로워진다고 가르치는 게 참 신기했다. 

호국불교인가? 

 

옆에 외국인 있어서 그냥 말 걸어버렸다. 

공산주의 아냐, 나 불교신자인데 절에서 이런 말 한 번도 못 들었는데 여기는 이런 게 신기하다.했더니 

자기도 절 여러 군데 가봤는데 이런 건 처음 봤다고 신기하다고. 

얘기 좀 나눴는데 그 놈 여자친구가 재촉하는 걸 아까 봐서 먼저 인사하고 나와버렸다. 

얘만 재밌어서 계속 보고 있던 거..

찐.. 




인과율을 설명하는 그림이다. 

단체관광객이 엄청 많이 오는 곳이었다.

 

그런 다음.. 나와서… 

 

기찻길에 도착.




이 길을 따라 쭉 들어갔다. 



되게 잘 꾸민 힙한 길거리다. 

사진 찍는 사람들 참 많았다. 

되게 여유로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 

날이 맑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흐리고 안개낀 이 느낌도 꽤 좋았다. 

조금 걷다가, 나는 혼자 여행하는 찐따다 보니 사람 많은 곳은 좀 그렇고,, 



이 카페에 앉았다. 

옆에 러시아 할아버지 같던데 혼자서 셀카를 자꾸 찍으시는 거. 

되게 어색하게 막 각 잡아가면서 찍길래 귀여워가지고 

사진 내가 찍어주겠다고 했더니 포즈도 잡고 그러셨다. 

나 찍어준다길래 오케 하고 찍었지. 그건 안 올림. 




난 연유커피. 잔 아래에 작은 캔들이 있어서 계속 따뜻했다. 

아참, 하노이는 나름 북쪽이라서 4계절이 있다. 

물론 한국처럼 춥지는 않지만 1월 밤에는 15도까지도 내려갔다. 

난 1월에도 영상 33도, 체감 40도까지 올라가는 호치민시에서 쭉 올라왔기 때문에 

15도만 돼도 으슬으슬 꽤 추웠다. 

하노이 현지인들은 근데 패딩 입고 다님 ㅋㅋ 너무 생색내는 거 아니냐 

 

암튼 저 앞에 개 한 마리 계속 뛰어댕기더라고. 

 

여기 기찻길에 기차가 다닌다고 했다. 

시간표가 바로 옆에 붙어있다. 

근데 저 러시아 할아버지랑 얘기하는데 자기는 기차 지나가는 거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띠용? 기차 오려면 한 2~3시간 남았는데?

얘기하니까 뭐라고? 시간표가 어딨는데? 이러길래 가리켰더니 깜놀. 

조금 있다가 일어서서 가버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랑 눈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혼자 시간 보냈음. 

차도 한 잔 더 마셨고.

 

그러고 적당히 일어나서 그랩을 타고 철교를 갔다. 

딱히 갈 곳이 없기도 하고 그래서. 

 




이거다. 다 쓰러져가는 철교. 

이게 구글맵으로 보니까 유명했다. 미친. 

서양애들이 사진 기가 막히게 찍어서 올린 거에 낚였다. 

진짜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바닥에서 소리 나고 다 녹슨 철교. 

 

이거 타고 건너가서 백화점 건물에서 용변 보고 나와서 살살 걸었다. 

걷다 보니 나온 절.



검은색과 노란색의 조합이 꽤 괜찮았다. 중간중간 하얀색도 잘 어울렸고, 문의 짙은 갈색도 예쁘고.

안에 사람은 거의 없고, 한 명이 바닥만 쓸고 있었다. 

말 걸어볼까 했는데 뭔가 쫄렸다. 




향이 존나게 커요 여기는. 

개수도 참 많고.

 

다른 쪽에 가니까 향을 피우던데 무슨 한뭉터기, 잔치국수 국수 면 그거 

포장 뜯은 거 그거 그대로 쥐고 불 붙여서 화르륵, 그렇게 불을 피우더라. 

불 나는 줄 알았다.

 

옆에는 작은 정원을 꾸며놨다.



아기자기한 마을이 귀여웠다. 

나도 나이 들면 돌 같은 거 사고 이끼 좀 키워서 저렇게 꾸미고 싶었다. 

나무도 조그마한 거 사놓고.

 

그러고 다시 좀 걷는데 요상한 할아버지 발견.







여기 앉아서 흔들흔들 앞뒤로 그네처럼 타면서

무슨 소리 내면서 노래 부르고 팔을 흔든다. 

바로 옆에서 이렇게 촬영하는데 눈길도 안 줌. 

사실 찍어도 되겠냐 물어보려는데 전혀 신경도 안 씀. 

베트남 여행하면서 가장 이상한 할아버지였음. 

미친 사람도 아닌 것 같고, 옷도 멀쩡한데 왜 저러고 있었을까?

