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A랑 어때? "
" 끈질겨 "
호리병 여자애랑 동아리 부실에서 단 둘이 시험공부를 했다.
누가 누굴 가르쳐줄 처지도 아니면서 맨날 둘이서만 공부한다. 그러다 결국 잡담에 빠진다.
" 그 정도로 꾸준히 들이대면 걔가 좋아지지 않앙? "
" 응. 난 별로 "
남자가 여자를 끈질기게 대쉬한다. 그러면 여자들은 생각한다. 이 남자처럼 나를 사랑해줄 남자 없다고.
호리병 여자애의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 너라면 걔랑 키스하겠냐? "
그녀는 의아해한다. 키스 못 할게 뭐냐고.
옴마야, 내 억장이 무너진다.
그런 못생긴놈이랑 키스해줄 바에 나랑 하지,
말하고 싶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호리병여자애는 왕 가슴을 무거운지 책상위에 툭 걸쳤다.
나는 가만히 가슴을 바라봤다.
" 그럼 J 오빠랑은 어디까지 갔어? "
" 아아, 걔랑은 가끔 만나서 키스정도 "
" 키스하면서.. 가슴도 막 만져..? "
" 가슴도 만지고 가끔 보지에 손가락 넣을려고도 해 "
그녀는 얼굴이 빨게졌다.
나는 용기내서 말했다.
" 가슴 만져볼래? "
" 뭐어엉? 이 변녀!! 싫거덩! "
실패했다.
내꺼를 먼저 만지게 한 다음에 그녀의 왕가슴을 움켜쥐려고 했는데.. 아쉬웠다.
부실에 그녀와 나만으로 후끈한 열기가 가득했다.
J는 2살 연상의 조인성을 닮았고, 전문대를 다녔다.
고삼이 여고 축제오는 정신이면 거의 공부와 담을 쌓은 편임을 짐작 못한 건 아니다. 내심 학벌까지 완벽했으면 완벽한 트로피 남친이 될 수 있었는데
얼굴이 완벽하니까 첫사랑 정도가 딱이다.
나는 J의 얼굴에 푹 빠져 있었다.
J에게 나는 추종자 중 한명일 뿐.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건 상관없었다.
그냥 잘생긴 놈이랑 키스하고 싶어서 먼저 분위기 봐서 들이댔다. 우리는 만나기만 하면 으슥한 곳에서 키스만 했다.
맨날 키스만 하니까 지겨워서 J에서 영화를 보여달라고 했다.
알겠다던 J는 4번이나 당일에 약속을 미뤘다.
결국 영화는 보지도 못했고,
J가 군대가기 전날 보자고 연락이 왔다.
그 날이 우리의 마지막 키스였다.
오랜만에 하니까 짜릿했다.
나는 그 후로 J의 연락을 씹었다.
" 왜.. J오빠 연락.. 씹어? "
" 너한테.. 연락 와? "
" 으응... "
호리병 여자애는 주저하며 말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 물어봤다.
" J랑 만났어? "
그녀는 대답없이 순식간에 눈물이 쏟아질 거 같은 얼굴로 나를 봤다.
" J랑 키스 했어? "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나는 화가 나 싸대기를 날렸다.
호리병 여자애는 왕가슴을 흔들며 고개를 떨구었다.
" 씨발, 그새끼가 왜 자꾸 연락하는 줄 알아?
내가 섹스를 안 해줬거든! 니 맘대로 해. "
평생 이렇게 머리가 터질거 같이 화가 난 적은 처음이다.
그 후로 한동안 그녀와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바보 머저리 같은 여자같으니,
왜 항상 이런식이야.
남자 없으면 못 살겠냐고.
호리병여자애랑도 말을 안하니까 반에서 아웃사이더 겸 은따가 되었다. 나는 매일 엎드려서 MP3로 엠씨더맥스의 노래 따위를 들었다.
J는 그녀의 가슴을 쪽쪽 빨았을지도.
어쩌면 우리 셋이서 잘 지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자주했다.