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라의 갈 만한 화담숲

경기도에 아름답기로 유명한 화담숲에  좋게 다녀왔다.

 

 

 



 

 

운이 좋아야 하는 이유는, 2 세계대전때부터 미리 예약을 했어야만  구경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증조부의 선견지명으로 수십년 전에 이미 예약에 성공했다 해도난관은 아직 많다주차장에서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 드는 미개한 개도국 운전자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하고 난장판을 정리해보겠답시고 확상기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20 청년들의 변성기적 분노도 피해 가야 한다

 

 

또한 음식 냄새를 풍기는 식당들이 숲으로의 전진을 방해한다. 떡볶이와 떡갈비로 화려하게 치장한 이 음식점은, 소금 대접을 엉망으로 함으로써 그 천박함을 드러내고 말았다. 

 

 

 






 

 

 다음에 보이는 것은  입구까지 리프트를 타려고 부산까지 늘어져 있는 기다란 대기 행렬인데자칫 리프트를  보겠다고 대기 행렬에 합류했다가는 다음 총선 전까지 숲에 들어가기 힘들어진다

 

사전에 무릎관절 수술을 도맡아줄 류머티스 전문의를 섭외해 놓은 뒤에대기 행렬을 과감히 무시하고  입구까지  사흘간  걸어올라 가야 한다.

 

까다로운 여정에 분노한 야만인들이 혹여  속에서 음주나 끽연을 하다 숲을 망칠까봐입구에서는 입장객에 대한 각종몸수색지능검사그리고 재산 검증을 한다

 

고작  주제에 이렇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욕을 한바가지 준비하고 들어가 보았더니이곳은 새벽종이 울리고 새아침이 밝았다며 씨앗을 뿌려 대충 조성한 숲이 아니었다.

 

 곳곳에서 주인의 집착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바람에관찰한 바를 정리해 보았다.

 

 

 



 

 











 

 

 

 

 

 

 

1. 화담숲의 화담은 엘지그룹 3 회장인 구본무의 아호이다그러니까   전체가 엘지그룹 구씨네 일가족의 뒷산임을 우아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전체를 구본무가 손수 꾸몄다고 한다아니나다를까자수성가를 거치지 않고 편하게 상속을 받아온 사람 특유의 여유와 집착으로  구석구석마다  돈을 쳐바른 흔적이 돋보인다

 

 





 

 

 

숲을  바퀴 크게 도는 모노레일 이용료가 무려  원인데전체적인  그림을   있어서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말을 문자 그대로 체험할  있다.

 

 



 

 

 

 

1-1. 권태감이나 욕구 불능에 허우적거리는 이들을 위해 곤충관이 준비되어 있다. 수중 바퀴벌레의 격렬한 헤엄그리고 암수 메뚜기들의 격렬한 교미를 보고 있으면 누구든 절로 생동감이 차오르게 된다.

 

 

 







 

 

 

2. 곳곳에 심어 놓은 나무와 풀에 대한 설명을 굉장히  해두었다모든 나무마다 팻말이 있어서방문객 하나하나가 숲을 떠나는  순간까지   포기라도  가르치겠다는 집착이 느껴진다심지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순간에도 토속식물  가지에 대해 강제로 배워야 한다

 

 



 

 

 

3.‘산수유 열매 남조선의 학생들이 강제로 배우던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 열매이다

 

 



 

 

 

 역시 잘못된 교육으로 겨울철 붉게 익은 산수유 열매 대한 환상을 가진  살다가, 36년인생 처음으로 직접 맛보고는  곤욕을 치렀다

 

전 국토의 신맛을 관장하는 신과 떫은맛을 관장하는 신이 서로 사랑하여 시험관 아기를 가졌다면,  산수유 열매를 낳았을 것임이 분명하다.

 

 





 

 

 

 

4. 구본무의 아비이자 2 회장인 구자경이 키우던 분재 보유량이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분재에 대해 모르는 자들에게 간략히 설명하자면커다란 나무에서 잔가지를 떼어다가 작은 화분에 가두어 놓고 극단적 단식을 통해 ‘미니어처 나무로 키워내는 것이 분재다

 

식물의 특징을 이용한 예술의 극치라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멀쩡한 나무를 화분에다 가두어 난쟁이로 만들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윤리는 제쳐두고작은 화분에 완벽한 모양으로 구현된 미니 모과나무나 단풍나무를 보고 있으면아무리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조심스레 구경하게 된다

 

화담숲 한켠에 있는 분재원 입구에는 2대 회장인 구자경이 “집에서 키우던 것들이 남길래  가져와서 전시했다”며 쿨하게  놓은 현판이 있다. 

