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여행기#2 쓰레기 같은 도시 다낭


 

베트남은 위아래로 길쭉한 나라다. 

그래서 베트남 지도는 주로 반으로 갈려있다. 

오늘 쓸 곳은 다낭. 

 

보통 베트남 여행간다 하면 하노이, 다낭이다. 

유명한만큼 기대는 안 했다. 

왜냐하면 혼자 여행하는 찐따한테는 보통 유명한 곳은 별로 재미가 없기 때문. 

친구들끼리, 가족끼리 뭉쳐서 놀 때나 재밌는 것. 

 

나는 호이안에 내렸는데 숙소는 그 옆의 캄 탄 이라는 지역에 잡았다.

 



 

 

대략 저기 화살표 아래 끝에 있는 곳이다. 

호이안에서 오토바이로 한 10~15분 정도 걸리는 곳.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다낭 한 번 찍어봐야 하지 않겠냐!! 하면서 다낭행을 결심. 

내 이동 수단은 무조건 그랩 바이크다. 

사실 이 거리를 오토바이로 다니는 사람은 잘 없을 거다. 정말 없겠지.

그랩 바이크 기사도 조금 당황했고, 기름값 조금 달라길래 조금 줬다. 

원래 그랩은 이런 거 주면 안 됨. 신고기능도 있음. 추가금 요청하면. 

 

아무튼 한 삼사십 분 거리다. 

보통 다낭 여행 오는 사람들이 버스나 택시 타고 호이안도 한 번쯤 들르곤 하는데 

나는 거꾸로 했다. 

만족감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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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숙소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다. 

호이안에 가는 오픈버스에서 예약했다. 

호이안 중심가쪽은 좀 비싸기도 하고 숙소도 잘 없기도 하고. 

그래서 캄 탄 지역으로 잡았다. 

근데 깜짝 놀라버렸다.

 




내부는 대략 이런 모습이다. 

방 하나에 화장실만 있는데, 침대가 혼자 자기에 너무너무 크잖어. 

가구도 나름 분위기 있고, 천장도 높고. 

베트남 숙소 지내면서 대체로 천장이 높았다.

그게 정말 좋았다. 

 

이 캄 탄 지역은 완전 벳남 논밭 깡촌지역. 





창문 밖으로는 이런 풍경이 보인다. 

옆집에서 닭이랑 개를 엄청 키우는데 새벽부터 닭 울음소리 들리고, 

그리고 자연이 풍부하다 보니 새가 엄청나게 많았다. 

새소리 엄청 지저귐. 날 맑고 새소리 들리고 바람 슝슝 잘 들어오고 하니까 

이게 무릉도원인가 싶었다. 정말루. 





이 숙소에는 작은 풀장이 하나 있다. 

난 안 들어갔음. 혼자 오기도 했고, 물이 차갑기도 했고. 

게을러서 10시, 11시 이때 일어나는데 아침에 다른 방 지내는 사람들이 수영도 하고 하나 보더라. 

꼬맹이들이랑 가스나들이랑 해서. 본 적은 없다…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새소리 듣느라… 





대략 이런 느낌이다. 

호텔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너희가 보기엔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는 너무너무 만족했다. 

가격도 15000원 정도밖에 안 해서 너무너무 저렴하고. 

공기도 맑고, 탁 트여서 눈이 시원하고. 

발코니도 있고. 




밤에 여기 이렇게 앉아서 맥주도 먹고 담배도 피우고 했다. 

의자랑 테이블 한 세트 안 쓰는 거 보이나? 

혼자 여행하면 이렇게 정리할 의자 하나 줄어들고 좋다. 

 

보면 알겠지만 정말 시골깡촌이다. 




숙소에서 나오면 이런 길거리. 

사실 여기는 나처럼 혼자 여행오는 찐따들은 잘 없었고, 

캄 탄 지역은 대부분 가족단위로 온다. 동양인은 거의 못 봤고, 사실 한 명도 못 본 것 같고

베트남 현지인과 서양인 가족들, 특히 소련권 애들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와서 자전거 타고 크게 한 바퀴씩 돌고 그런다. 