언어를 못하니까 이게 좀 답답했다.

 

그러고 다시 그랩을 타고 철교를 건넜다.



건너왔던 철교와 건너갔던 철교, 이 두 가지가 뭐 나름 유명한? 그런 다리던데 

이건 좀 안전해 보였다. 튼튼하고.

여전히 왜 유명한지는 이해 불가능. 

사진 보면 예쁘긴 하던데 그거 백화점 위에서 찍은 것 같고. 


 

다리 건너면서 하노이 올드쿼터 쪽 보였다. 

안개가 잔뜩 껴서 철교 건너가는 길에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게 재밌었다. 

물에서는 똥냄새 났음. 

 

그렇게 내렸다. 목적지에서.



뭔가 가본 사람이라면 이 장면만 보고도 어딘지 알 수 있을 듯. 

 

나름 고풍스러운? 세련된? 올드한? 뭔가 분위기 있는? 그런 건물이 잔뜩. 

KFC가 좀 깨나. 맥도날드도 있던데. 

 

바로 

 

호안끼엠 호수다.



첫인상: 물 왜 초록색이야?



호안끼엠 호수, 하노이 하면 여기밖에 없는 것 같던데, 올드쿼터랑

진짜 뭐가 없었다. 

되게 시끄럽고, 주변은 그야말로 관광지고, 

안에 섬 하나 있고, 

그거 말고는 초록색 물이랑 나무 좀 심어져 있는데 

이거 그냥 베트남 시골 같은 데 가면 딱 있는 호수인데 

이게 왜 유명한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하노이에 워낙 볼 게 없어서 그런가? 

그냥 모이는 핫플레이스라서? 

이 호수 근처에 가게도 많고 그랬는데, 야시장도 밤에 펼쳐지고, 

그냥 그거 때문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베트남 여행지 검색하면 꼭 나오는 호수고,

하노이 여행지 검색하면 호안끼엠이 꼭 나왔기 때문. 

나름 운치는 있었다.

 

뭔가 한 30년 전에 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좀 고즈넉하고, 오토바이 많이 안 다니던 시절, 자전거 타고 베트남 모자 쓴 사람들 다니는 풍경이었다면, 

그리고 물이 좀 더 맑았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은. 

 

아무튼 하노이 오는 사람들 호안끼엠 호수 꼭 가볼 텐데 

사실 안 가도 무방, 하노이 자체를 안 와도 무방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근데 여행지가 뭐 다 그렇지, 볼 거 별로 없는데 보는 맛인가, 

모르겠다. 

그냥 나오는 대로 말을 썼다. 

 

너무 별 거 없어서 섬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다리를 건너면 절이 하나 나온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게 이렇게 꽃이 조금씩 피어있었다. 

그림 같았다.





늘어진 나무 줄기들과 배. 

운치도 좋았고.



귤인지 뭔지 이런 열매들도 나 있었다. 

서양 할배들 이거 따서 먹더라고. 껍질도 안 까고. 

보고 있으니까 너도 먹어볼래? 하는데, 안 먹지 ㅋㅋ 딱 봐도 개떫은데 

자기들도 조금 씹더니 뱉어버렸다.

한 할배는 가오 부리는지 맛있다고 쩝쩝 계속 먹고.

 





절 내부는 역시나 이렇게 화려. 

비스킷이랑 초콜릿 올리는 게 아무리 봐도 재밌었다.

과일도 바나나 저거 익지도 않은 초록색 올려놓고. 

문양, 장식은 정말 화려했다. 





여기는 젊은 애들은 잘 없고, 노잼이라 후다닥 나가는데 

서양 노인들이 정말 정말 좋아했다. 

사진기도 대포카메라 들고 와서 찰칵 찰칵 엄청 찍어대고. 

그들이 생각하는 동양의 멋인가 봐. 

저 멀리에 아오자이 입은 여자애들 

저 여자애들 사진을 그렇게 찍어대더라. 

근데 걔네도 은근슬쩍 포즈 잡아주고. 

 

나는 이 사진을 나무기둥에 돌기둥이 같이 있어서 찍었다.

왜 이중 기둥을 세웠을까. 

또 지붕의 선이 한국의 선과는 좀 다르다. 





한국인도 많고, 중국인도 많고, 서양 사람들도 많고. 

서양 할배들 여행하는 꼴 보면 되게 여유롭고 웃음이 넘쳐서 보기가 좋다. 

 

절 안쪽을 구경하는데 

갑자기 등장한 고양이.



난 고양이들 걷는 거 보면 

카라의 ‘당당하게 걷긔~’ 이게 항상 떠오르더라.

이렇게 걸어오더니만 

나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조금 만져줬더니 골골거리다 눈을 감아버렸다.



그대로 굳어버린 고양이. 마치 절을 하는듯 여기 귀퉁이에 고이 엎드려서. 