 

 

 





 

 

 

하지만, 내심 이 수많은 분재들의 값어치를 환산하면 대충 68천억원어치정도   같다분재들 주제에 수령이 40-130년이라 분야에 일가견 깨나 있다 하는 노인이라면 누구든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흥분한 나머지 명줄을 앞당기게  것이 분명하다.

 

 

 



 

 



 

 

 

5. 하지만 구씨 일가 그 누구도  출구에 위치한 기념품샵에서는 무엇을 팔아야 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 - “ 물건은 팔지 않는다 써둔 것이 이렇게나 많은 가게는 드물 것이다

 

 



 

 

 

비매품 이외에 나머지 판매 가능한 물품들은 대단히 투박한 상태로 대충 늘어놓아져 있는데본인들도 품질에 대한 양심이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판매 수익금 전부를 적십자에 기부한다고 한다

 

물론거기서도 구본무의 생전 야심작인 - 한국의 야생 풀과 물고기 12천만종에 대해 자세히 기술해 놓은  - 을 구매할  있다.
 

 

 

6.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처럼, 곳간이 풍족한 구씨 일가는 적당한 댓가만 받고는 멋진 단풍을 보며 바삭한 파전에 막걸리를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7. 우리는 식물과 동물이 유난히 잘 따르는 사람을 일컬어 ‘드루이드’ 라고 부른다. 

 

그리고 화담숲 기념품점 담당 직원은 대단히 건방진 드루이드임이 분명하다: 숲에 있던 나뭇가지를 가볍게 꺾어서 화분에 꽂은 뒤에, <어디 한번 이 나뭇가지보다 오래 살 수 있을지 보자> 하는 취지를 담아, ‘자작나무 만원’ 팻말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등록일 : 2022-11-11

▶ 별로라의 갈만한 상해: 중국음식을 빙산의 일각만큼 경험해 보았다. (+음식점 정보)

사진 너무 예뻐♥︎
ge*****   
재밌다
무제   
별로라 뻥은 알아줘야해 ㅋㅋㅋㅋㅋㅋ
작년에 못가서 옹해 가려고 벼르는 중
아침 잠이...   
증조부요?ㅋㅋㅋㅋ
qw   
자작나무 만원 뭐얔ㅋㅋㅋㅋ
복숭아   
화담숲 피켓팅이란 소리 듣고 안가고 말지 하고 있었는데 ㅋㅋㅋㅋㅋㅋ 너무 가보고 싶어짐
홍야홍   
글이 너무 재밌엌ㅋㅋㅋㅋㅋ
둠둠챠챠   
글이 너무 미친듯이 재밌어 ㄷ ㄷ ㄷ ㄷ ㄷ
Asher...   
재미따
mi*****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엄청 낄낄거리면서 읽었다 ㅋㅋㅋㅋ
ilove...   
첫사진이랑 물방개사진 좋다.
be*****   
너무 재밋음ㅋㅋㅋ
몇년전에 갔다왔었는데
이 글 보고 오늘 당장 예약해서
왔다ㅋㅋㅋㅋ
소살**   
나도 예약해야겠다 정보랑 예쁜 사진들 감사감사♡♡
시진핑 사생팬   
분재 보통 솜씨가 아니다..
ㅡ.ㅡ   
나이들수록 나무와 꽃이 좋아져
재벌도 어쩔수 없나봐
hosik   
메뚜기가 고소하겠네. 식당 모임 생각있음 연락주셩~
PLEC   
아 여기 너무 좋은데 올해 너무 바빠서 못가ㅜㅜ 내년 단풍시즌에 가야할 듯 ..
언니 덕분에 잘 봤엉 ❤️ 글 너무 재밌고 좋다! ㅋㅋㅋㅋ
동물유튜브...   
글이 너무 재밌엉
오묘한오묘   
자작나무 만원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분재들 진짜 기묘하고 아름답다
뜨끈한 맥...   
자작나무 좆나 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
상파뉴의 ...   
언니사진이랑글보고 감동받아서 이번주토욜예약햇어
입장권두개남은거 얼릉주움
고맙따
al**   
안자고 모하노 잘봣다 고맙다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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