사실 내가 지낸 숙소가 조금 유별나게 방이 많고 개인/2인/가족 여행객을 받고 한 건데

대부분의 이 지역 숙소는 숙소를 통째로 빌리는, 펜션 같은 느낌이다. 

두세 가족이 와서 방을 빌릴 수도 있고 그렇다.

 

다낭 이야기 쓰려다가 숙소 자랑을 좀 하고 싶어서 길어졌다. 

 


이 지역 장점만 썼는데 단점이라면 새벽마다 비가 오는 것 같았다. 

캄 탄에 3박 4일 머물면서 호이안을 주로 갔고, 다낭을 하루 갔다.

처음에 썼듯이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다낭 꼬라지나 한 번 보자 하고.

 






 

위는 화이트로즈라는 가게다. 

여기서 파는 저게 유명한 거라는데 배도 안 차고 맛도 별로… 

 

이걸 먹고  

다낭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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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챘겠지만 처음부터 다낭을 좋아하지 않았다. 

가서 뭐하나 싶은 마음이었다. 

관광지를 찾아봐도 별로 땡기는 것도 없었다. 

그냥 오행산이나 한 번 보자 하고 출발했다.

 



호이안은 야시장과 중심가만 유명한데 거기를 벗어나면 바로 이런 길이 펼쳐진다. 

그러니까 호치민시, 하노이, 다낭 중심 같은 발전된 도시를 제외하면 다 이런 시골이다.





호이안을 벗어나 다낭으로 가는 길. 

죄다 논이다. 



약 30분을 오토바이 타고 가는 기행이었다. 

이렇게 쭉 뻗은 4차선 도로. 거의 고속도로였다. 

엄청 빨리 달리고. 

 

달리다가 옆에 서양인 두 명 오토바이 타고 가길래 따봉 했더니 워후!! 소리를 지른다. 

나도 소리를 질러줬지. 

깔깔거리고 웃는데 기사가 놀랐는지 흠칫 쳐다봤다.

진짜 원없이 빨리 달렸다. 이렇게 빨리 달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낭으로 진입하는 길이다. 

공사판. 

죄다 공사판이다.

이미 이드 게시판에도 다낭 비추가 많았듯이, 

여기 다낭은 중국인 자본 뜯어먹을 궁리만 하는 도시다. 

죄다 리조트 짓고 있고, 여기서 지으면 그 옆에도 짓고 그런 수준이다. 

골프장도 많은 것 같고. 

 

이게 첫인상이니까, 처음부터 아니꼬운 눈으로 다낭으로 출발했고, 들어가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멋진 리조트는 나처럼 혼자 여행하는 찐따랑 맞지 않다. 

 

그렇게 오행산 도착.

 

 



앞에 보이는 저 산이 오행산이다.

오행산을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텐데,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너무 말썽꾸러기라 부처님이 산으로 가둬뒀다고 한다. 

그 산이 오행산이다. 그러니까 몸뚱이 위에 산으로 짓눌러 놓은 것. 

삼장법사가 꺼내서 인도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가 서유기다. 

 

저 오행산은 영어로 마블마운틴이다. 

산이 전체가 대리석으로 되어있어서 그렇다. 

정말 전부 대리석이다. 

그래서 바닥이 아주 미끄럽다. 




여기가 입구인데 딱봐도 산골 관광지 입구 느낌이었다. 

2리터짜리 물을 하나 사서 올라갔다. 



매표소. 

앞에 보이는 두 사람 국적 파악 가능? 난 쌉가능. 

딱 봐도 한국인. 

 

한중일 사람들은 비슷하게 생겼는데 구분이 한 눈에 가능하다. 정확도 90% 이상. 

그냥 저렇게 입으면 한국인들이다. 