귀엽고 신기해서 만져주고 사진 찍었는데 

옆에 백인 할배가 저 고양이가 부처라고 활짝 웃는다. 

맞다고 얘가 바로 부처라고 맞장구 쳐주고 나왔다.




폰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아쉬운 점이 이런 장면의 색감을 잘 담을 수 없다는 거다.

그렇다고 편집도 잘 못하고 귀찮기도 하고. 

저 귤 같은 것도 막 따먹고 하더라. 

난 당연히 안 먹음. 

 

그러고 나왔다. 





대충 닭 넣은 쌀국수 한 그릇. 옆에는 낑깡인지 뭔지, 

전에 저거 한 번 먹었다가 입맛 다 배려서 절대로 안 먹는 것.

쌀국수는 그냥 그랬다. 나쁘진 않았다. 양도 많고. 

근데 무슨 비닐 뜯은 꼬다리 같은 게 나왔다. 바닥에 버리고 그냥 먹었다. 

하노이 쌀국수가 맛있다 어쩐다 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음.





아니 ㅋㅋ 

이쑤시개 ㅋㅋ 이쑤시개 가격 절감이 가능한 거 처음 알았다 ㅋㅋ 

끝이 뭉툭하다 ㅋㅋ 이것만 그런 줄 알았더니 다 그래 ㅋㅋ 

이걸로 이를 어떻게 쑤시냐고 도대체 ㅋㅋ 사람 치아가 악어 치열이랑 비슷한 거냐고 ㅋㅋ 

 

 

아무튼 쌀국수로 배 채우고 

하노이 올드쿼터 호스텔로 갔다. 

캐리어 챙겨서 호치민 가는 비행기 타러 가야했다.

친절한 직원이 공항 가려면 버스 탈 수 있다고, 40k밖에 안 해서 아주 저렴하다고. 

30분 마다 오니까 지금 얼른 가서 타라고 했다. 

그런데 구글 맵으로 시간표를 보니 못 탈 지경. 이거 놓치면 30분 기다려야 하고,

운행이 1시간 30분 걸린다고 하는데, 비행기 시간에 좀 늦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과감히 결정했다.

그랩 바이크를 타자. 

처음에는 버스 정류장까지 타려고 불렀다가 

기사 만나서 공항까지 갈 수 있겠냐 물어봤다. 

 

노이바이 공항까지 갈 수 있냐. 

(정적...) 

지금?

응.

지금??

응.

오케이, 가자.

진짜로? 진짜??

ㅇㅇ 가자. 

 




미친 짓이었다. 

무거운 캐리어를 끌어안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서 25km 거리를. 

46분 걸린다고 떠있었는데 하도 막히는 도로가 많아서 1시간 걸렸다.



다리를 건너고



시골길을 달려서 공항으로. 

진짜 미친듯이 빨리 달리고 그래서 캐리어 놓칠까, 나 떨어질까 막 좀 그랬다. 

중간에 잠깐 서자고 할까 싶다가도 그냥 갔다. 

 

정말 쌩쌩 달렸다. 춥기도 했고. 

기사도 달리면서 호우! 후우!! 했다. 차가 끼어들고, 오토바이가 급끼어들고. 

손도 맨손이던데 꽤 추웠겠지. 이 거리를 오토바이로.. 

 

요금은 166k가 나왔다. 한 8300원. 택시 타면 340k가 넘는 가격. 버스는 40k. 

근데 돈 아끼자는 생각보다도 오토바이 진짜 원없이 죽도록 타보고 싶었다. 

가는 도로가 저렇게 넓은 고속도로처럼 되어있을 줄은 몰랐다. 

서울에서 인천공항 가는 그 길이랑 비슷했다. 

한 시간.. 

공항 도착해서 내리니까 팔이 엄청 저렸다. 계속 캐리어 붙잡고 있어야 하고. 

허리도 아팠다. 뒤로 자빠질까 무서워서. 

아무튼 할 짓은 못 됨.




내리면서 서로 쳐다봤다. 

뭔가 뿌듯한 느낌? 

팁으로 2만 동 줬다. 꼴랑 1천 원이지만 그래도 팁으로 줄 돈 정도는 되니까. 

진짜 미친짓 했다고 그러니까 얘도 그런 것 같다고. 

기사놈 눈이 풀려있었다. 

같이 셀카도 찍고.

진짜 지쳐보였다.

미안하긴 했는데~ 장거리 타줬으니깐~ 



노이바이 공항.



국내선 타는 길.

아니 국내선이라 그런가 짐 부치고 여권 보고 표 주고 보안검색 마치니까 10분 걸렸다. 

이럴 거면 버스 탔죠.. 

버스도 1시간 30분이 아니라 한 40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오면서 봄)

 

뱀부 항공을 탔는데 꽤 괜찮았다. 신생이고 1년도 안 된. 