‘우리 사진 찍으러 왔어요~’ 하는 티가 팍팍 나면 한국인

‘우리 여행 왔어요~’ 하는 티가 팍팍 나면 일본인

‘우리 왔어요 ㅆㅂ~’ 하는 티가 팍팍 나면 중국인. 

한국인 특징을 더 써보자면 남자는 무조건 힙색 가슴팍에 둘러매고, 투블럭.

베트남 여행하는 한남 특) 똥똥한 엉덩이와 털 듬성듬성 난 징그러운 다리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반바지+하와이안셔츠 or 스트릿브랜드 반팔티

베트남 여행하는 한녀 특) 하늘하늘한 원피스 or 새하얀 옷 or 인스타 여행 인증 사진에 등장하는 룩 

일본인은 존내 커다란 카메라 목에 걸고 다니고. 

아무튼 쓰자면 더 쓸 수도 있지만 여기까지.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엘리베이터도 탈 수 있다. 

동영상으로 찍어서 이 장면만 캡쳐했다. 

올라가는 동안 밖을 볼 수 있다. 

다낭이 한 눈에 보이는 경관. 

조금 기대됐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 층수가 1층, 5층 이렇게 있더라. 

2,3,4층은 테이프로 막아놨다. 

아니 이럴 거면 1층, 2층 해놓으면 되잖아? 

이런 어수룩하고 뭔가 엉성한 것이 벳남의 매력이다. 

 

오행산을 올라가면 절이 맞이해준다. 



 

 

이런 탑도 보이고,


미니연못도 보인다.

이 안에서 두꺼비 소리 계속 남 ㅋㅋ 

사람들 뭐냐 하고 들여다 보다가 돌 틈에 스피커 발견하고 하하 멋쩍게들 웃음. 

되게 웃김. 

뜬금없이 두꺼비 꾸억꾸억 거리는 소리 들려서 ㅋㅋ




베트남 불교는 볼 때마다 화려한 것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한국은 대체 왜 이렇게 ‘고즈넉’한 걸까. 

그놈의 ‘단아’하고 ‘고즈넉’한 ‘여백의 미’니 어쩌고 때문에 아무것도 볼 거리가 없는데. 

지붕 조금 들여다 보면 끝이다. 

베트남 절은 되게 화려한 장식이 많다.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라 종교가 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종교가 널리 퍼져있다.

설명충 간단히 하자면 베트남의 국부이자 영웅, Uncle Ho, 호치민. 

이 호치민이란 사람이 프랑스로부터, 일본으로부터 독립 운동을 하는 와중에 

식민지 사업을 펼치는 열강들이 자본주의적이다 보니까,

그리고 식민국가들의 독립을 지지하는 공산주의를 택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독립운동가들이 공산주의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 

자본주의에 먹혀 나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아무튼 이래서인지 어째서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 생각에 베트남은 정통 공산주의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불교가 널리 퍼져있고. 

 

보통 가게마다, 길거리마다 작게 향을 피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불상도 모셔놓고. 

가게 주인들은 저녁이나 아침이나 향을 피워서 합장을 하고 손을 흔들곤 한다. 

심지어 여종업원들이 양놈한테 붙어서 술 사달라고 조르는 바에서도 향을 피워 기도를 드린다.

 

반면 프랑스 영향으로 가톨릭 성당들도 꽤나 많다. 신도도 많고. 

다낭에서도 성당 하나가 유명하고, 호치민시에서도 유명하고. 핑크성당. 

근데 핑크성당, 정말 핑크핑크해서 예쁘긴 한데 별 볼 건 없다. 

나중에 다른 글에서 핑크성당도 보여줄게. 




멋진 관음보살님도 계셨다. 

너네 저 손모양도 각각 의미가 있다는 거 아니?

난 누가 물어보면 저거 악귀 딱밤 때리려고 저러고 있다고 하는데 

불교세계관의 표현이다. 

 

이 관음보살님 귀가 너무 아래에 달려있는 건 모른 척 넘어갔다.



엘리베이터 내리자마자 보이는 사원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산길 중간중간 동굴이 많다. 

그 작은 동굴들에 들어가면 저런 조각들이 많다. 

이거 신선들 장기 두는 건데 제법 잘 만들어놔서 찍었다. 

저 머리에 손 댄 거나, 나 이겼으니까 간다? 하는 듯한 손동작이나 참 재미가 있었다. 하하. 

근데 장기알로 알까기 두는 것 같았다. 




이렇게 부처님도 계셨고.

동굴 안에 작은 사원. 




우리나라랑 다르게 베트남은 향을 엄청나게 많이 피워놓는다. 

그냥 처음 피울 때부터 한 뭉터기 손에 쥐고 화르륵 불 붙인다. 

향 만드는 곳도 지나가다 발견해서 구경하고 그랬는데 정말 많이 만들고, 많이 팔린다. 일반인도 향을 자주 피우니까.

로컬 길거리 다니다 보면 길바닥에 늘어놓고 말리고 있기도 한다.







 

사천왕 포지션 아니려나. 두 명밖에 없었지만. 

수염 긴 걸 보면 관우 같다. 그럼 위에는 장비일까?

그런 구체적인 건 알고 싶지 않았다.






베트남 절에 처음 가서 깜짝 놀랐던 점. 

보면 알겠지만 부처님 뒤에 후광을 아주 화려하게 장식한다. 

저게 사진이라서 저런데 뒤에 불빛이 삐융삐융 하다. 

어떤 데는 LED나 네온사인으로 장식도 해놓는다. 

 

베트남은 남방불교로 되게 다양한 종교가 통합된 형태, 우리나라랑 비슷. 

우리나라도 절에 가면 산신각 있어서 산신도 모시고 하듯이, 

베트남도 전통신앙이 합쳐졌고, 유교랑 도교랑도 합쳐지고. 

여기에 프랑스의 종교 탄압도 있었고 여러 영향도 받고, 종파도 많이 갈리고 하다 보니 

이렇게저렇게 다양하게, 화려해진 게 아닌가 싶다. 

뇌피셜이다. 

 

아무튼 아주 화려함. 



산길을 걷다가 바라본 다낭.





그 날아다니는 날다람쥐 슈트 입고 여기 지나가는 상상했다. 

 

여기 옆에 절벽이 있고,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 있다. 

백인 할머니가 백인 아가씨 몇 명 사진을 찍어주는데 쎾쓰~!!! 한다. 

왜 안 따라하냐고, 아가씨들이 소심하게 따라하니까 

왜 섹스라고 말을 못해! 쎾쓰!!!! 한다.

아가씨들이 섹스~!!!! 외친다. 그래야 사진이 잘 나온다고 그런다.

병신 같은데 웃기긴 했다.






우리나라는 불상의 얼굴들이 대체로 비슷해보이는 데 반해 얼굴이 아주 다양하다.

서양미술에서 성화를 그려도 실제 사람을 모델로 두고 그리다 보니까 

예수 얼굴도, 마리아 얼굴도 가슴크기도 다 다르고 한데 벳남 불교미술도 그런 느낌이다. 



참고로 여기도 한국인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간혹 일본인도 있다. 

다낭이 확실히 아시아인한테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여기 원숭이도 있었다. 

어떤 서양여자가 겁도 없이 먹을 거 주려는데 사람이 워낙 몰려서 원숭이 잔뜩 빨개져서 돌아가는 장면 캡쳐.

원숭이 함부로 먹을 거 주는 거 아니다. 

이유1. 원숭이가 할퀴면 병걸림.

이유2. 봉지나 주머니에서 꺼내서 주면, 원숭이가 거기서 나온다는 걸 알아서 그걸 노림. 공격함.

이유3. 다른 원숭이가 보고 있다가 그 사람을 공격함. 

이유4. 스마트폰, 모자, 선글라스를 빼앗아 간 뒤 먹을 거 줘야 돌려줌.

 

호치민시에서 원숭이섬도 갔는데 그때 알았다. 

원숭이는 사실 씹숭이라는 것을.