비엣젯보다 나은 듯. 자리도 괜찮고 승무원들도 영어 잘하고 친절하고. 

저가 항공사다 보니 물이랑 과자도 사서 탔는데.. 

잠 좀 자는데 옆 사람이 깨우길래 뭐지? 했는데 베트남말로 뭐라뭐라.. 보니까 기내식 받으라고 한다. 

아니 나 안 시켰다고 영어로 하니까 외국인인 거 알고 프리!프리! 한다. 승무원도 잇츠프리! 

비몽사몽간에 먹었다. 뭐 치즈, 고기, 단호박 들어간 빵이랑 요거트랑 콜라랑. 되게 맛있었다.

아무튼 뱀부항공 괜찮은 항공사임. 

 

그렇게 호치민시로 가는데 글쎄…




저 도시 위에 뿌연 거 보임?



한 10시 반쯤이었는데 매연이 어후. 

딱 저기만 저랬다. 

저러니까 낮에 폰 들고 다니면 폰 위에 먼지가 가득 쌓이지. 

 

하노이 있다가 호치민 딱 내리니까 

엄청 후덥지근하고 습하고 매연이 느껴졌다. 

옆에 한국인 아저씨들, 날이 선 전라도 사투리로 수하물 늦게 나온다고, 아무도 화도 안 내냐, 왜 이렇게 늦냐 투덜투덜 짜증가득.

 

뭔가 그리웠다고 해야 하나, 하노이까지 갔다 오니 호치민이 고향 온 기분 들고 그랬다. 

지겨워서 떠난 호치민시였지만 돌아와 보니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택시 기사들이 호객하던데 응, 난 그랩만 타 

그랩 바이크 타고 다시 20분 정도 달려서 숙소로. 

호객행위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숙소로 도착. 고양이만한 쥐가 몇 마리씩 뛰어다니는 곳. 

저 뒤에 아기고양이들 있던데 이 쥐랑 싸우면 고양이가 질 것 같았다. 

 

 

-

 

 

이렇게 다시 호치민으로 돌아간 날. 하노이의 마지막 날. 

하노이는 별로 볼 게 없었다. 사파는 가야 뭐 볼 게 있던 것 같다. 

호안끼엠 호수는 실망이었고, 

올드쿼터는 그냥저냥. 

발전한 구역 가면 되게 휘황찬란 널찍하고. 

 

볼 게 없었다고 하지만 발전하는 베트남의 느낌을 팍팍 받을 수 있었던 곳. 

하노이. 



 

 

작품 등록일 : 2020-06-03

▶ 베트남여행기#5 작은 사막 기행

태국어 같은 괴상한 문자 생각했더니 알파벳 쓰는구나
1박 4.5천이면 이전 편에 어수룩한 아줌마네가 싼건 아닌가 보네
어디에도 갈 곳이 없는 나라에 총 며칠 있었던거?
"이 구역을 제대로 돌아본 건 다음에 다른 글로 쓸 거고" ←이건 어디에?? 내놓으시져.
다리 하나로 잘 서네 닭
흐린 날 풍경 보면서 맑은날에 어떻게 나올지 생각하고 그런거 신기하다 아조시 사진 잘 찍던데 잘 찍는 넘들은 같은 걸 봐도 느끼는게 다른가
한국 야외 좌석 생각했더니 편의점 노점 정도구나
위생 따지면 못 먹을 정도인데 여행 중에 배앓이 한 적은 없는가?
부처랑 관음보살이랑 다른거구나
호국불교 하니까 한국사 배울 때 한국도 역사적으로 불교에서 호국 사상 강조했다고 한거 생각난다
인과율.. 양형.. 덴마.. 꺼이꺼이ㅠㅠ
비오는날 노면 전차 타고 싶다
할배요 커엽누 ㅋㅋㅋㅋ
그러고보니까 그랩 이동중에 찍는데 어케 하나도 안 번지는겨
가오랑 허세는 늙어서도 부리나보네
이쑤시개 존나 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 스파게티면인줄
마지막 그랩 기사 멋지다. 시리즈 등장인물 중 최고로 남자다운 싸나이..는 쿤이랑 고민되네 하지만 이 양반에게는 돌격 스피릿이 있다

아기자기 프랑스풍 양식, 불상 뒤에 LED, 에일라 같은 명품 투성이, 불곰국가 정모 장소, 나라 전체가 정글인줄 알았더니 사막이 있고 꽈자랑 콜라로 된 부처 밥상, 택시기사 유투버, 미국 낫배드 등등 막연하게 가진 이미지랑 엄청 달라서 재밌었어. 며칠 나눠 읽으면서 즐거웠다. 어디 또 놀러가면 여행기 더 연재해줘 그동안 잘 봤어 안녕~
냉동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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