그리고 대리석 계단을 밟으며 걸어가는데 갑자기 오르막길이 나왔다.

급경사의 오르막길. 

아 여기 뭐 있다! 하는 느낌 팍팍. 

 

 

 

 

 

 

 






오행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여기였다. 

 

와우. 정말 시원한 장소. 

바람도 불고, 경치도 시원하고. 






이거 나 나온 사진인데 부끄러워서 잡티제거로 없애버림. 

2리터 물 들고 찍은 사진이다. 

서양인 무리 있길래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서양 애들은 물건 안 훔치고, 유쾌하게 사진 찍어주고 해서 자주 부탁하는 편인데 

열에 여덟은 사진을 정말 못 찍는다.

신경 써서 찍고, 확인 해보라 하고 다시 찍어줄까? 하고 꼭 물어봐주기는 하는데 

참 처참함.

이 사진도 수평은 커녕 뭘 찍은 건지 모르겠음.

여러 장 찍어줬는데 그나마 이게 제일 나았다.



근데 내가 찍었다고 해서 그닥 나아보이지는 않는다.

 

  

 






 

 내려와서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화장실이 엉망이었다. 

신발 벗고 들어가라고 그런다. 

안은 완전히 물이 흥건했다. 물청소를 막 한 것 같았다. 

양말도 벗고 맨발로 들어가서 오줌을 쌌다. 

남자화장실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대부분 소변기에 바짝 붙어서 오줌을 안 싸기 때문에 소변기 앞 바닥에 오줌방울이 뚝뚝 떨어져있다. 

아주 지저분하다. 

거기에 맨발로 들어가는데, 바닥에 물이 잔뜩 있다면, 그 오줌은 어디로 가겠는가.

 

참고로 나는 절대 슬리퍼를 신지 않고, 특히 비오는 날은 바닥에 물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신지 않는 사람이다.

(https://m.idpaper.co.kr/book/view.html?workSeq=1562 만화 참고)

그래서 아주 찝찝했다. 나와서 물티슈로 박박 닦았다. 

 

닦고 앉아서 말리는데 한국인 아줌마 아저씨가 옆에 앉았다. 

말을 붙였다. 

깜짝 놀란다. 난 여기서 베트남 사람처럼 생겼다는 말을 수도없이 들었다. 

영어 쓰면 베트남 사람들 깜짝 놀라면서 베트남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한다.

아무튼 다낭에서 갈만한 곳이 어디가 있나 물어봤다. 

스테이크가 맛있었고, 해산물이 맛있었고, 죄다 먹는 이야기만. 아들이 완전히 가이드 한다고 그런다. 

별 영양가 없는 정보만. 

나는 호치민시에서 하노이까지 버스 타고 여행 중이라니까 멋지다고 그런다. 

특히 아줌마가. 아줌마가 이렇게 젊은 남자애한테 멋지다고 그러면 아저씨들은 보통 질투가 나서 심술을 부리는 편이다. 

뭐 그런 거 하면 되지 뭐 툴툴. 아줌마는 자기도 버스 타고 그렇게 여행해보고 싶다고. 

사실 알고 있었다. 이 아줌마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을. 그냥 멋있다고 한다는 것을… 

혼자 여행다니는 찐따는 왜 찐따냐면 비비 꼬여서 그렇다. 

빈 말도 참 잘하시네요 생각하고 여행 재밌게 하라 하고 나왔다. 

 

 

 

그리고 다낭을 좀 본격적으로 보고 싶었다. 

오행산 앞에 택시기사가 잔뜩 있는데 얼토당토 않은 금액들을 부른다. 

흥정하기 너무 싫어서 그랩을 부르고 폰을 보여줬다. 

 

 






가는 길의 도로. 정말 도시 전체가 공사판이다. 



그리고 도착한 해변.

다낭 해변. 

 

근데 대—실망.




이렇게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



해변을 걷는 사람들, 멀리 보이는 불상. 

저기서 케이블카 타나? 별로 타고 싶지 않았다.

해변에 아주 실망했기 때문. 

 

 

대충 길가 카페에 앉아서 신또 한 잔 마셨다. 

 

신또 최고. 

 

 



근데 나오기 전에 물 좀 마셔줬다. 
 



 



















정말 뭐가 아무것도 없는 해변이었다. 남루하다.

정말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너무 실망했다.

그냥 바닷간데? 이게 왜 유명하지? 

정말 호텔 싸서 그 싼 맛에 지내려고 오는 건가? 

막 2주, 3주, 한 달 이렇게 오는 거 아니면 비행기값에 뭐 해가지고 제주도 호텔이나 그런 곳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팍팍 들었다. 

해변가는 그냥 짓다만 해운대 같고 말이다.

근처에는 스파나 초대형 음식점 건물이나 그런 것 말고는 없다. 

 

모르겠다. 막상 잘 다녀온 사람들은 정말 재밌게 다녀왔다고들 하니까. 

이래서 내가 혼자 여행하는 찐따인 것이다.

 

 

그리고 다낭 시내를 좀 돌아다녔다. 

작은 호치민시였다. 

참 앞으로는 사이공이라고 적겠다.

벳남 현지인들은 호치민시티라고는 거의 안 부르고 사이공이라고 부른다. 

나도 이에 물들어버려서 사이공이라고 부르는 것이 익숙해졌다.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나는 여행 가면 이런 완전 로컬 느낌의 길을 잘 걸어다닌다. 

근데 베트남은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어느 도시를 가도 비슷했다.

 




길가의 바. 

맥주나 좀 마시고 싶었지만 난 먼 길을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포기. 

산책이나 좀 즐겼다.



그래, 그래도 이런 거 보러 다낭 오는 거겠다.

하지만 물에서는 똥냄새가 가득 났다. 

수질이 너무너무 안 좋다. 




물 색이 과장이 아니다. 밤이라서 이렇게 나온 게 아니다.

 

 

그리고 로컬 동네를 걸어다녔다. 

베트남 집들은 대체로 저런 2층집이고 그렇다.

안에 가족이 꽤 많이 산다. 

 

특이한 점은 대문부터 입구까지 뻥 뚫려있다. 

대문을 지나면 집 현관에 문이 없다. (이 사진에는 잘 안 드러났다.)

워낙 덥다 보니 바람이 잘 통하게끔 한 것이겠지만 

바깥에서도 온통 들여다 보인다.

 

사실 이런 생각도 한다.

덜 개발된 나라, 개발중인 나라들은 대체로 사생활, 개인적인 공간에 덜 예민하지 않나. 

사이공, 하노이 같은 대도시를 가면 아파트 단지도 많고 그렇다. 

그런 곳은 철저히 분리가 된 사회다. 경비도 있고, 아무나 못 들어가게 하고.

빈부격차가 참 심한 나라.

 

 

아무튼 사이공의 약간 변두리, 중심가가 아닌 지역이 잔뜩 펼쳐있다. 

다낭 야시장은 안 갔다. 

베트남 다니면서 시장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싸구려 기념품, 티샤쓰, 짝퉁 시계 뭐 이런 거 판다.

그러고 정말 안 먹고 싶은 길거리 음식, 꼬치구이 이런 거. 

 

 

 

걷다가 로컬 식당에 들어갔다. 

로컬 식당은 대부분 이렇게 생겼다. 실내가 있는 경우라면. 

 

식당은 3단계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1. 에어컨 빵빵한 고급 식당

2. 그냥 실내가 있는 식당

3. 길거리 쪼그려 앉아 먹는 식당

여기는 2번이다. 

 

 

얼마 안 하는 덮밥.

이래 보여도 꽤 맛있다. 

이게 신기한 점이다.

베트남 음식 정말 허접해 보이는데 대충 덮밥이나 볶음밥 먹어도 참 맛있다. 

고기도 오래된 고기 같은데 꽤 씹는 맛도 있고 맛이 좋다. 


 

 

다시 오토바이 타고 호이안으로 돌아가는 길. 

밤에 이렇게 빨리 달리고 하니까 정말 시원하고 좋았다.

오는 길에 주유소를 들러 기름을 넣는데 내가 그냥 내줬다. 30k. 

얘는 왜 내주냐면서 안 내줘도 된다는데 내가 그냥 내준다고 했다. 

 

 

 

호이안 중심가, 나만의 랜드마크라고 생각하는 노란 건물이다.

사실 다낭보다 호이안이 훠~얼~씬 이쁘고 볼 것도 있고 돌아다니기도 좋다. 

호이안 글은 다음에… 

 

 

옆에서 반미를 하나 사먹었다. 




그냥 길거리에 이렇게 띡 있다.

 

 

여기는 좀 비싼 편인데 관광지 중심부라서 그렇다. 

한화 2000원. 

정말 비싸다. 싸게 먹으면 750원에도 먹을 수 있고, 보통 1000원이면 먹는다.

내용물도 2000원치고 좀 부실한 편이다. 고기가 좀 있는 건 좋지만 야채가 좀 부족.

맛은 있었다.

반미 쌀바게뜨 자체가 그것만 먹어도 되게 맛있다.

 

대충 후딱 먹어치우고 다시 캄 탄으로.




 

 

아무튼 다낭을 갔다왔다.

오행산과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아무리 봐도 나한테는 호이안이 딱 좋았다. 

훨씬 예쁘고, 예쁜 길거리도 있고. 

호이안 자체가 경주처럼 문화유산? 같은 걸로 지정되어 있다고. 

다낭은 전부 공사판인 데다가 단체여행, 가족여행 온 사람들이 단체로 스파/마사지 받거나 해산물 즐기는 곳. 또는 리조트. 

작품 등록일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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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잘 안 읽는데 글 재밌당
카레   
마저 다낭은 개쓰레기같았음 해변 조또 시벌 ㅋㅋㅋㅋ
Silve...   
나왔어요ㅆㅂㅋㅋㄱㅂㅋㅋ
사진찍어주는 할매ㅋㅋㅋ
재밌게 봤당
be********   
와 1.5만에 저런데 있으면 가고 싶다 주변부 사진 보니까 진짜 개시골 깡촌인데 저런 숙소가 있다니 신기하네
날씨 새벽마다 비오는거도 맘에 들어
그랩바이크 뭐 마차같은거를 바이크에 연결해서 타는줄 알았더니 기사 뒤에 바짝 붙어서 타는거였구나
짱깨 우리왔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핑크성당 궁금해 영롱하고 예쁠거같아
악귀딱밤 뜻 진짜임?
할매 힙하네
씹숭이 ㅋㅋㅋㅋ 신또는 무슨 맛이야?
해변 사진으로봐서는 다 예쁜데 짓다만 해운대라니 공사판 느낌이면 좀 그렇군..
베트남은 오토바이 정말 많이 타나봐
냉동생지   
잘봤어~!
hy******   
호텔은 운이 좋았네. 시내 중심으로 가면 존나 개좆같은 호텔도 일박에 30만원 하는데 존나 냄새 나고 바퀴벌레 나올 거처럼 생김. 그리고 벽도 씨발 갈라져 있음. 베트남은 세계최악의 좆같은 경험을 강남 프라이스로 하기도 하고 저렇게 가성비 최상의 경험을 하기도 함. 그래서 베트남은 돈 있는 사람은 절대로 가선 안 되는 곳임. 돈을 많이 쓸수록 개좆같은 경험을 하게 될 확률이 높으니까.

다낭은 리조트 때문에 가는 곳이지 리조트에서 놀거 아니면 호이안에 숙소 잡아서 이틀 정도 돌아다닌게 훨씬 좋음. 지금껏 돌아다닌 도시 중 제일 음식이 일괄적으로 흘륭했던 곳이 호이안이었음. 커피만 빼고.
돌연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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